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속
불교 용어 사전
부처님의 가르침은 어디에나 있다.
흘러가는 말한다미 속에도 말이다. 나무관세음보살
by 김현석
강당(講堂) : 학교나 군대에 빠지지 않고 있는 공간이 바로 강당이다. 강당은 사찰에서 경론의 강설이 이루어지는 건물의 명칭이다. 강설당(講設堂)이라고도 불렀다. 최근에는 설법회를 하더라도 법당에서 진행될 때가 많아 사찰 내에서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전국 방방곡곡에서 여전히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건달(乾達) : 인도 신화에 존재하는 천상의 요정인 ‘간다르바’에서 비롯된 단어다. 음악을 사랑하는 간다르바는 제석천의 음악을 담당하는 신이기도 해, 고려 때까지 각종 불교 의례에 동원되는 악사 집단을 건달바라고 불렀다. 조선시대 불교 세력이 약화되고 건달바들은 이러지리 떠돌며 이런저런 재주를 부리며 품을 팔게 됐다. 이것이 점차 일은 안 하고 놀고먹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바뀌게 됐다.
공부(工夫) : 불도를 열심히 닦는다는 뜻의 ‘주공부(做工夫)’에서 유래됐다. 학창 시절 공부 때문에 지옥을 맛본 한국인들은 ‘공부’라는 말만 들어도 몸서리를 치지만 사실 공부는 오히려 괴로움으로부터 해탈 시켜주는 방법이었던 것! 선불교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기특(奇特) : 명사 자체보다 ‘기특하다’, ‘기특한’ 등의 형용형으로 자주 쓰이는 단어다. ‘말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것이 신통하여 귀염성이 있다’라는 뜻으로 주로 어린아이나, 아랫사람 등을 귀엽게 여겨 칭찬할 때 쓰인다. 원래는 부처님이 중생제도를 위해 이 땅에 오신, 매우 기이하고 특별한 사건을 말한다.
나락(奈落) : 몇 년 전 웹상에서 많이 유행했던 단어다. 인터넷 방송에서 BJ들이 잘못을 저질러 민심이 바닥에 떨어졌을 때 ‘나락 갔다’고 표현하기 시작하며 유행했다. 순수한 불교 용어로 지옥의 다른 말이다. 불가에서는 지옥에도 여러 이름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나락이다. 산스크리트어인 ‘나라카(Naraka)’에서 유래됐다.
다반사(茶飯事) : ‘차 마시고 밥 먹는다’는 뜻으로, 이처럼 늘 있는 일이라 이상하거나 신통할 게 없는 일을 말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불교의 ‘향다반(恒茶飯)’에서 유래했다. 불교 선종에서 참선 수행에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차를 마시고 밥 먹는 것처럼 일상생활에서의 평상심이 곧 참선으로 이어짐을 강조하던 것에서 나온 말이다.
면목(面目) : 사람이라면 누구나 본래 지니고 있는 깨끗하고 맑은 성품을 뜻하는 말이다. ‘본래’라는 말을 붙여 ‘본래면목’으로 쓰였으나 현재는 ‘면목’이라는 단어만 따로 쓰이며 ‘체면’과 비슷하게 쓰이고 있다. 대부분 죄를 짓고 사과를 할 때 ‘면목이 없다’고 이야기를 하니, 원만하고 진실한 본성에 어긋났다는 뜻에서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 듯하다.
무진장(無盡藏) : 단어 자체는 ‘다함이 없는 창고’라는 뜻이다. 평소에는 양이나 질적으로 엄청나게 많을 때 자주 쓰는 단어다. 원래는 불교 용어로 끝이 없이 넓고 다함이 없는 덕을 의미하는 말이다. 불교 경전 유마경에서는 빈궁한 중생을 돕기 위해서는 무진장을 실천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어쨌든 이상적인 개념이기에 법명으로 쓰이기도 한다. 2013년 입적하신 범어사 ‘무진장 큰스님’이 그 주인공.
