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기관총의 자존심 대결, 한국 K12 VS 미국 M60

한미 기관총의 자존심 대결 


 한국 K12 

VS 

미국 M60

by 국대봉



M60은 전설적인 화기로 명성을 떨쳤지만 이제 나이가 들었다.
그를 들고 적을 쓸어버리던 영화<람보>의 주인공 실베스터 스탤론처럼 말이다.
우리 군은 보병소대의 화력을 보강하고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노후화된 M60을 대체하기 위해 7.62mm 기관총-Ⅱ 사업을 실시했다. 사업자로 선정된 S&T모티브는 KUH-1 수리온 헬기 탑재를 위해 개발한 7.62mm 기관총 K12를 보병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두 기관총을 비교해봤다.

   M60  VS  K12


#1. 개발 히스토리

M60

 제2차 세계대전이 마무리되어가던 1944년 미 육군은 다목적 기관총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자 급탄 메커니즘과 총열 교체 능력을 발전시킨 T52 시리즈를 거쳐 M14의 7.62×51mm NATO 탄약을 사용하는 T161설계안을 받아들였다. 이후 세 차례의 개수를 거친 T161E3이 1957년에 M60의 제식명으로 채택됐다.

 M60은 초도 양산분 10정이 1958년 12월 29일 출고된 후 일선부대로 실전배치를 시작했다. 이후 생산량을 점차 늘려 1959년 9월 매월 500정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었다. 최초로 M60을 지급받은 부대는 미 육군 제101 공수사단과 해병대였다. 특히 제101 공수사단은 M60을 집중적으로 운용하며 생산총기의 성능을 향상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K12 

 K12 기관총은 KUH-1 수리온 헬기에 탑재할 7.62㎜ 기관총으로서 2009년 개발이 시작돼 2010년 완성됐다. 사실 수리온 헬기에는 전차 헬기용 기관총 M60D를 탑재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육군항공 쪽에선 오래된 M60 계열보다 미국이 M60 대신 운용 중인 벨기에 FN사의 M240 기관총을 사기를 원했다. 이때 차라리 국산화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한 방위사업청이 의지를 갖고 S&T모티브에 국내 개발을 권했고 이것이 K12의 시발점이 됐다 

이에 S&T모티브는 탄띠형 기관총인 K3의 설계 경험과 7.62㎜ 탄약을 사용하는 M60 총기 수리 부속의 면허생산으로 축적한 기술력에 M240 등 세계 유수의 7.62㎜ 기관총의 장점들을 분석한 내용을 접목해 2년 만에 K12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시제품 5정은 5만발 시험사격도 끄떡없을 만큼 튼튼했다. S&T모티브는 K12 기관총을 공축형(K12C1), 기본형(K12C2), 승무원용(K12C3) 등 세 가지 모델로 개발했다.


 


#2. 작동방식 

M60

 M60 기관총은 공랭 가스작동식 탄띠급탄 기관총으로 개방노리쇠 상태에서 7.62x51mm NATO탄을 발사한다. 총기의 작동방식은 기본적으로는 가스피스톤 방식이다. 총열은 교체가 가능한 방식으로, 22인치 길이를 채용했다. M60 초기형에서는 총열교체가 다소 까다로웠다. 총열을 물고 있는 버튼이 총몸에 장착되어 있었으므로, 이를 누르고 뜨거운 총열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부사수와 방열장갑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속사격을 위해서는 1분 내에 100발을 6~9발 정도 끊어서 쏘아야 하며, 사격간에 4~5초 간의 간격을 주어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K12

 K12 기관총은 10.4 kg 중량으로 7.62mm 구경에 길이는 1,234mm다. M60과 같이 7.62×51 mm NATO탄을 사용한다. 작동은 M60의 가스피스톤 방식보다 구조가 단순한 가스작동식으로 분당 발사속도를 650∼950발를 향상시켰다. 유효사거리는 점표적 800m, 지역표젹 1,800m로 비교적 먼 편이다.
K12 기관총은 총열교환이 신속하게 이뤄진다. 분당 발사속도는 650∼950발이며, 기본적으로 예비 총열을 보유해야 한다. 10초 이내 총열 교체가 가능하다. 수리온 헬기 양쪽에 장착하는데 무엇보다 육지 혼용이 가능해 보병용으로도 전환할 수 있다.  

 


#3. 무기의 운용

M60

 M60은 보급되자마자 보병 분대에서 가장 강력한 화기가 됐다. 특히 베트남 전에서 맹활약하면서 보병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M60은 초기에는 화기 분대에 3명이 기관총 1정을 운용하도록 화력팀을 구성했다. 화기 분대에는 M67 무반동총도 있었으나 분대원들은  M60을 더욱 선호했다. M60은 그 상징성으로 인하여 수많은 자유세계 국가들이 범용기관총으로 채용했고, 대한민국 군도 오랫동안 사용했다. S&T모티브가 M60을 면허생산하기도 했다.

