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게 개냐?
세계의 ‘개’ 관련 욕설들
<왜 가만있는 개가지고 지랄들이야 개새끼들아!>
by 김현석

한국어
개
우리 선조 중에는 강형욱 같은 사람이 없었던 모양이다. 충성심 강하고, 순종적이기로는 세상 둘째가라면 서러운 게 견공인데 단어 자체로 행실이 형편없는 사람을 비속하게 이르는 말로 쓰였다. 또한 앞잡이 노릇을 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도 통한다. 그래서 견권이 많이 발전된 오늘날에는 개에게조차 ‘개’라는 표현 대신 ‘견공’, ‘반려견’, ‘강아지’를 주로 쓴다.
개 같다
우리 선조들은 개에 억하심정이라도 있었는지 사람을 지칭할 때뿐만 아니라 상황 자체를 놓고도 개를 인용해 욕을 했다. 어떤 대상이나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데가 있을 때 쓰는 표현이다. <개 같은 날의 오후>(1995)라는 영화도 유명하다.
개똥
‘개똥도 모른다’, ‘개똥도 없다’라는 표현을 들어봤을 것이다. 보잘것없거나, 매우 미천하거나, 엉터리인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 밖에도 재수가 없다거나, 불쾌한 상황 등에 많이 쓰이는 욕설이다.
개좆같다
욕설인 ‘개’와 ‘좆’을 합친 더블 콤비네이션 욕설이다. 개 같은 상황보다 더 개 같은 상황일 때, 개 같은 상황이면서도 좆같은 상황일 때, 혹은 진짜 ‘개좆’같은 상황일 때 쓰인다. 놀랍게도 표준국어 사전에 정식으로 등재되어 있는 표준어다.
개코
언제나 촉촉하고 사랑스러워 계속 만지고 싶은 개코지만, 국내에서는 별 볼 일 없이 하찮은 것을 경멸하며 속되게 부르는 말이다. ‘개코도 없는 놈’, ‘개코도 글러먹은 놈’ 등의 표현으로 주로 쓰인다. 냄새를 잘 맡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도 통한다.
개새끼
오천만 대한민국 국민이 애용하는 욕되시겠다. 인조가 민회빈 강 씨를 처벌할 때 이 욕을 했다고 기록돼 있을 정도다. 임금께서도 애용했던 국민 욕인 셈. 주로 남자에게 많이 쓰인다. 비슷한 말로는 ‘개자식’이 있다. 여자를 대상으로 할 때는 젠틀하게 ‘개 같은 년’이라고 풀어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어
犬(이누)/いぬころ(이누코로)
일본에서도 ‘개’ 자체를 욕으로 쓴다. 지위나 품위가 낮거나 남에게 굴복하는 사람을 일컬어 ‘~의 개’라는 식으로 표현한다. 자존심보다 복종을 선택해 어느 때나 아부를 하는 사람들이 마치 개처럼 느껴졌나 보다.
犬死(이누지)
직역하면 ‘개죽음’이라는 뜻이다. 국내와는 다르게 죽음 자체에 의미를 두기보다 무의미하고 허무한 것을 표현할 때 쓰이는 표현이다.
負け犬(마케이누)
직역하면 ‘패배한 개’라는 뜻으로서 대결이나 승부에서 진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다. 싸움에서 진 강아지가 꼬리를 내리고 겁먹은 모습에서 유래된 욕설이다.
犬畜生(이누치쿠쇼)
일본어로 ‘젠장’이라는 뜻을 가진 욕설 ‘치쿠쇼’와 개가 합쳐진 단어. 국어로 치환하자면 ‘씨발’에 개를 덧붙인 ‘개씨발’ 정도로 해석하면 되겠다.
영어
Bitch
‘썅년’ 혹은 ‘창년’이라는 뜻을 가진 욕설이다. 원단어의 뜻은 ‘암캐’다. 영미권에서도 개 자체를 욕설로 쓰는 셈. 이쯤 하면 전 세계에서 제일 만만한 동물이 개가 아닐까 싶다. 11세기부터 쓰여왔던 유서 깊은 욕설로, 원래는 ‘발정난 개년’ 정도의 심한 욕이었지만 현재는 미디어에서도 심심찮게 쓰일 정도로 욕설의 강도가 순화됐다.