살림 : 불교의 산림(山林)에서 유래했다. 절의 재산을 관리하는 일을 산림이라 불렀는데, 이것이 속세에까지 퍼져 일반 가정에서 재산을 관리하고 생활에 필요한 일이나 도구 등을 일컫는 말로 정착됐다.
식당(食堂) : 불교 사찰에서 스님들이 음식을 먹으며 불도를 수행하는 장소를 일컫는 말이다. 절의 본당으로 본존불을 모시는 ‘금당’, 불경을 보관하는 ‘경당’, 강의가 이뤄지는 ‘강당’, 승려들의 좌선이 이뤄지는 ‘승당’ 등과 함께 절이 갖추어야 할 7대 요소 중 하나다. 속세에도 식당이 가득하고 중생이 넘쳐나니 불도가 이르지 않는 곳이 없도다.
야단법석(野壇法席) : 야외에 자리를 마련해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자리라는 뜻이다. 부처님을 뵙고자 수많은 인파들이 몰려들었으니 얼마나 소란스럽고 분주했을까. 그래서 그 요란한 모습을 자체를 비유하는 표현으로 쓰이게 됐다.
이판사판(理判事判) : 갈 데까지 간 상황을 일컫는 이 단어는 승려를 지칭하는 말이다. 과거에 불교 승려는 두 부류가 있었다. 수행에 전념하는 이판승, 사찰의 잡일을 맡아하는 사판승이다. 고려 시대까지만 해도 융숭히 대접받던 승려들은 조선시대가 되자 순식간에 천인으로 전락해 버렸다. 이 시절 승려가 된다는 것은 인생의 막다른 선택으로 여겨졌고, 비슷한 상황에서 이를 비유하고자 ‘이판사판’이라 표현하게 됐다.
장로(長老) : 힌두교나 불교에서 덕행이 높고 나이가 많은 비구를 가리키는 말이다. 산스크리트어 ‘스타비라(sthavira)’랑 팔리어 ‘테라(thera)’에서 유래했다. 선종에서는 주지를 장로라 부르기도 한다. 요즘은 오히려 기독교에서 공식적으로 쓰이는 단어가 됐다. ‘전도(顚倒)’, ‘교회(敎會)’도 원래는 불교 용어였으나 기독교에 정착된 대표적인 단어다.
점심(點心) :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뜻. 스님들이 수도를 하다 시장기가 돌 때 아주 조금 음식을 먹던 것을 점심이라 불렀다. 오래전에는 하루에 아침과 저녁, 두 끼만 먹는 게 패시브였다. 그렇기 때문에 민가에서도 비정기적으로 중간에 간소하게 음식을 먹긴 했다. 그것을 점심이라 부르게 된 건 불교에서 유래됐던 것! 참고로 중국의 ‘딤섬’은 한자도 똑같고 의미도 같다.
주인공(主人公) : 외적인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망상과 번뇌에도 동요함이 없는 진실한 자아나 마음, 혹은 그것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용어다. 한마디로 득도한 인물을 가리키는 말이다.
짐승 : 불교 용어 ‘중생’이 변형되어 나온 말이다. 불교 교단을 이루는 사람, 혹은 법회에 참석하는 사람을 이르는 중생이 훗날 숨이 붙어있는 모든 생명체, 즉 ‘윤회하는 존재’의 총칭이 됐다. 그러다 세월을 거치며 단어의 변화가 생겼고, 그 뜻마저 사람을 제외한 살아있는 존재를 일컫는 것으로 변화됐다.
찰나(刹那) : 불교에서 매우 작은 수를 나타내는 단위다. 불가에서 무상(無常)을 나타내기 위해 쓰이는 개념이었다. 그럼에도 굳이 계산하자면 1찰나는 75분의 1초, 약 0.013초에 해당한다고. 속세에서도 ‘눈 깜짝할 새’라는 의미로 매우 짧은 순간을 나타낼 때 주로 쓰는 표현이다.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순식(瞬息)’도 불교 용어며 찰나보다 더 짧은 개념이다.
