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눈 찢기고 싶나?
스포츠 경기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전 세계적으로 오래전부터, 미국 유럽 등 프로스포츠 리그와 각종 국가 대항전에서는 다양한 인종차별과 차별적 관행이 존재했다. 흑인, 히스패닉계, 동양계 선수들에 대한 차별적 관행이 아직도 일어나는 실정이다. 스포츠 경기 중 발생한 인종차별 사례를 모아봤다.
by 이지영
Racism and Sports

미국의 흑인 차별
미국에서는 프로스포츠팀 구단주가 특정 지역 또는 그룹의 선수들에 대해 차별을 가했다. 경기능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동양계, 히스패닉계라는 이유만으로 구단에서 채용하기를 거부하거나 연봉을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일례로,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풋볼(Football), 대한민국에서는 ‘미식축구’라고 불리는 경기에서 1934년부터 1946년까지 프로 풋볼 경기에 흑인은 선수로 뛸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은 야구(Baseball)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때, 메이저리그(Major League Baseball)에서 흑인은 선수가 될 수 없었고, 흑인은 흑인들만의 야구 리그에서만 경기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이 1947년 재키 로빈슨(Jakie Robinson)이 브루클린 다저스(현재의 LA다저스)에 입단하고서 조금씩 바뀌었다. 재키 로빈슨은 극심한 인종차별에도 불구하고, 1947년에 신인왕에 올랐고, 1949년에는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재키 로빈슨의 이야기는 2013년에 <42>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참고로, 미국에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까지 흑인들에게 허용된 프로스포츠는 권투와 육상일 정도로, 과거 미국 프로스포츠의 인종차별은 극심했다.

사진)
재키 로빈슨(Jakie Robinson). 극심한 인종차별에도 불구하고 1947년에 신인왕에 올랐고, 1949년에는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인종 간 연봉차별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구단 또는 선수 차별의 영향으로 흑인, 동양계 등 소수인종 출신 선수들의 연봉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흔히, 고용차별로 부르는 이러한 상황은 어떤 선수가 다른 선수들과 동등한 경기능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동등한 고용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팬 차별
스포츠팬들이 특정 인종 또는 지역 선수들이 제공하는 스포츠 경기라는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다른 말로 소비자 차별이라고도 하는데, 팬(소비자) 차별은 차별이라 규정할 객관적인 근거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팬들에 의해 다양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팬 차별 여부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선수들의 경기능력이나 묘기, 인기도 등에 따라 팬들에 의한 수요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 즉, 수요 또는 선호와 차별은 다른 것이다. 따라서 스포츠 경기에서 팬들에 의한 차별적 행태를 보인다고 단정하기 위해서는 인종 혹은 민족적 요인이 팬들에 의해 부당하게 대우받거나 차별당한다고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경기장에서는 팬들에 의한 차별 또는 차별적 관행이 더욱 심화되는 추세이다. 사실, 유럽 프로 축구 리그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은 심각할 정도다. 요즘까지, 흑인 또는 동양계라는 이유로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팬들로부터 야유와 차별을 당하고 있다. 한때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했던 설기현 경남 FC 감독은 선수 시절, 경기 도중 관중석으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가끔 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사진)
관중석에서 날아온 바나나를 까먹고 있는 전 브라질 축구 선수 다니 알베스
- 스페인 프로 축구 리그(Liga de Fútbol Profesional, LFP) 중 벌어진 인종차별
2016년 4월, 스페인 프로 축구 리그에서 인종차별 사건이 일어났다. 바르셀로나 수비수 다니 알베스(Dani Alves)에게 한 관중이 바나나를 던진 것. 흔히, 노란색 바나나는 유색 인종을 비하할 때 사용한다. 그러나, 알베스는 관중이 던진 바나나를 먹고 경기를 뛰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의지를 보여준 것. 이 소식을 접한 많은 축구 스타들이 인종차별 반대에 참여했다. 유명한 브라질 축구 선수 ‘네이마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바나나를 먹는 모습을 올렸고,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이었던 ‘체사레 프란델리’도 같은 행동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이 바나나 먹기 캠페인에 동참했다. 알베스에게 바나나를 던진 관중은 평생 경기장 출입이 금지됐다. 사실, 스페인의 스포츠 전문지 AS에 따르면, 알베스와 네이마르가 관중의 인종차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경기 때 바나나가 날아오기를 기다렸다고 보도했다. AS는 ‘알베스와 네이마르가 에스파뇰과의 프리메라리가 원정경기에서 인종차별적 모독을 당하자 대책을 모의했다’라고 전하면서 ‘바나나가 필드에 날아들면 카메라 앞에서 까먹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을 벌이자고 했다’라는 내용을 덧붙였다.

