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여자의 마음을 흔드는 소설 속 명대사

여자의 마음을 흔드는 

소설 속 명대사


배우고 익히지 즐겁지 아니한가.

말빨로 그녀를 유혹하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by 이정미

 

 

책을 자주 읽어서 좋은 점 하나는 남들 보다 조금 더 ‘말을 잘 한다’는 것이다. 

타고난 달변가가 아닌 이상 누구나 말을 ‘잘’ 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의 스피치는 연습하기만 한다면 누구나 어느 정도는 통달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친교목적을 가지고 모인 자리에서는 정말로 언어를 잘 다루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특히나 대부분의 한국 남성들은 이성과 대화를 하는 것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는다. 

흔히들 우리는 이성과의 대화에서 말을 잘 하는 사람을 ‘선수’로 묘사하고는 한다. 

물론, 여심을 사로잡는 언어의 양식이 존재하기는 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능력을 단기간에 습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말을 잘하는 법’ 같은 제목을 달고 있는 자기계발서라도 읽어야 하는 건가? 

지금부터 열거하는 소설 속 명대사들은 당신을 단숨에 달변가로 만들어주지는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를 사로잡을 말을 한 마디 정도는 던질 수 있게끔 하는 영감을 선사할지도 모른다.


1. 당신이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그녀에게


“상상력은 정말이지 하느님이 주신 선물입니다.” (중략)

 “잠깐이나마 이 편지의 수신인이 바로 나라고 상상해보았거든요.”

요한 볼프강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고전 중의 고전으로 뽑히는 책의 명성과는 다르게 괴테의 “젊은 베르태르의 슬픔”은 그렇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아니다. 

주인공 베르테르는 유부녀인 로테를 열렬히 사랑한다. 

물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그의 모습이 애절하고 순수하기 때문에 우리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것은 맞다. 

베르테르의 의야기가 아름다운 이유는 그가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이 또한 치정소설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아무튼 베르테르는 남편에게 보낼 편지를 보내지 못하고 돌아온 로테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한다. 

사실 당신과 그녀의 관계에 따라 효과가 가감되겠지만 참 발칙한 문장인 것은 분명하다.


1) 설렘지수: ★★★☆

2) 부도덕지수: ★★★★★

3) 총평: 판사님, 저는 남의 여자를 빼앗아 오는 것을 권하지 않았습니다.


에디터 한 마디: 남자친구와 싸운 날 평소 친하게 지내던 남사친이 이와 비슷한 말을 내뱉은 적이 있다.

 “내가 OO이었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꺼야. 내가 얼마나 많이 네 옆에 있는 상상을 했는데.” 결과에 대한 부분은 상상에 맡기겠다.


2. 그녀와 관계를 하는 도중에

“네가 멈춘다면 난 죽도록 괴로울 거야. 끝내지마. 영원히 계속해 줘.”

안드레 애치먼,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사실 관계를 하는 도중에 하는 말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어떤 이들은 관계를 나눌 때 이런 말을 해도 좋은 지, 너무 천박하지는 않은 지, 분위기와 맞지 않는 것은 아닌지, 혹은 괜한 말은 아닌지 등 오만 가지 생각을 하고는 한다. 

우선 이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가급적 솔직한 것이 좋다는 것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올리버가 말하는 대사는 산뜻할 정도로 담백하다. 

사실 퀴어 소설이기는 하지만 이 외에도 직설적이고 야릇한 대사들이 많으니 한 번 읽어 보기를 권장한다.


1) 설렘지수: ★★★★

2) 야릇함: ★★★★☆

3) 총평: 아무튼 둘 다 좋은 상황에서 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에디터 한 마다: 격정적인 순간에 파트너가 더 해달라고 외치는 것은 양쪽 성별 모두를 자극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조심스러웠던 태도가 관계가 무르익으면서 격정적으로 변하는 양상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3. 그녀에게 애틋한 마음을 전하고자 할 때


(전략) 내 마음은, 세쓰코, 죽으면 안 돼, 세쓰코, 죽으면 안돼, 하고 계속 부르짖고 있었다. 

다리가 불편해져도 돼, 다리 하나가 없어도 돼, 반신불수여도 괜찮아, 평생 움직이지 못해도 좋아, 그저 죽지만 마, 살아 있어줘, 어떡하든 살아 있어줘, 라고 생각했다.

시바타 쇼, <그래도 우리의 나날>

 

누군가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진심으로 걱정을 할 때, 애정을 느끼지 않을 이가 존재할까? 

조금 과장된 측면이 있을지는 몰라도 누군가 내가 아프거나 힘들 때 진심으로 걱정하면 없던 사랑도 생겨나는 기분이 들고는 한다. 

후미오는 약혼자인 쎄스코가 자살시도로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그녀가 살아 있기 만을 바라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그녀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다. 

한 번쯤은 주책이라고 해도 좋을 마음을 표시하는 것이 어떨까?


1) 설렘지수: ★★★★☆

2) 애틋함: ★★★★★

3) 총평: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이 좀 많이 섞이기는 했다. 아무튼 다정한 남자가 최고다.

 

에디터 한 마다: 사실 서로 죽일 듯이 싸우다 가도 상대방에 대해서 걱정하는 순간들이 오면, 정말로 이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외부의 위기를 기회 삼는 것은 국가적인 차원에서만 통용되지 않는다.


4. 인심 쓸게, 내가 너를 이만큼 사랑해

적어도 나에 대해 네가 뭔가를 해야 된다든지, 해서는 안 된다든지, 그런 것을 생각할 필요는 없어.

에쿠니 가오리, <도쿄타워>

 

사실 이 대사는 유부녀의 입장에서 젊은 애인에게 하는 말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 얼마나 아량 넓으면서도 야릇하게 들리는 말인가? 

적어도 한 사람에게 만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생각하겠다는 그 태도가 꽤 멋있다.

 

1) 설렘지수: ★★★★★

2) 실천가능성: ★☆

3) 총평: 그래도 지킬 수 있는 말을 하자.


에디터 한 마디: 사실 설레게 하는 말일수록 허울만 좋은 경우들이 허다하다. 

그 말을 실천할 때 정말 여심이 움직인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5. 같을 말도 이렇게 다르게

“눈 감아.” (중략) “내가 이러는 걸 보이긴 싫어.”

오션 브엉,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

 

같은 말이라도 어떤 이유를 말하는 가에 따라서 그 분위기가 아주 달라지는 경우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서 섹스를 하는 중 당신을 바라보는 그녀에게 그냥 “불 끄고 할까?”라고 말하는 것은 괜히 분위기를 무안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성을 잃는 것을) 보여주기가 싫기 때문에 눈을 감아 달라고 말한다면? 

그녀가 비웃을지도 모르겠지만 필자의 입장에서는 훨씬 로맨틱하다.

 

1) 설렘지수: ★★★☆

2) 야릇함: ★★★☆

3) 총평: 그래도 섹스를 할 때는 말보다 섹스가 더 중요하기는 하다.


에디터 한 마디: 가끔 섹스할 때 말을 하면 (그게 어떤 종류이든지) 죽는 남자가 있더라. 

만약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쉽게 죽는 타입이라면 괜한 말 하지 말고 ‘그것’에만 집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