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으로부터 살아남는 법

곰으로부터

살아남는 법


우리는 웅녀의 자손이다.

적어도 곰한테 맞아 죽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곰에 대해 알아보자.


by 김현석


인기 초절정의 귀여운 야생동물

 야생 동물 중 곰만큼 친숙한 동물이 없을 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덩치 있는 남자친구를 ‘울 곰팅이’라 부르는 등 애정듬뿍 담긴 별명으로 자주 쓰인다. 곰은 복실복실한 털과 동글동글한 인상, 꿀과 과일을 좋아하는 천진난만함, 느릿느릿한 행동 등 얼핏 귀여우라고 조물주가 만들어 낸 짐승같기도 하다. 분야를 막론하고 곰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유다. 굳이 캐릭터가 아니라도 ‘코카콜라’의 상징이 북극곰인걸 보면 곰에 대한 인간들의 호감 자체가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동물원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동물 중 하나가 곰이다. 무엇보다 한민족의 뿌리인 ‘단군신화’에 등장한다. 우직하고 현명한 동물로 어릴 때부터 각인되어온 동물이다. 곰이랑 대한민국은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관계인 셈이다. 


지상 최대의 포식자

 보기만 해도 안아주고 싶은 귀여운 곰이지만 현실은 막강한 포식자다.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 중에 1:1로 맞다이 깨서 곰을 이길 수 있는 동물은 거의 없다. 사람 싸움에서도 체급이 중요하듯 야생에서 곰과 맞설 정도로 피지컬이 뛰어난 생명체는 전무하다. 일단 가장 작은 말레이곰도 1미터가 부쩍 넘으며 몸무게도 인간 성인과 비슷하다. 가장 큰 북극곰은 2m를 가뿐히 넘긴다. 큰 덩치답게 700kg을 넘어가는 개체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달리 지능도 뛰어나 도구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전혀 미련하지도 않다. 육중한 덩치로 시속 40km 정도로 달린다. 전력질주 중인 우사인 볼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게다가 수영도 할 줄 알고, 나무도 잘 탄다. 그야말로 적수가 없는 최고의 괴수라 할 수 있다.


곰으로부터 살아남기 - 피해야 할 행동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지만 되놈이 돈 벌기 전에 뒤질 확률이 더 높을 것이다. 사실 야생에서 곰을 마주쳤을 경우 그냥 운에 맡겨야 한다. 전생에 나라를 구했거나, 지금까지 착하게 살아왔다면 곰도 귀인을 알아보고 고개를 숙이려나? 


1. 나무 위로 올라가기

 곰은 나무를 잘탄다. 당신을 한끼 식사로 인식했다면 나무 열매 따러 가듯 나무를 올라가 당신을 맛볼 것이다. 몸집이 거대한 그레즐리나 불곰 중에는 나무를 잘 타지 못하는 개체들도 있다. 그러나 곰은 머리가 좋다. 밤나무 털듯 나무를 흔들어 당신을 떨어뜨리거나, 포기한척 수풀 사이에 숨어 있다 당신이 내려왔을 때 다시 공격할 수도 있다. 게다가 인내심까지 좋아 나무 밑에서 몇 시간이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2. 도망가기

 우사인 볼트보다 빠른 속도로, 이봉주만큼 오래 뛸 수 있다면 뛰어도 좋다. 그렇지 않다면 죽기 전에 체력만 빼는 셈이다. 덩치가 큰 곰도 시속 40km 이상으로 달리는 게 가능하며, 이 악물고 뛰면 60km 이상의 속도로 달리기까지 한다. 지구력도 좋아 꽤나 오랫동안 최고 시속을 유지한다. 내리막 길에서 빠른 속도로 뛸 수 없다는 약점도 있지만, 그건 인간에게도 해당되는 약점이다. 일단 야생동물은 본능 적으로 등을 보이고 달아나는 상대를 쫓아와 공격한다. 당신을 해칠 생각이 없는 착한 곰을 만나더라도, 일단 등을 보이며 달아나기 시작한다면 달리는 그 길이 바로 황천길이 되는 것이다.


