노출의 계절이 왔다, 비키니 탐구서

노출의 계절이 왔다

비키니 탐구서

노출, 그 역사

by 이정미

 인간은 옷을 입음으로써 사회적인 존재가 된다. 패션이 하나의 문화적인 양식인 만큼, 의복에는 시대적, 개인적으로 많은 것이 내포되어 있다. 옷을 선택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물론 자기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고르는 경우도 많지만 일반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타인의 눈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과감해질 수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바다나 풀장이 되겠다. 강남 한복판에서 비키니를 입으면 바로 SNS에 대대적으로 게시될 뿐만 아니라 은팔찌를 차게 될 수도 있지만 해운대에서 비키니를 입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특히 풀빌라나 호캉스 등의 유행과 맞물리며 어떤 이들은 더 과감한 디자인의 ‘비키니’도 마다하지 않게 되었다. 

 비키니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전에 신체를 노출하는 여성 패션에 대해서 먼저 언급하고 싶다. 아마 한국 패션사에서 기념비적인 것들 중 하나는 남성의 경우는 ‘장발’ 여성의 경우는 ‘미니스커트’일 것이다. 미니스커트는 1960년대 후반 가수 윤복희가 유행시킨 디자인이다. 무릎 위 30cm 위로도 올라간 마이크로 스커트가 등장하면서(지금으로서는 대수롭지 않다.) 정부는 여성들의 치마 길이를 단속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990년대에는 이미 크롭탑이 유행하기 시작했으며 곧 이어 2000년대에는 일명 ‘하의실종’ 패션이 등장하였다. 물론 이러한 스타일에 대해서 보수적인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제는 속옷을 활용한 란제리 패션까지 나타난 것을 보았을 때 노출에 대한 시선은 꽤 관대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최근의 헬스 열풍 때문인지는 몰라도 남성들 또한 자신의 몸을 드러내는 패션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확실히 몸을 드러낸다는 것은 모종의 자기PR인 것처럼 보인다. 


비키니의 등장

 사실 서양의 기독교 국가의 경우도 여성의 노출에 그렇게 자유스럽지는 않았다. (19세기에 들어서야 여자들도 수영을 하는 것이 허용되었다.) 초기 여성 수영복의 형태는 일상복과 비슷했다. 이들은 목에 깃이 달려 있었고, 칠부 소매의 상의에 무릎을 덮는 스커트와 검은 스타킹을 입는 형태였다. 이후 20세기에 들어서자 짧은 원피스 형태의 수영복이 등장하였고, 이윽고 소재도 발전하며 더욱 짧아진 투피스 형태의 수영복이 등장하였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비키니는 1946년 7월 프랑스의 디자이너에 의해 등장했다. (만세!) 그의 비키니는 여성의 배꼽을 드러낸 최초의 의복이라고 할 수 있다. 비키니가 비키니 섬의 이름을 땄다는 이야기는 너무 유명하기에 차치하도록 하겠다. 아무튼 그 실험만큼이나 사람들에게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당시의 디자인을 찾아보면 오늘날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이다. 당시 비키니를 피팅한 무용수는 손에 성냥갑을 듣고 포즈를 취했다. 그녀가 입은 옷이 그 안에 다 들어간다는 의미였다. 


내 여자친구를 위한(?) 비키니 탐구

 언뜻 보기에는 다 같아 보이는 손바닥만 한 옷이지만 사실 비키니에는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잘 살펴보고 여자친구에게 딱 맞는 디자인을 선물하면 센스 넘치는 남자친구로 등극할 수 있을 것이다. 

1. 스트링 비키니 

 가장 기본적인 스타일이다. 이음 부분이 스트링, 정말 말 그대로 끈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 은근히 노출이 극대화되는 디자인이기도 하다. 그만큼 섹시함이 강조된다. 몸의 라인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디자인이기 때문에 정말 몸매에 자신이 있는 분들이 주로 입기도 한다. 허벅지와 바스트가 큰 타입에게 추천. 서양 모델들이 입고 있는 사진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2. 튜브탑 비키니 

 상의에 끈이 제거된 스타일이다. 안정감이 없는 디자인 때문인지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스타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튜브탑은 오히려 미드가 약한(?) 분들이 더 어울리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마음이 큰 분들에게는 추천하기 어려운 타입이도 하다. 청바지 등과 같이 입었을 경우 그 매력이 더 극대화된다. 