Son of Bitch
‘bitch’는 ‘썅년’ 혹은 ‘창년’이라는 뜻을 가진 욕설이지만 원단어의 뜻은 ‘암캐’다. 따라서 ‘암캐의 자식’ 즉, 국내 욕설 ‘개새끼’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개새끼가 우리나라에서 자주 쓰이는 것처럼 미드나 영드, 영미권 영화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친근한(?) 욕설이다.
Dog Shit
한국의 ‘개똥’과 비슷한 뜻과 위치를 가진 단어다. 견주들의 의식과 행정 수준이 많이 발전된 오늘은 개똥 보기가 힘들지만 예전에는 거리에 하찮게 굴러다니는 게 개똥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밟고 불쾌해 했었으니 만국 공통으로 개똥이 욕으로 쓰이는 건 어쩌면 필연적일지도.
Mutt
원단어의 뜻은 개, 그중에서도 잡종인 개를 뜻한다. 즉, 똥개를 지칭하는 단어다. 이를 사람에 빗대어 욕설로 쓴 것이다. ‘천하의 잡놈이면서 개같은 놈이기도 한 새끼’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독일어
Hund(훈트)
게르만 민족에게도 개들이 많이 밑 보였나 보다. 평소에는 개라는 뜻으로 통하지만만 당연히 부정적인 뉘앙스로 사용하면 욕설이 돼버리는 마법같은 단어.
Hunden(훈덴)
암캐를 뜻한다. 역시나 독일에서도 ‘창년’, ‘걸레’ 정도의 상스러운 욕설로 통한다. 독일 여성에게 절대로 쓰는 일이 없도록 하자.
Hundesohn(훈데존)
암캐 + 아들이라는 뜻이다. 개의 아들 즉, ‘개새끼’, ‘Son of Bitch’ 정도의 욕설이다.
기타
電狗(띤까우) - 홍콩
번개 ‘전(電)’과 개 ‘구(狗)’가 합쳐진 단어다. 미친개를 뜻한다. 왜 앞에 번개 전 자가 붙는지 모르지만 천둥번개가 내리치면 미친 듯 짖거나 불안해하는 강아지들의 습성에서 유래된 욕설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볼 뿐이다.
쩌껀(chó con) - 베트남
베트남에서도 역시 만만한 건 개새끼였다. 쩌껀은 강아지를 뜻하는 단어이지만 열받는 상황에서는 ‘개새끼’라는 뜻의 욕설로 쓰인다. 실제로 ‘에라이! 이 강아지야!’ 같은 느낌이려나…
Anjing(안징) -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개를 일컫는 말이다. 역시 부정적인 뉘앙스로 쓰면 훌륭하고 찰진 욕이 된다. 부드럽게 말하면 ‘개’, 강하게 말하면 ‘개새끼!’가 되니 욕으로 쓸 게 아니라면 늘 웃으며 이야기하고, 채팅에서도 절대 느낌표를 찍지 말도록!
Chienne - 프랑스
스펠릿만 보면 얼핏 짱깨 관련 욕설 같아 보이지만 ‘시엔’이라고 읽으며 암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영미권의 ‘Bitch’와 일맥상통하는 욕설이다.
Сука - 러시아
암캐라는 뜻의 단어이며 역시 영어의 ‘Bitch’에 해당되는 러시아 욕이다. 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덕분에 밈으로 알려져 유명해진 욕설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된 욕설로는 ‘Суцка(쑤치카)’가 있으며 개새끼라는 뜻이다.
Perra(뻬르라) - 스페인
개를 뜻하는 스페인어 ‘Perro’의 여성형이다. 대략적으로 영어의 ‘Bitch’, 즉 암캐년을 뜻한다. 암캐는 뭘 그렇게 잘못한 걸까.
Σκύλα(스킬라) - 그리스
도대체 암캐에 대한 능욕은 어디까지인가. 암캐를 뜻하는 그리스어이며 역시 욕설로 쓰인다. 신들의 나라, 철학의 성지에서마저 암캐는 비이성적인 한낱 욕설에 불과한 것이다.
*크레이지 자이언트 23년 3월호에 실린기사 내용입니다.