3. 위협하기

 곰은 금속성 소음을 꺼려한다. 그렇기 때문에 프라이팬이나 냄비, 방울 소리 등을 이용해 곰의 접근을 예방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곰을 맞닥뜨리거나, 혹은 주변에 있던 곰이 예민한 상태라면 그냥 빨리 죽여달라고 모스 부호를 송신하는 격이다. 야생동물은 자신보다 큰 상대에게 공포를 느낀다. 곰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최대한 몸을 부풀리고 위협적인 자세를 취해보자. 열받은 곰이 당신을 고통없이 한큐에 죽여줄지도 모르니까.


4. 먹이주기

 먹이를 주는 것은 메인 요리가 알아서 에피타이저를 주는 것과 같다. 야생의 곰은 ‘곰돌이 푸’와는 달리 절대 사람을 친구로 생각하지 않고 적으로 간주한다. 행여 덕분에 살아남더라도 인간이 먹이를 주는 존재라 인식한 곰은 계속해서 인간에게 접근할 것이다. 캣맘도 문제가 되는 지금, 굳이 곰맘이 될 필요는 없다. 


5. 죽은 척하기(※곰의 종류, 상황에 따라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동화를 통해 익히 알려진 방법이지만 큰 효과는 없다. 배가 고픈 곰이라면 사냥도 안한 신선한 고기가 눈앞에 있는 셈이니 그야말로 숟가락만 들면 되는 상황. 배가 고프지 않은 곰이라도 문제가 된다. 곰은 자신의 영역에 불필요한 것이 있으면 치우는 습성이 있다. 상당히 가정적이고 깔끔한 것이다. 그러니 자기 영역에 먹지도 않을 고기가 있다? 곰이 빗자루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앞발이나 날카로운 이빨을 이용해 당신을 쓸어낼 것이다. 곰은 호기심도 많기 때문에 죽어있는 척 하는 사람을 이리저리 굴리고, 깨물어 본다면? 죽은 척하다 진짜 뒤지는 수가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곰은 후각이 예민한만큼 향수나 음식 냄새를 풍기지 말고, 아기 곰이 있다면 절대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곰으로부터 살아남기 - 이렇게 해라

 아니 뭐 어떻게하라고?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 거 아니냐고? 사실이다. 살아남기는 매우 희박하다. 하지만 한 줄기 희망은 있다. 정신만 바짝차리면 하늘이 무너져도 산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보다 곰을 만났을 때 살아남을 확률이 더 희박하겠지만.


1. 호기심 이용하기

 곰은 호기심이 매우 많은 동물이다. 그냥 도망가는 것은 자살 행위지만 소지품이나 돌멩이 등을 반대방향으로 던져서 곰이 정신팔린 동안 도망간다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아니면 도망치는 동안 소지품이나 음식 등을 흘리며 곰의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것도 좋다.


2. 대화하기

 이게 무슨 재주는 되놈이 부리고 돈은 곰이 버는 소리냐 싶겠지만, 실제로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에서 실제로 안내하는 사항이다.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곰에게 말을 걸어 먹이가 아니라 사람임을 인식시켜야한다. 섣불리 움직이거나, 흥분한 목소리는 역효과를 부를 수 있으니 침착해야한다. 이때 양팔을 이용해 아주 천천히 큰 원을 그리듯 위아래로 움직여 주면 된다. 곰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조금씩, 천천히 옆걸음으로 이동해 거리를 늘리자. 만약 곰이 따라온다면 즉시 멈추고 곰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릴 것!