사진) 손흥민 선수 뒤에서 눈 찢기 시전하고 있는 관중
- 토트넘 소속 손흥민 선수,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 당한 관중석의 인종차별
코너킥을 올리는 토트넘 손흥민의 뒤 편 관중석에서 상의를 벗은 채 서 있는 한 남성. 이 남성이 코너킥을 준비하러 걸어오는 손흥민을 향해 ‘눈 찢기’를 하는 듯한 사진이 SNS상에서 뒤늦게 논란이 되었다. 손흥민은 2022년 4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당시 상대 수비에 얼굴을 가격당했고, 이 반칙 때문에 맨유 카바니의 득점이 취소되자, 일부 팬들이 선 넘은 비난을 해 공식 조사와 사과가 이뤄진 바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수없이 인종차별을 경험했다는 손흥민은 “어릴 때 독일을 가서 인종차별도 많이 당하고 힘든 상황을 겪었고, 언젠가는 꼭 갚아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 멕시코 축구팬들의 우리나라 대표단을 향한 단체 눈 찢기
지난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이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독일을 꺾자,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한 멕시코 축구팬들이 눈 찢기 세리머니를 소셜미디어에 남겼다. 대부분은 이를 ‘한국에 대한 감사 표시’로 알았다고 하지만, 잘 알다시피 눈 찢기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제스처. 십수 년간 러시아 대표팀을 지도하며 국제대회를 치른 부사토 코치가 문제의 세리머니를 “승리의 기쁨에 한 것이고, 상대를 비하할 의도가 없었다”라고 해명한 것은 매우 공허하게 들린다.

사진) 2021년 도쿄올림픽 탁구 국가대표팀으로 출전한 정영식 선수
스포츠 경기 해설자, 인종차별 발언으로 해고
2021년, 도쿄올림픽 중 경기 해설을 맡은 그리스 방송인이 생방송 도중 한국 선수를 두고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가 해고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공영 방송 ERT는 그리스 파타기오티스 지오니스와 대한민국 정영식 선수의 탁구 남자 단식 32강전 경기를 생중계했다. 경기 해설을 맡은 스포츠 기자 디모스테니스 카르미리스는 캐스터가 한국 선수의 기량을 평가해달라고 요청하자 “눈이 저렇게 작은데 공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어떻게 볼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는 동양인들 앞에서 ‘눈 찢기’ 행동을 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로, 동양인의 생김새를 조롱하는 명백한 인종차별적 발언. 그날, 그리스 SNS에는 카르미리스의 발언을 비판하는 글이 줄이어 올라왔다. 해당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방송국은 몇 시간 만에 성명을 내고 “인종차별적 논평은 공영 방송에 설 자리가 없다”라며 카르미리스와의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선수 또는 스태프 간 차별
실제로, 스포츠 경기에서 팬 차별 다음으로 많이 일어나는 인종차별 행태이다. 어떤 선수들이 특정 인종 또는 선수들과 같은 팀에 소속되기를 싫어하거나, 함께 경기하기를 기피 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백인선수가 흑인선수나 동양계 선수의 경기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다른 인종이라는 이유로 같은 팀에 소속되거나 같은 팀에서 경기하기를 꺼리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과거, 미국 일부 백인선수 중에는 흑인선수들을 고용한 팀에 소속되기를 꺼리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또한, 몇몇 흑인선수는 상대 팀 선수들에게 차별당했으며, 심지어 소속팀 선수들에게도 차별당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LA 다저스 시절의 박찬호
-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들은 인종차별 발언
박찬호 선수는 IMF로 힘든 시절을 보냈던 우리나라 국민에게 유일한 희망과 즐거움을 안겼던 인물이다. 한때, 박찬호가 LA다저스에서 활약할 당시, 상대 선수의 인종차별적 발언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 국민이 크게 격분하기도 했다.