만만한게 개냐?
세계의 ‘개’ 관련 욕설들
<왜 가만있는 개가지고 지랄들이야 개새끼들아!>
by 김현석
한국어
개
우리 선조 중에는 강형욱 같은 사람이 없었던 모양이다. 충성심 강하고, 순종적이기로는 세상 둘째가라면 서러운 게 견공인데 단어 자체로 행실이 형편없는 사람을 비속하게 이르는 말로 쓰였다. 또한 앞잡이 노릇을 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도 통한다. 그래서 견권이 많이 발전된 오늘날에는 개에게조차 ‘개’라는 표현 대신 ‘견공’, ‘반려견’, ‘강아지’를 주로 쓴다.
개 같다
우리 선조들은 개에 억하심정이라도 있었는지 사람을 지칭할 때뿐만 아니라 상황 자체를 놓고도 개를 인용해 욕을 했다. 어떤 대상이나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데가 있을 때 쓰는 표현이다. <개 같은 날의 오후>(1995)라는 영화도 유명하다.
개똥
‘개똥도 모른다’, ‘개똥도 없다’라는 표현을 들어봤을 것이다. 보잘것없거나, 매우 미천하거나, 엉터리인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 밖에도 재수가 없다거나, 불쾌한 상황 등에 많이 쓰이는 욕설이다.
개좆같다
욕설인 ‘개’와 ‘좆’을 합친 더블 콤비네이션 욕설이다. 개 같은 상황보다 더 개 같은 상황일 때, 개 같은 상황이면서도 좆같은 상황일 때, 혹은 진짜 ‘개좆’같은 상황일 때 쓰인다. 놀랍게도 표준국어 사전에 정식으로 등재되어 있는 표준어다.
개코
언제나 촉촉하고 사랑스러워 계속 만지고 싶은 개코지만, 국내에서는 별 볼 일 없이 하찮은 것을 경멸하며 속되게 부르는 말이다. ‘개코도 없는 놈’, ‘개코도 글러먹은 놈’ 등의 표현으로 주로 쓰인다. 냄새를 잘 맡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도 통한다.
개새끼
오천만 대한민국 국민이 애용하는 욕되시겠다. 인조가 민회빈 강 씨를 처벌할 때 이 욕을 했다고 기록돼 있을 정도다. 임금께서도 애용했던 국민 욕인 셈. 주로 남자에게 많이 쓰인다. 비슷한 말로는 ‘개자식’이 있다. 여자를 대상으로 할 때는 젠틀하게 ‘개 같은 년’이라고 풀어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어
犬(이누)/いぬころ(이누코로)
일본에서도 ‘개’ 자체를 욕으로 쓴다. 지위나 품위가 낮거나 남에게 굴복하는 사람을 일컬어 ‘~의 개’라는 식으로 표현한다. 자존심보다 복종을 선택해 어느 때나 아부를 하는 사람들이 마치 개처럼 느껴졌나 보다.
犬死(이누지)
직역하면 ‘개죽음’이라는 뜻이다. 국내와는 다르게 죽음 자체에 의미를 두기보다 무의미하고 허무한 것을 표현할 때 쓰이는 표현이다.
負け犬(마케이누)
직역하면 ‘패배한 개’라는 뜻으로서 대결이나 승부에서 진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다. 싸움에서 진 강아지가 꼬리를 내리고 겁먹은 모습에서 유래된 욕설이다.
犬畜生(이누치쿠쇼)
일본어로 ‘젠장’이라는 뜻을 가진 욕설 ‘치쿠쇼’와 개가 합쳐진 단어. 국어로 치환하자면 ‘씨발’에 개를 덧붙인 ‘개씨발’ 정도로 해석하면 되겠다.
영어
Bitch
‘썅년’ 혹은 ‘창년’이라는 뜻을 가진 욕설이다. 원단어의 뜻은 ‘암캐’다. 영미권에서도 개 자체를 욕설로 쓰는 셈. 이쯤 하면 전 세계에서 제일 만만한 동물이 개가 아닐까 싶다. 11세기부터 쓰여왔던 유서 깊은 욕설로, 원래는 ‘발정난 개년’ 정도의 심한 욕이었지만 현재는 미디어에서도 심심찮게 쓰일 정도로 욕설의 강도가 순화됐다.