출세(出世) : 불보살과 같은 성인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뜻하는 단어다. 또한 ‘출세간(出世間)’이라 하여 세속의 번뇌와 속박에서 벗어남을 의미한다. 후자는 ‘출가(出家)’와 동일한 뜻이다. 현재는 부와 명예를 쌓고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을 ‘출세했다’고 표현한다. 매우 세속적인 의미로 변질된 채 쓰이고 있다.
투기(投機) : 현재는 시세가 크게 변하는 타이밍을 이용해 단기간에 치고 빠지며 큰 이익을 얻으려는 매매 활동을 뜻한다. 부동산 투기, 환투기, 주식 투기, 코인 투기 등 경제 관련 용어로 자리 잡았다. 원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홀연히 깨닫는 것을 뜻한다. 사실 투기하는 새끼들이 어떤 경지에 오른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쓰이는지는 알 수가 없다.
포단(蒲團) : 군필자라면 복무 기간 내내 살갗을 맞대던 그것. 포단도 불교에서 유래된 개념이다. 여러해살이 풀인 부들을 엮어서 만든 일종의 방석이 바로 포단이다. 상당히 딱딱하고 불편한데 오히려 좌선 시 정신 집중하기에는 딱이라고. 민가에서는 부드럽고 얇은 침구를 뜻하며 ‘포대기’라는 단어로 더 자주 쓰인다.
현관(玄關) : 건물의 출입문과 건물 사이의 공간을 말하는 현관도 불교 용어다. 일본에서 불교 사찰의 출입구를 가리키던 말이 일제강점기 때 한국에 유입되며 특정 공간을 지칭하는 단어로 굳어졌다. 뜻은 ‘현묘한 도(道)로 들어가는 곳’이다. 한국 불교에서의 ‘일주문’과 비슷한 개념이다.
*크레이지 자이언트 23년 5월호에 실린 기사내용입니다.
일상생활 속
불교 용어 사전
부처님의 가르침은 어디에나 있다.
흘러가는 말한다미 속에도 말이다. 나무관세음보살
by 김현석
강당(講堂) : 학교나 군대에 빠지지 않고 있는 공간이 바로 강당이다. 강당은 사찰에서 경론의 강설이 이루어지는 건물의 명칭이다. 강설당(講設堂)이라고도 불렀다. 최근에는 설법회를 하더라도 법당에서 진행될 때가 많아 사찰 내에서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전국 방방곡곡에서 여전히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건달(乾達) : 인도 신화에 존재하는 천상의 요정인 ‘간다르바’에서 비롯된 단어다. 음악을 사랑하는 간다르바는 제석천의 음악을 담당하는 신이기도 해, 고려 때까지 각종 불교 의례에 동원되는 악사 집단을 건달바라고 불렀다. 조선시대 불교 세력이 약화되고 건달바들은 이러지리 떠돌며 이런저런 재주를 부리며 품을 팔게 됐다. 이것이 점차 일은 안 하고 놀고먹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바뀌게 됐다.
공부(工夫) : 불도를 열심히 닦는다는 뜻의 ‘주공부(做工夫)’에서 유래됐다. 학창 시절 공부 때문에 지옥을 맛본 한국인들은 ‘공부’라는 말만 들어도 몸서리를 치지만 사실 공부는 오히려 괴로움으로부터 해탈 시켜주는 방법이었던 것! 선불교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기특(奇特) : 명사 자체보다 ‘기특하다’, ‘기특한’ 등의 형용형으로 자주 쓰이는 단어다. ‘말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것이 신통하여 귀염성이 있다’라는 뜻으로 주로 어린아이나, 아랫사람 등을 귀엽게 여겨 칭찬할 때 쓰인다. 원래는 부처님이 중생제도를 위해 이 땅에 오신, 매우 기이하고 특별한 사건을 말한다.