사진)
기성용 선수를 향해 눈을 찢은 콜롬비아 에드윈 카르도나
- 2017년, 한국-콜롬비아 평가전에서 나온 인종차별
대한축구협회는 한국과 콜롬비아 평가전에서 기성용을 향해 눈을 찢으며 입을 벌린 콜롬비아 선수 ‘에드윈 카르도나’의 비신사적 행위와 관련해 콜롬비아 축구협회의 사과와 해당 선수의 징계를 요청했다. 카르도나는 콜롬비아 축구협회 SNS를 통해 누구도 비하할 목적이 없었다며, 오해를 일으켰다면 미안하다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했지만, 이로 인해 그는 FIFA로부터 5경기 출장정지를 받았다. 그리고, 부상이나 기량 하락 등이 없었음에도 러시아월드컵에 가지 못하게 됐다. 그는 콜롬비아 축구협회 유튜브 계정에 사과 영상을 올렸는데, 여기에서도 “나는 인종차별을 하지 않았으나 오해를 빚게 해서 미안하다”라며 인종차별을 부인했다.
- 한국 여자 대표팀을 향한 러시아 코치의 눈 찢기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019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끝난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대륙 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러시아에 2-3으로 역전패해 올림픽 직행 티켓을 놓쳤다. 정작 경기 후 화제가 된 건 러시아 수석코치의 몰상식한 행동이었다. 세르지오 부사토 러시아 수석코치는 경기가 러시아의 승리로 끝나자 ‘눈 찢기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대표적인 ‘동양인 비하 표현’이다.
-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중 나온 인종차별 발언
2019년 5월 말에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여자 선수들에 대해 타이거 우즈의 전 스윙코치로 유명한 ‘행크 헤이니’가 인종차별적 발언을 남겼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US여자오픈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들에 대해 “6명의 이름을 대지 못하겠다. ‘리’(Lee)는 한 무더기 있다. 미셸 위는 다쳤고, 나머지는 아무도 모르겠다”라고 발언했다. 이에 한국계 미국인 골퍼 미셸 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종차별과 성차별은 농담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당신이 부끄럽다”라고 비판했다. 유명 골퍼들과 관계자, 골프 팬들까지 비판에 합세하자 헤이니는 공식 사과문을 남겼다.
정말, 눈 찢기고 싶나?
스포츠 경기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전 세계적으로 오래전부터, 미국 유럽 등 프로스포츠 리그와 각종 국가 대항전에서는 다양한 인종차별과 차별적 관행이 존재했다. 흑인, 히스패닉계, 동양계 선수들에 대한 차별적 관행이 아직도 일어나는 실정이다. 스포츠 경기 중 발생한 인종차별 사례를 모아봤다.
by 이지영
Racism and Sports
미국의 흑인 차별
미국에서는 프로스포츠팀 구단주가 특정 지역 또는 그룹의 선수들에 대해 차별을 가했다. 경기능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동양계, 히스패닉계라는 이유만으로 구단에서 채용하기를 거부하거나 연봉을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일례로,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풋볼(Football), 대한민국에서는 ‘미식축구’라고 불리는 경기에서 1934년부터 1946년까지 프로 풋볼 경기에 흑인은 선수로 뛸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은 야구(Baseball)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때, 메이저리그(Major League Baseball)에서 흑인은 선수가 될 수 없었고, 흑인은 흑인들만의 야구 리그에서만 경기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이 1947년 재키 로빈슨(Jakie Robinson)이 브루클린 다저스(현재의 LA다저스)에 입단하고서 조금씩 바뀌었다. 재키 로빈슨은 극심한 인종차별에도 불구하고, 1947년에 신인왕에 올랐고, 1949년에는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재키 로빈슨의 이야기는 2013년에 <42>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참고로, 미국에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까지 흑인들에게 허용된 프로스포츠는 권투와 육상일 정도로, 과거 미국 프로스포츠의 인종차별은 극심했다.
