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욕 어디까지 들어봤니?

욕 어디까지 들어봤니?


욕을 입에 달고 살지언정 그 뜻을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기왕이면 TPO에 맞게 욕하고, 듣자.

by 이영진


바보

‘밥보’라는 뜻으로 하는 일 없이 밥만 축내는 사람을 일컫는다. 비슷한 말로 울보, 느림보 등이 있다. 여기서 보는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다.


젠장할

젠장도 욕으로는 다소 많이 희석된 느낌이다. 욕보단 외마디 탄식 정도로 들린다. 주로 외국 작품의 번역본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 단어의 어원은 아픔을 담고 있다. ‘제기 난장을 맞을’이란 말이 줄여져 탄생했는데, 여기서 난장이란 마구잡이로 때리는 조선시대의 형벌이다.


얼간이

예능 프로그램 중 ‘세 얼간이’라는 콘셉트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해당 프로그램에 나오는 출연진이 조금 모자란 행동을 자주 했다. 그런데 그 수가 무려 3명이나 되어 이 셋을 묶어 세 얼간이로 묶어버렸다. 어원도 딱 이 뜻이다. 음식을 소금에 살짝만 절이는 것. 즉 어딘가 좀 모자라다는 뜻이다.


호로자식

호로자식은 꽤 여러 설이 있다. 병자호란 직후 청나라에 끌려갔다 되돌아온 남자들이란 ‘호로자’에서 따왔다는 의견, 한 부모 밑에서 자라 배운 것이 없는 ‘홀의 자식’에서 유래했다는 설, 오랑캐 노비 자식에서 나왔다는 설 등 꽤 다양한 가설들이 존재한다.


우라질 놈

죄인이나 도둑을 묶던 붉은 줄을 뜻하는 ‘오라’와 묶는다는 뜻의 ‘지다’가 합쳐졌다. 나쁜 짓을 해 포도청에 끌려갈 놈이란 뜻으로 요즘으로 치면 수갑에 손이 묶이는 정도로 볼 수 있다.


지랄하다

‘지랄’은 병명이다. 이 병은 간질병인데, 즉 간질 환자들의 발작 증상처럼 요란스럽게 하거나 분별없이 행동한다는 뜻이다.


니미럴

‘네 어미와 할’의 줄임말이다. 근친상간에 패륜이 조화를 이룬 욕 중 욕인데 너무 가볍게 사용되고 있다. 정말 미운 놈한테나 쓰자.


육시럴

‘육시를 할’의 줄임말. 육시는 여섯 조각으로 토막 낸다는 뜻이다. 발가락만 문에 부딪혀도 열라 아픈데 여섯 등분되면 장난 아니겠지?


박살

살은 죽인다는 소리고, 박은 때려 부순다는 말이다. 물리력을 가해 골격을 와해시키겠다는 이 표현은 다른 욕들과 달리 구체적인 행위 실행의 예고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