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게임 생활

남녀 게임생활


이 게임 남자 주인공으로 할래 여자 주인공으로 할래?

by 사요

 


게임에서 주인공 캐릭터의 중요성은 정말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게임을 하면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직접적으로 플레이어의 분신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그래서 주인공 캐릭터는 게임의 기본적인 조작부터 스토리텔링까지 수많은 부분에 관여하게 된다. 

따라서 ‘주인공’이란 캐릭터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많은 부분이 달라진다고 할 수 있는데, 가장 간단한 예로는 성별의 구분이 있다. 

일부러 자신과 반대 성별을 고르는 경우도 없진 않지만, 그래도 자신과 같은 성별의 주인공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하기가 훨씬 편한 건 사실이다. 

동성 또는 이성 캐릭터는 각각 일장일단이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주인공의 성별을 선택할 수 있는 게임을 알아보자.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하는 것도 아니면서, 시작부터 남성/여성 주인공을 마련해둔 준비성 좋은 게임으로 고고싱!


포켓몬스터 파이어레드/리프그린

레드 & 블루


사실 게임 시작과 동시에 남성/여성 주인공을 고르게 하는 시스템은 그리 드물지 않다. 

남성/여성 유저를 동시에 배려한다고 쓰고 공략한다고 읽는 간단한 방법인데다가, 이 방식이 성공했을 경우 두 명의 주인공을 기점으로 확장시켜 나갈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하기 때문. 

당장 꽤 오래된 게임에서도 이런 예시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아마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포켓몬스터’가 아닐까 싶다.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내레이션에서 너는 남자 아이니? 여자 아이니? 를 통해 주인공을 골라주는 이 시리즈의 전통은, 사실 2세대 작품인 <포켓몬스터 크리스탈>부터 처음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켓몬스터의 가장 유명한 남녀 페어 주인공이라면, 당연히 <포켓몬스터 파이어레드/리프그린>의 주인공인 레드와 블루를 들어야 할 것 같다.


포켓몬스터 1세대, 즉 <포켓몬스터 레드/그린/블루> 버전에는 남자 주인공인 레드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리메이크 버젼인 <포켓몬스터 파이어레드/리프그린>에서도 레드와 블루의 행보는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냥 성별만 다른 2p 캐릭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 

하지만 리메이크 이전부터 블루란 캐릭터를 확립시켰던 반공식 만화책 포켓몬스터 SPECIAL 덕분에 게임 외부에서도 캐릭터성은 착실히 쌓여갔고, 이는 1세대의 스핀오프격인 <포켓몬스터 레츠고!> 시리즈에서 레드와 블루가 확연히 다른 캐릭터로 등장하게 만드는 초석이 되었다. 

이후 다른 작품들에서도 꾸준히 얼굴을 내밀면서 레드와 블루 모두 제각각 잘 나가고 있으니, 결과적으로는 꽤 성공적인 남성/여성 주인공 체제라고 할 수 있겠다.

 


페이트/그랜드 오더

후지마루 리츠카


남성/여성 주인공 체제는 대개 특정 성별을 타깃으로 잡아 공략하지 않는 게임에서 지원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포켓몬스터>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극도로 남성향인 미소녀 게임에서 굳이 여성 주인공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그리 없을 테고, 애초에 게임사부터 타깃 유저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 하지만 어디에나 예외는 있기 마련이라, 아무리 생각해도 플레이어는 남성을 상정한 것 같은데 멀쩡하게 여성 주인공도 준비해두고 그게 또 잘 나간 게임은 존재한다. 

애초에 태생부터 미소녀 게임이었으면서, 지금도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매출액 상위를 기록하고 있는 <페이트> 시리즈의 모바일 게임 <페이트/그랜드 오더>.

이 게임의 주인공인 후지마루 리츠카 남성/여성 버전이 바로 그 예외 되시겠다.


앞서 말했듯 원작인 <페이트 스테이/나이트>는 원래 미소녀 게임이었다, 그리고 <페이트/그랜드 오더>에 다양한 미소녀 서번트가 등장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의아할 만도 하지만, 사실 이 시리즈를 예전부터 알던 사람이면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사실 <페이트> 시리즈에는 미소녀 서번트들 만큼이나 멋진 남성 서번트들도 같이 존재하고 있고, 애초에 <페이트/엑스트라>란 작품에서도 엄연히 남성/여성 주인공의 선례가 나와서 성공했었으니까. 

비록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여성형 주인공이 유명해진 계기가 '만화로 알아보는 FGO'란 공식 만화에서 신나게 망가진 덕분이고, 그 외의 다른 공식에선 기본적으로 남성형 주인공만이 등장한다던 점 등등이 걸리긴 하지만, 뭐 아무려면 어떤가. 

어쨌든 여성형 후지마루 리츠카도, 주인공 캐릭터의 인기 지분을 상당부분 꿰차고 있는건 사실이니 말이다.


원신

여행자 남매


남성/여성 주인공 시스템은 지금도 어엿이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그러다보니 최신작에서도 이런 게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각종 사건사고로 신나게 욕을 먹고 있지만 그만큼 돈도 잘 버는 신작 게임인 <원신>도 바로 그런 케이스 중 하나이다. 

온라인 게임식의 오픈월드 세팅을 해둔 주제에, 내부적으로는 캐릭터 수집형 뽑기 모델을 적당히 비벼놓은 이 작품에서, 커스터마이징이 불가능한 주인공 캐릭터라는건 사실 좋게도 나쁘게도 작용할 수 있는 요소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작품은 표절이나 해킹 같은 다른 부분에서 워낙 활활 불타버렸고, 상대적으로 트윈 주인공 체제는 꽤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그럼, 여행자란 이름으로 불리는 이 쌍동이 남매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해보자.


앞서 언급한 두 게임들과 <원신>의 주인공이 연출에서 다른 점은, <원신>에선 여행자 남매 둘 모두 스토리 내에 등장하면서 구체적인 역할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 오프닝부터 남매가 함께 여행하는 모습이 나오고, 불의의 사고로 인해 헤어질 때 플레이어에게 '둘 중 누구를 고를래?'라고 물어보는 것으로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여기서 선택하지 않은 쪽은 플레이어의 탐색 목표가 된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여동생을 골랐다면, 게임 내 목적은 자동으로 '헤어진 오빠를 찾는다'가 되는 것. 

이 목적은 단순한 맥거핀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시나리오 내에서도 비중을 가지고 등장한다는 점이 앞의 두 게임과는 다른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족이지만, 인기는 여동생 쪽이 훨씬 높다고.

 

이렇게 다양한 남성/여성 주인공들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는데, 단순히 주인공의 숫자를 늘릴 뿐이라면 더블 주인공이라 불리는 기법도 존재한다. 

위 캐릭터들이 더블 주인공과 다른 점은, 실제로는 게임 내부에서 수행하는 역할이 하나의 캐릭터랑 다를 바도 없는데 성별만 다르게 냈더니 비슷한 효과를 누린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블 주인공 체제의 게임처럼 게임 내 다양성을 획득하진 못 하지만, 주인공이란 캐릭터가 가지는 부가가치는 간단하게 두배로 벌어들일 수 있는 셈. 

물론 세상 일이 언제나 그렇게 잘 굴러가지만은 않지만, 어쨌든 성별의 선택지는 사실 플레이어만이 아니라 제작사에게도 나름 매력 있는 선택지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이런 성공 사례들도 있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