3. 모노키니 

 원래의 모노키니는 탑 없이 브리프 만으로 구성된 디자인을 뜻한다. 아주 얇은 멜빵이 가슴을 가로지르고 있어서 그 디자인을 보면 과히 놀랄 만하다. 허나 최근에는 일반 원피스 수영복 디자인에서 곳곳이 커팅 되어 있는 모습으로 통용된다. 우아하면서 섹시한 느낌이 든다. 주로 허리라인을 강조하는 디자인으로 많이 출시된다. 은근히 노출이 없는 느낌이라서 여성들 사이에서의 선호도가 높다. 

4. 홀터넥 비키니

 글을 읽는 독자분들 중 홀터넥 좋아하시는 분들 좀 있을 것이다. 어깨와 가슴 라인을 강조하면서 아찔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어깨가 예쁜 분들이 입으면 정말 끝장난다. 홀터넥 비키니는 끈을 목 뒤로 묶어 고정하는 스타일의 비키니로 처지거나 큰 가슴을 보완하는데 안성맞춤이다. 이런 디자인은 혼자서 예쁘게 입기 힘든 경우가 많아 여자친구가 옷을 입을 때 도와줌으로써 당신을 자상한(?) 남친으로 만들어 줄 수도 있다.

5. 탱키니 

 탑이 민소매 티셔츠 같은 느낌으로 노출을 최소화하는 디자인이다. 남성분들에게는 별로 달갑지 않은 디자인일 수 있으나 군살이 많거나 유교걸이신 분들에게는 부담이 없을 디자인이다. 어떤 체형이든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다 어울리나 상체에 살이 많거나 러브핸들이 있는 분들에게 특히 더 좋을 디자인이다. 

6. 마이크로 비키니 

 최근 국내 SNS셀럽들 사이에서 핫한 디자인이다. 이름처럼 아주 최소한의 부분만을 가린 디자인으로 정말 야하다. 전체 왁싱은 필수이다. 태닝을 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 야외에서 입기보다는 호텔이나 풀빌라 데이트에서 입기 적당하다. 

7. 하이웨스트 비키니 

 비키니 하의가 골반 위로 올라가 역시 러브핸들에 고민이 많은 여성이 주로 찾는 디자인이다. 물론 남자들에게는 별로 선호도가 높지 않은 디자인일 수 있다. 다리가 길어 보이고 커버 되는 곳이 많아 전반적으로 인기 있는 디자인이지만, 골반이 빈약할 경우 잘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8. 프릴 비키니 

 비키니 상하의에 프릴이 달려 있어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으나, 여자들 사이에서는 가슴이 빈약한 이들이 입는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대놓고 프릴 디자인의 비키니를 선물한다면 가슴이 작다는 것을 돌려 말하는 셈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빈약한 체형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마른 여성들에게는 안성맞춤인 디자인. 

9. 슬링 비키니 

 자칫 잘못 검색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는 디자인이다. 모노키니와 비슷한 형태이지만 노출도는 마이크로 비키니와 맞먹는다. 이 또한 호텔 데이트에서나 입을 법한 디자인이다. 유두와 성기를 간신히 가리는 Y자 형태로 마치 방어력이 높은 게임 캐릭터의 의상과도 같다. 차라리 이벤트 의상이라고 보는 편이 적합할 정도이다. 잘못 선물하면 뺨 맞을 수 있다. 

 비키니가 올해로 75주년을 맞이하였다. 어떤 디자인이든 ‘비키니’는 왠지 설레는 단어이다. 사실 비키니를 처음 출시한 이도 비키니가 장수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아무튼 앞으로도 다양한 디자인의 그것이 쭉 유행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