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에서 말해주지 않는 것들—현실과 판타지 사이

AV에서 말해주지 않는 것들

현실판타지 사이


 AV는 엔터테인먼트이고, 그곳에 등장하는 배우는 연기를 하고 있다. 

 단 두 가지 사항만 전제로 하면 AV를 현실로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두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얼리티를 열망하는 우리들은 자꾸 연출과 실제를 혼동하고, 하면 안 되는 실수 아닌 오류를 범한다. 

 심지어는 AV 배우들 조차 절대로 따라 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데 왜 받아들이지 못하는가? 

 여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AV 속 판타지는 섹시하지도 로맨틱하지도 않는 경우가 종종(한 99.8% 정도?) 있다. 


세다고 좋은 게 아니야 

 섹스는 종종 스포츠에 비유 되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스포츠가 아니다. 

 상대방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모든 힘을 다 사용할 필요가 없다. 

 물론 힘이 필요한 순간도 있지만, 이는 ‘완력’과는 다르다. 

 한 번은 상대방이 온 힘을 다해 골반을 주무르는 것을 보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당황했던 적이 있다. 

 물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삽질이라는 뜻이다. 

 그 어떤 부위도 단지 세게 만짐으로써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없다. 

 물론 취향의 차이라고 이야기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당신의 파트너가 ‘세게’ 다루어지는 것을 좋아한다면 그것은 단지 ‘거친’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모든 전희의 기본은 부드러움이다. 

 당신들 또한 당신의 물건을 살살 다루어주는 것을 원하지 않는가? 

 왜 여성이라고 해서 ‘세게’하는 것에서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AV 배우들은 AV에서 취해지는 모션들이 과장된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바스트 포인트를 애무할 때 손끝에는 힘을 빼고 손과 팔에만 과장된 모션을 취하는 식이다. 하나 더, 깨물지 말아라. 

 키스를 하다가 장난스럽게 입술을 무는 정도는 경우에 따라서 섹시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부위를 너무 세게 깨무는 것은 불쾌감과 고통만 줄 뿐이다. (당신의 몸으로 치환해서 생각해보면 쉬울 것이다.)


의미 없는 애무를 지속하지 말아라

 성별을 불문하고 섹스를 잘 못하는 사람들은 애무를 잘 하지 못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다양한 체위와,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의미 없고 형식적인 애무는 안 하는 것보다 못하다. 

 남성의 입술이나 혀로 여성의 성기를 애무하는 ‘쿤닐링구스’가 대표적인 예이다. 

 물론 제대로 한다면 좋겠지만, 혀를 삽입하는 동작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물론 AV에서는 흔하게 나오는 장면이다.) 

 단순히 손가락을 왕복하는 것 또한 어떤 쾌락도 주지 못한다. 

 오히려 그보다는 손가락을 굽히고 톡톡 건드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어떤 애무가 좋은지 알아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상대방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사람마다 성감대도 다르고, 선호하는 방법도 다 다르다. 

 더 나은 섹스를 위해서는 소통을 하는 것이 AV 한 편을 더 보는 것보다 낫다. 


시오후키는 에 불과하다 

 싸지 않는데 실제로 느끼는 게 맞아? 

 놀랍게도 실제로 들었던 질문이다. 

 아직도 여성 사정에 환상을 가지고 있는 남자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시오후키란 섹스 중 여성의 음부에서 액체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말한다. 

 그 액체를 소변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소변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하고 스킨샘(질의 앞면, 요도의 약간 아래쪽에 위치한 샘으로 여성의 전립샘으로 불리기도 한다.)에서 뿜어져 나오는 요소와 크레아티닌 등이 섞인 액체라고(사실상 소변과 대동소이하다.)보는 것이 정확하기는 하다. 

 어떤 사람들은 시오후키에 대해 오르가슴과 비슷하다거나, 그보다 격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시오후키가 가능하지도 않고, 심지어는 고통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당신이 G-spot을 자극한다고 하는 격한 애무에서도 성적인 자극보다는 압통만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많은 여성들은 여성 사정을 원하지 않고, 그 이후 주변이 더러워지는 것은 더더욱 원하지 않는다. 

 시오후키를 하게 하는 것과 섹스를 잘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이다. 

 만약 시오후키를 시도해보고자 한다면 반드시 상대방과의 합의 하에 (수건을 준비하고) 편안한 상태에서 시도해라. 

 시오후키는 오르가슴의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다. 


동의 없는 섹스는 없다 

 심지어는 동의가 존재하지 않는 순간에조차 ‘암묵적인 동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암묵적인 동의’는 당신이 밀어붙인다고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영상에서의 기습적인 상황이 섹시함을 극대화 시킬지는 몰라도 현실에서는 ‘범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애인이나 부부간에 하는 섹스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다. 

 정말로 싫은 상황에서 하는 섹스가 행위를 진행에 나감에 따라서 좋아질 리가 만무하다. 

 특히나 급작스럽게 이루어지는 삽입은 정말로 여성의 몸을 다치게 할 수 도 있다. 

 혹자는 갑자기 분위기를 타는 상황에서 상대방의 “싫다”는 말이 정말로 싫어서인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럴 경우 상대방의 의사를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는 한 마디가 있다. 

 그럼 그만할까?


깨끗함”과 “안전함”은 기본이다

 섹스에 있어서 피임과 청결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AV를 포함한 대부분의 미디어는 그런 것들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나 너무도 당연하게, 모든 AV(불법 촬영물은 배제하겠다.)에서는 항상 피임이 이루어지고 있다. 

 콘돔을 착용하지 않는 콘셉트라고 할지라도 모자이크 뒤에서는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한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샤워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배우들은 모두 청결한 상태로 촬영에 임한다. 

 청결과 안전은 서로에게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이다. 

 섹스를 하기 전 샤워를 하는 것, 삽입을 하기 전 콘돔을 끼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필수적인 배려이다. 


과장된 리액션은 연출이고 판타지이다

 물론 리액션이 있으면 좋겠지만, 상대방이 비교적 조용한(?) 편이라고 해서 오르가슴을 비롯한 쾌감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AV에서와 흡사한 신음소리를 내는 것이 당신을 배려해서 하는 연기일 가능성이 높다. 

 높은 목소리와 고조된 표정이 꼭 쾌락의 증표는 아니다. 

 사람마다 쾌감을 느끼는 방법은 다르기 때문에 리액션을 끌어내기 위해서 좋은지 물어보는 것은 이제 그만하자. 

 당신이 그런 질문을 한다면 상대방도 당신이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더더욱 연기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말로 섹스를 즐기고 싶다면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보다는 상대방의 기분과 서로의 교감을 더욱 중시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