3. 곰 스프레이

 곰은 후각이 상당히 예민하기 때문에 그것을 이용해 퇴치할 수 있다. 곰 스프레이는 캡사이신 성분으로 만들어졌으며 사람에게 쓰는 호신용 스프레이보다 몇 배는 강하다. 그만큼 후각이 발달한 곰에게는 치명적인 스프레이다. 그렇다고 곰을 때려잡을 정도는 아니고 깜짝 놀란 곰이 달아나는 정도다. 참고로 예방한답시고 미리 뿌려대면 곰이 오히려 냄새에 호기심을 느껴 접근하거나, 익숙해져 실제로 맞닥뜨렸을 때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4. 맞다이 까라

 어쩌겠는가. 곰이 선택한 당신인데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 수밖에. 야생동물은 조그만 상처 하나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사냥을 할 때도 궁지에 몰리지 않는 이상 쉬운 상대를 선택하는 게 본능이다. 게다가 조금이라도 자신이 위험하다 싶을 때는 먹이를 포기해버리기도 한다. 그러니 당신이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자. 죽는 한이 있어도, 곰에게 데미지를 주겠다는 각오로 발악하다보면 당신도 ‘죽음에서 살아온 자’가 될 수 있다. 

Bonus
5. 저스틴 비버 음악 들려주기

 

 2014년, 러시아에서 ‘이고르 보로즈비친’이라는 남성이 낚시를 하다 곰의 습격을 받게 됐다. 꼼짝 없이 곰에게 목숨을 헌납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때 공교롭게도 그의 벨소리가 울려퍼졌다. 벨소리는 저스틴 비버의 데뷔곡인 ‘베이비(Baby)’. 그의 손녀가 할아버지를 위해 장난삼아 바꿔 놓은 벨소리였다. 저스틴 비버의 노래를 들은 곰은 울부짖으며 도망가버렸고, 지나가던 어부가 쓰러져있던 그를 발견하고 구조를 요청해 기적적으로 살아날 수 있었다. 곰이 있는 지역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반드시 저스틴 비버의 ‘베이비’를 다운받아 놓도록 하자. 



한국의 곰 캐릭터들

대한제분 '곰표'
‘곰표’ 밀가루를 베이스로 다양한 콜라보를 통해 성공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팝콘, 치약, 의류, 아이스크림, 잡화, 맥주 등 밀가루와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서도 곰표 브랜드가 인기다. 특히 ‘곰표 밀맥주’는 입소문이 자자해 편의점 맥주 판매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두산 베이스 및 OB맥주
'랄라베어', '철웅이'

1982년 프로야구 출범당시 두산그룹이 ‘OB 베어스’를 창단하며 지금까지 곰이 팀을 상징하는 동물이 됐다. 당시 마스코트였던 ‘랄라베어’는 현재 레트로 열풍 덕분에 OB맥주 제품 디자인에 활용되고 있으며 의류 업계와 콜라보를 진행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현재 마스코트는 곰 로보트인 ‘철웅이’다.


SBS '고미', '투표로'
어째서인지 SBS에서는 2005년 부터 ‘고미’라는 곰 캐릭터를 마스코트로 활용하고 있다. 탄생 당시 생명과 자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의미한다고 한 걸 보면 ‘지리산 반달곰 복원 사업’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투표로’라는 선거방송 전용 캐릭터도 있다. 공명정대함을 위해 눈과 귀가 없다고 한다. 그럼 귀는 왜 남겨놓은 건데?

강원FC '강웅이'
강원도 반달곰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다. 출생지는 태백산이라고 한다. 어째서인지 축구화를 신고 있지는 않다.



대전하나시티즌
'대전이', '사랑이', '자주'

계룡산의 정기를 이어받았다는 곰 캐릭터. ‘대전이’는 수컷, ‘사랑이’는 암컷이며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곰 ‘자주’도 있다.


1988년 서울 하계 패럴림픽
'곰두리'

곰 두마리가 2인 3각을 하고 있다. 두마리라서 ‘곰돌이’ → ‘곰둘이’ → ‘곰두리’가 된듯하다. 패럴림픽 자체가 올림픽에 비해 큰 관심을 받지 못하기 때문인지 ‘호돌이’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반다비'

강원도의 상징 동물인 반달곰을 모티브로 했다. 호랑이를 모티브로 한 ‘수호랑’과 함께 활동했으며 이는 1988년 서울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호돌이’와 ‘곰두리’를 연계한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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