사진)
재키 로빈슨(Jakie Robinson). 극심한 인종차별에도 불구하고 1947년에 신인왕에 올랐고, 1949년에는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인종 간 연봉차별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구단 또는 선수 차별의 영향으로 흑인, 동양계 등 소수인종 출신 선수들의 연봉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흔히, 고용차별로 부르는 이러한 상황은 어떤 선수가 다른 선수들과 동등한 경기능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동등한 고용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팬 차별
스포츠팬들이 특정 인종 또는 지역 선수들이 제공하는 스포츠 경기라는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다른 말로 소비자 차별이라고도 하는데, 팬(소비자) 차별은 차별이라 규정할 객관적인 근거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팬들에 의해 다양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팬 차별 여부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선수들의 경기능력이나 묘기, 인기도 등에 따라 팬들에 의한 수요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 즉, 수요 또는 선호와 차별은 다른 것이다. 따라서 스포츠 경기에서 팬들에 의한 차별적 행태를 보인다고 단정하기 위해서는 인종 혹은 민족적 요인이 팬들에 의해 부당하게 대우받거나 차별당한다고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경기장에서는 팬들에 의한 차별 또는 차별적 관행이 더욱 심화되는 추세이다. 사실, 유럽 프로 축구 리그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은 심각할 정도다. 요즘까지, 흑인 또는 동양계라는 이유로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팬들로부터 야유와 차별을 당하고 있다. 한때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했던 설기현 경남 FC 감독은 선수 시절, 경기 도중 관중석으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가끔 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사진)
관중석에서 날아온 바나나를 까먹고 있는 전 브라질 축구 선수 다니 알베스
- 스페인 프로 축구 리그(Liga de Fútbol Profesional, LFP) 중 벌어진 인종차별
2016년 4월, 스페인 프로 축구 리그에서 인종차별 사건이 일어났다. 바르셀로나 수비수 다니 알베스(Dani Alves)에게 한 관중이 바나나를 던진 것. 흔히, 노란색 바나나는 유색 인종을 비하할 때 사용한다. 그러나, 알베스는 관중이 던진 바나나를 먹고 경기를 뛰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의지를 보여준 것. 이 소식을 접한 많은 축구 스타들이 인종차별 반대에 참여했다. 유명한 브라질 축구 선수 ‘네이마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바나나를 먹는 모습을 올렸고,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이었던 ‘체사레 프란델리’도 같은 행동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이 바나나 먹기 캠페인에 동참했다. 알베스에게 바나나를 던진 관중은 평생 경기장 출입이 금지됐다. 사실, 스페인의 스포츠 전문지 AS에 따르면, 알베스와 네이마르가 관중의 인종차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경기 때 바나나가 날아오기를 기다렸다고 보도했다. AS는 ‘알베스와 네이마르가 에스파뇰과의 프리메라리가 원정경기에서 인종차별적 모독을 당하자 대책을 모의했다’라고 전하면서 ‘바나나가 필드에 날아들면 카메라 앞에서 까먹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을 벌이자고 했다’라는 내용을 덧붙였다.
사진) 손흥민 선수 뒤에서 눈 찢기 시전하고 있는 관중
- 토트넘 소속 손흥민 선수,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 당한 관중석의 인종차별
코너킥을 올리는 토트넘 손흥민의 뒤 편 관중석에서 상의를 벗은 채 서 있는 한 남성. 이 남성이 코너킥을 준비하러 걸어오는 손흥민을 향해 ‘눈 찢기’를 하는 듯한 사진이 SNS상에서 뒤늦게 논란이 되었다. 손흥민은 2022년 4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당시 상대 수비에 얼굴을 가격당했고, 이 반칙 때문에 맨유 카바니의 득점이 취소되자, 일부 팬들이 선 넘은 비난을 해 공식 조사와 사과가 이뤄진 바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수없이 인종차별을 경험했다는 손흥민은 “어릴 때 독일을 가서 인종차별도 많이 당하고 힘든 상황을 겪었고, 언젠가는 꼭 갚아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 멕시코 축구팬들의 우리나라 대표단을 향한 단체 눈 찢기
지난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이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독일을 꺾자,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한 멕시코 축구팬들이 눈 찢기 세리머니를 소셜미디어에 남겼다. 대부분은 이를 ‘한국에 대한 감사 표시’로 알았다고 하지만, 잘 알다시피 눈 찢기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제스처. 십수 년간 러시아 대표팀을 지도하며 국제대회를 치른 부사토 코치가 문제의 세리머니를 “승리의 기쁨에 한 것이고, 상대를 비하할 의도가 없었다”라고 해명한 것은 매우 공허하게 들린다.