Son of Bitch
‘bitch’는 ‘썅년’ 혹은 ‘창년’이라는 뜻을 가진 욕설이지만 원단어의 뜻은 ‘암캐’다. 따라서 ‘암캐의 자식’ 즉, 국내 욕설 ‘개새끼’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개새끼가 우리나라에서 자주 쓰이는 것처럼 미드나 영드, 영미권 영화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친근한(?) 욕설이다.
Dog Shit
한국의 ‘개똥’과 비슷한 뜻과 위치를 가진 단어다. 견주들의 의식과 행정 수준이 많이 발전된 오늘은 개똥 보기가 힘들지만 예전에는 거리에 하찮게 굴러다니는 게 개똥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밟고 불쾌해 했었으니 만국 공통으로 개똥이 욕으로 쓰이는 건 어쩌면 필연적일지도.
Mutt
원단어의 뜻은 개, 그중에서도 잡종인 개를 뜻한다. 즉, 똥개를 지칭하는 단어다. 이를 사람에 빗대어 욕설로 쓴 것이다. ‘천하의 잡놈이면서 개같은 놈이기도 한 새끼’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독일어
Hund(훈트)
게르만 민족에게도 개들이 많이 밑 보였나 보다. 평소에는 개라는 뜻으로 통하지만만 당연히 부정적인 뉘앙스로 사용하면 욕설이 돼버리는 마법같은 단어.
Hunden(훈덴)
암캐를 뜻한다. 역시나 독일에서도 ‘창년’, ‘걸레’ 정도의 상스러운 욕설로 통한다. 독일 여성에게 절대로 쓰는 일이 없도록 하자.
Hundesohn(훈데존)
암캐 + 아들이라는 뜻이다. 개의 아들 즉, ‘개새끼’, ‘Son of Bitch’ 정도의 욕설이다.
기타
電狗(띤까우) - 홍콩
번개 ‘전(電)’과 개 ‘구(狗)’가 합쳐진 단어다. 미친개를 뜻한다. 왜 앞에 번개 전 자가 붙는지 모르지만 천둥번개가 내리치면 미친 듯 짖거나 불안해하는 강아지들의 습성에서 유래된 욕설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볼 뿐이다.
쩌껀(chó con) - 베트남
베트남에서도 역시 만만한 건 개새끼였다. 쩌껀은 강아지를 뜻하는 단어이지만 열받는 상황에서는 ‘개새끼’라는 뜻의 욕설로 쓰인다. 실제로 ‘에라이! 이 강아지야!’ 같은 느낌이려나…
Anjing(안징) -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개를 일컫는 말이다. 역시 부정적인 뉘앙스로 쓰면 훌륭하고 찰진 욕이 된다. 부드럽게 말하면 ‘개’, 강하게 말하면 ‘개새끼!’가 되니 욕으로 쓸 게 아니라면 늘 웃으며 이야기하고, 채팅에서도 절대 느낌표를 찍지 말도록!
Chienne - 프랑스
스펠릿만 보면 얼핏 짱깨 관련 욕설 같아 보이지만 ‘시엔’이라고 읽으며 암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영미권의 ‘Bitch’와 일맥상통하는 욕설이다.
Сука - 러시아
암캐라는 뜻의 단어이며 역시 영어의 ‘Bitch’에 해당되는 러시아 욕이다. 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덕분에 밈으로 알려져 유명해진 욕설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된 욕설로는 ‘Суцка(쑤치카)’가 있으며 개새끼라는 뜻이다.
Perra(뻬르라) - 스페인
개를 뜻하는 스페인어 ‘Perro’의 여성형이다. 대략적으로 영어의 ‘Bitch’, 즉 암캐년을 뜻한다. 암캐는 뭘 그렇게 잘못한 걸까.
Σκύλα(스킬라) - 그리스
도대체 암캐에 대한 능욕은 어디까지인가. 암캐를 뜻하는 그리스어이며 역시 욕설로 쓰인다. 신들의 나라, 철학의 성지에서마저 암캐는 비이성적인 한낱 욕설에 불과한 것이다.
*크레이지 자이언트 23년 3월호에 실린기사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