 보병용 이외에도 M60은 헬기의 도어건으로 애용되었다. 초기에는 단순히 총열과 개머리판을 간략화한 M60B 모델이 사용되었지만, 이후 격발기구를 바꾸고 마운트에 장착되는 M60D가 배치되었다. 이는 1980년대까지 미군 헬기의 도어건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미 육군은 M60의 노후화로 1980년대 기관총을 M240으로 교체했으나 해군의 공병대나 필리핀 해병대 등은 M60 개선 모델인 M60E4를 채용했다. 또한 현재 M60을 생산하고 있는 US오드넌스(US Ordnance)는 최신형으로 M60E6를 선보였고 이는 덴마크군에 의해 채용되면서 M60의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K12

 현재 야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 K12 기관총은 모두 수리온 양측에 장착된 승무원형이다. 수리온의 K12 기관총은 헬기가 가장 취약한 순간인 이착륙 시 적의 공격에 대응하고, 헬기에 타고 내리는 아군을 엄호하는데 활용된다. K12는 특별한 사격 소요가 없으면 탈거 상태로 헬기를 운용하며, 탑재했을 때도 거치대를 접어 기체 내부에 수납한 채 비행할 수 있다.

 수리온 헬기에서 K12를 실사격한 장병들의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오고 있다. 직사뿐 아니라 비행 중 오조준 사격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12 기관총이 수리온 헬기에 채용된 데 이어 전차와 장갑차 등 기갑차량에 탑재하는 공축형, 보병이 사용하는 기본형 등으로 개발됐다.  

 지난 2019년 보병용 7.62㎜ K12 기관총이 시험평가 결과 전투사용 부적합 판정을 받기도 했으나 곧 해결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투 부적합성 문제의 해결과 별개로 도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 2021년부터 본격 양상될 전망이다.



#4. 장단과 단점 

M60

 M60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뛰어난 화력이다. 엄청난 운동 에너지를 지닌 7.62×51mm NATO 탄약을 분당 550~650발의 발사속도로 발사가 가능하며, 22인치(약 560mm)의 총열과 통합형 양각대 및 M122 삼각대 덕분에 유효 사거리가 약 1,100m 내외에 이른다. 7.62×51mm NATO 탄약 계열의 M61 철갑탄, M62 예광탄, M63 훈련탄, M80 일반탄, M82 공포탄 등을 적용할 수 있어 탄약 호환이 좋고, 다목적 기관총답게 각종 차량, 주력전차, 헬리콥터, 선박 전용의 탑재형들도 추가 개발돼 운용의 폭도 넓다.

 단점이라면 10.5kg의 자체 중량으로 덩치 큰 미군에게 무겁진 않지만 무게 중심이 맞지 않아 들고 운반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참고로 1980년 대 이후 교체돼 M60 대체 기관총으로 자리잡은 M240은 M240B 기준으로 12.5kg으로 더 무거워졌다. 

 총열 교체는 쉽지만 열 발생으로 장갑을 착용해야 해서 기동성을 요하는 베트남전 같은 전장에서는 총열 교체시 불편을 겪었다. 초기에는 부식과 먼지 등의 오염에 취약한 내외부 부품 때문에 내구성이 낮은 것도 문제였다. 또한 복잡하면서도 연약한 급탄 부품의 한계로 인해 7.62×51mm NATO 탄약이 걸리는 현상이 빈번한 결함도 있었다. 이런 크고 작은 문제로 신뢰성이 많이 약화됐다.

K12

 K12 기관총은 M60이 M240에 밀려난 핵심요인인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개발됐기 때문에 M60의 단점 보완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5만 발의 총기 신뢰도 시험을 성공했다. M60의 가스피스톤 방식보다 구조가 단순한 가스압 작동방식을 채택함으로써 M60의 분당 500~650 발보다 훨씬 빠른 분당 650~950발의 발사속도도 구현했다. 

 또한 우리 군이 M60을 운용하면서 경험했던 여러 불편 사항도 개선했다. 사격 후 거의 원터치로 총열교환과 재조립이 가능하게 했으며, 개방형 소염기를 도입해 야간 사격을 방해하는 불꽃도 저감시켰다. 또 M60에는 없는 가스압 조절기를 도입해 기온과 습도가 크게 다른 다양한 환경에서도 원활한 연사가 이뤄지도록 했다. 가스압 조절기도 쉽게 풀리거나 빠지지 않게 만들었다.  

 단점으로 제기되는 것은 역시 무게다. 보병이 들고 다니는 기본형의 경우 무게가 10.4㎏로 승무원용보다 중량을 1.5㎏ 줄였으나 이스라엘제 네게브 7.62㎜ 기관총보다는 2㎏이나 더 나간다. 그렇지 않아도 행군 비중이 큰 우리 육군의 여건상 장거리 행군 시 병사들의 체력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우리 병사들이 미군에 비해 덩치가 작은 것도 사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