나락(奈落) : 몇 년 전 웹상에서 많이 유행했던 단어다. 인터넷 방송에서 BJ들이 잘못을 저질러 민심이 바닥에 떨어졌을 때 ‘나락 갔다’고 표현하기 시작하며 유행했다. 순수한 불교 용어로 지옥의 다른 말이다. 불가에서는 지옥에도 여러 이름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나락이다. 산스크리트어인 ‘나라카(Naraka)’에서 유래됐다.
다반사(茶飯事) : ‘차 마시고 밥 먹는다’는 뜻으로, 이처럼 늘 있는 일이라 이상하거나 신통할 게 없는 일을 말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불교의 ‘향다반(恒茶飯)’에서 유래했다. 불교 선종에서 참선 수행에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차를 마시고 밥 먹는 것처럼 일상생활에서의 평상심이 곧 참선으로 이어짐을 강조하던 것에서 나온 말이다.
면목(面目) : 사람이라면 누구나 본래 지니고 있는 깨끗하고 맑은 성품을 뜻하는 말이다. ‘본래’라는 말을 붙여 ‘본래면목’으로 쓰였으나 현재는 ‘면목’이라는 단어만 따로 쓰이며 ‘체면’과 비슷하게 쓰이고 있다. 대부분 죄를 짓고 사과를 할 때 ‘면목이 없다’고 이야기를 하니, 원만하고 진실한 본성에 어긋났다는 뜻에서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 듯하다.
무진장(無盡藏) : 단어 자체는 ‘다함이 없는 창고’라는 뜻이다. 평소에는 양이나 질적으로 엄청나게 많을 때 자주 쓰는 단어다. 원래는 불교 용어로 끝이 없이 넓고 다함이 없는 덕을 의미하는 말이다. 불교 경전 유마경에서는 빈궁한 중생을 돕기 위해서는 무진장을 실천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어쨌든 이상적인 개념이기에 법명으로 쓰이기도 한다. 2013년 입적하신 범어사 ‘무진장 큰스님’이 그 주인공.
살림 : 불교의 산림(山林)에서 유래했다. 절의 재산을 관리하는 일을 산림이라 불렀는데, 이것이 속세에까지 퍼져 일반 가정에서 재산을 관리하고 생활에 필요한 일이나 도구 등을 일컫는 말로 정착됐다.
식당(食堂) : 불교 사찰에서 스님들이 음식을 먹으며 불도를 수행하는 장소를 일컫는 말이다. 절의 본당으로 본존불을 모시는 ‘금당’, 불경을 보관하는 ‘경당’, 강의가 이뤄지는 ‘강당’, 승려들의 좌선이 이뤄지는 ‘승당’ 등과 함께 절이 갖추어야 할 7대 요소 중 하나다. 속세에도 식당이 가득하고 중생이 넘쳐나니 불도가 이르지 않는 곳이 없도다.
야단법석(野壇法席) : 야외에 자리를 마련해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자리라는 뜻이다. 부처님을 뵙고자 수많은 인파들이 몰려들었으니 얼마나 소란스럽고 분주했을까. 그래서 그 요란한 모습을 자체를 비유하는 표현으로 쓰이게 됐다.
이판사판(理判事判) : 갈 데까지 간 상황을 일컫는 이 단어는 승려를 지칭하는 말이다. 과거에 불교 승려는 두 부류가 있었다. 수행에 전념하는 이판승, 사찰의 잡일을 맡아하는 사판승이다. 고려 시대까지만 해도 융숭히 대접받던 승려들은 조선시대가 되자 순식간에 천인으로 전락해 버렸다. 이 시절 승려가 된다는 것은 인생의 막다른 선택으로 여겨졌고, 비슷한 상황에서 이를 비유하고자 ‘이판사판’이라 표현하게 됐다.