사진) 2021년 도쿄올림픽 탁구 국가대표팀으로 출전한 정영식 선수
스포츠 경기 해설자, 인종차별 발언으로 해고
2021년, 도쿄올림픽 중 경기 해설을 맡은 그리스 방송인이 생방송 도중 한국 선수를 두고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가 해고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공영 방송 ERT는 그리스 파타기오티스 지오니스와 대한민국 정영식 선수의 탁구 남자 단식 32강전 경기를 생중계했다. 경기 해설을 맡은 스포츠 기자 디모스테니스 카르미리스는 캐스터가 한국 선수의 기량을 평가해달라고 요청하자 “눈이 저렇게 작은데 공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어떻게 볼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는 동양인들 앞에서 ‘눈 찢기’ 행동을 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로, 동양인의 생김새를 조롱하는 명백한 인종차별적 발언. 그날, 그리스 SNS에는 카르미리스의 발언을 비판하는 글이 줄이어 올라왔다. 해당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방송국은 몇 시간 만에 성명을 내고 “인종차별적 논평은 공영 방송에 설 자리가 없다”라며 카르미리스와의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선수 또는 스태프 간 차별
실제로, 스포츠 경기에서 팬 차별 다음으로 많이 일어나는 인종차별 행태이다. 어떤 선수들이 특정 인종 또는 선수들과 같은 팀에 소속되기를 싫어하거나, 함께 경기하기를 기피 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백인선수가 흑인선수나 동양계 선수의 경기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다른 인종이라는 이유로 같은 팀에 소속되거나 같은 팀에서 경기하기를 꺼리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과거, 미국 일부 백인선수 중에는 흑인선수들을 고용한 팀에 소속되기를 꺼리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또한, 몇몇 흑인선수는 상대 팀 선수들에게 차별당했으며, 심지어 소속팀 선수들에게도 차별당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LA 다저스 시절의 박찬호
-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들은 인종차별 발언
박찬호 선수는 IMF로 힘든 시절을 보냈던 우리나라 국민에게 유일한 희망과 즐거움을 안겼던 인물이다. 한때, 박찬호가 LA다저스에서 활약할 당시, 상대 선수의 인종차별적 발언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 국민이 크게 격분하기도 했다.
사진)
기성용 선수를 향해 눈을 찢은 콜롬비아 에드윈 카르도나
- 2017년, 한국-콜롬비아 평가전에서 나온 인종차별
대한축구협회는 한국과 콜롬비아 평가전에서 기성용을 향해 눈을 찢으며 입을 벌린 콜롬비아 선수 ‘에드윈 카르도나’의 비신사적 행위와 관련해 콜롬비아 축구협회의 사과와 해당 선수의 징계를 요청했다. 카르도나는 콜롬비아 축구협회 SNS를 통해 누구도 비하할 목적이 없었다며, 오해를 일으켰다면 미안하다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했지만, 이로 인해 그는 FIFA로부터 5경기 출장정지를 받았다. 그리고, 부상이나 기량 하락 등이 없었음에도 러시아월드컵에 가지 못하게 됐다. 그는 콜롬비아 축구협회 유튜브 계정에 사과 영상을 올렸는데, 여기에서도 “나는 인종차별을 하지 않았으나 오해를 빚게 해서 미안하다”라며 인종차별을 부인했다.
- 한국 여자 대표팀을 향한 러시아 코치의 눈 찢기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019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끝난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대륙 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러시아에 2-3으로 역전패해 올림픽 직행 티켓을 놓쳤다. 정작 경기 후 화제가 된 건 러시아 수석코치의 몰상식한 행동이었다. 세르지오 부사토 러시아 수석코치는 경기가 러시아의 승리로 끝나자 ‘눈 찢기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대표적인 ‘동양인 비하 표현’이다.
-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중 나온 인종차별 발언
2019년 5월 말에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여자 선수들에 대해 타이거 우즈의 전 스윙코치로 유명한 ‘행크 헤이니’가 인종차별적 발언을 남겼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US여자오픈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들에 대해 “6명의 이름을 대지 못하겠다. ‘리’(Lee)는 한 무더기 있다. 미셸 위는 다쳤고, 나머지는 아무도 모르겠다”라고 발언했다. 이에 한국계 미국인 골퍼 미셸 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종차별과 성차별은 농담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당신이 부끄럽다”라고 비판했다. 유명 골퍼들과 관계자, 골프 팬들까지 비판에 합세하자 헤이니는 공식 사과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