장로(長老) : 힌두교나 불교에서 덕행이 높고 나이가 많은 비구를 가리키는 말이다. 산스크리트어 ‘스타비라(sthavira)’랑 팔리어 ‘테라(thera)’에서 유래했다. 선종에서는 주지를 장로라 부르기도 한다. 요즘은 오히려 기독교에서 공식적으로 쓰이는 단어가 됐다. ‘전도(顚倒)’, ‘교회(敎會)’도 원래는 불교 용어였으나 기독교에 정착된 대표적인 단어다.
점심(點心) :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뜻. 스님들이 수도를 하다 시장기가 돌 때 아주 조금 음식을 먹던 것을 점심이라 불렀다. 오래전에는 하루에 아침과 저녁, 두 끼만 먹는 게 패시브였다. 그렇기 때문에 민가에서도 비정기적으로 중간에 간소하게 음식을 먹긴 했다. 그것을 점심이라 부르게 된 건 불교에서 유래됐던 것! 참고로 중국의 ‘딤섬’은 한자도 똑같고 의미도 같다.
주인공(主人公) : 외적인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망상과 번뇌에도 동요함이 없는 진실한 자아나 마음, 혹은 그것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용어다. 한마디로 득도한 인물을 가리키는 말이다.
짐승 : 불교 용어 ‘중생’이 변형되어 나온 말이다. 불교 교단을 이루는 사람, 혹은 법회에 참석하는 사람을 이르는 중생이 훗날 숨이 붙어있는 모든 생명체, 즉 ‘윤회하는 존재’의 총칭이 됐다. 그러다 세월을 거치며 단어의 변화가 생겼고, 그 뜻마저 사람을 제외한 살아있는 존재를 일컫는 것으로 변화됐다.
찰나(刹那) : 불교에서 매우 작은 수를 나타내는 단위다. 불가에서 무상(無常)을 나타내기 위해 쓰이는 개념이었다. 그럼에도 굳이 계산하자면 1찰나는 75분의 1초, 약 0.013초에 해당한다고. 속세에서도 ‘눈 깜짝할 새’라는 의미로 매우 짧은 순간을 나타낼 때 주로 쓰는 표현이다.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순식(瞬息)’도 불교 용어며 찰나보다 더 짧은 개념이다.
출세(出世) : 불보살과 같은 성인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뜻하는 단어다. 또한 ‘출세간(出世間)’이라 하여 세속의 번뇌와 속박에서 벗어남을 의미한다. 후자는 ‘출가(出家)’와 동일한 뜻이다. 현재는 부와 명예를 쌓고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을 ‘출세했다’고 표현한다. 매우 세속적인 의미로 변질된 채 쓰이고 있다.
투기(投機) : 현재는 시세가 크게 변하는 타이밍을 이용해 단기간에 치고 빠지며 큰 이익을 얻으려는 매매 활동을 뜻한다. 부동산 투기, 환투기, 주식 투기, 코인 투기 등 경제 관련 용어로 자리 잡았다. 원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홀연히 깨닫는 것을 뜻한다. 사실 투기하는 새끼들이 어떤 경지에 오른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쓰이는지는 알 수가 없다.
포단(蒲團) : 군필자라면 복무 기간 내내 살갗을 맞대던 그것. 포단도 불교에서 유래된 개념이다. 여러해살이 풀인 부들을 엮어서 만든 일종의 방석이 바로 포단이다. 상당히 딱딱하고 불편한데 오히려 좌선 시 정신 집중하기에는 딱이라고. 민가에서는 부드럽고 얇은 침구를 뜻하며 ‘포대기’라는 단어로 더 자주 쓰인다.
현관(玄關) : 건물의 출입문과 건물 사이의 공간을 말하는 현관도 불교 용어다. 일본에서 불교 사찰의 출입구를 가리키던 말이 일제강점기 때 한국에 유입되며 특정 공간을 지칭하는 단어로 굳어졌다. 뜻은 ‘현묘한 도(道)로 들어가는 곳’이다. 한국 불교에서의 ‘일주문’과 비슷한 개념이다.
*크레이지 자이언트 23년 5월호에 실린 기사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