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농사짓는 게임들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빼빼로 주면서 꽁냥 거릴 시간에 농사나 짓자.
여자는 몰라도 땀은 절대 우릴 배신하지 않으니까.
by karao kim
‘내가 원조다’
목장 이야기(Harvest Moon)
개발: 마벨러스
출시: 1996
플랫폼: SFC, GB, N64, PS, PS2, NDS, PSP, Wii, 3DS, NS, PC 등
농사짓는 게임의 대부 격인 작품이다. 1996년 슈퍼패미컴으로 첫 발매된 후 다양한 기종을 거치며 지금까지도 시리즈 발매가 이어지는 중이다. 제목 그대로 목장을 운영한다. 황무지를 개간하고, 농작물이나 가축을 길러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시간이 흐르고, 사계절이 존재하기 때문에 때에 맞춰 농사를 지어야 한다. 가내수공업으로 부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 마을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각종 기념일이나 축제에 참여하는 등 실제 농촌 생활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여캐와 결혼해 자식 농사도 지을 수 있다. 귀여운 캐릭터들,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구성이 농촌의 훈훈함을 더욱 증가시키며 도심 속 플레이어들을 힐링 시켜준다. 현실에서 이루기 어려운 귀농과 결혼의 꿈을 <목장 이야기>를 통해 이뤄보자.
‘내가 진짜 원조다!’
심팜(Sim Farm): 심시티의 시골 사촌
개발: 맥시스
출시: 1993
<심시티>로 재미를 본 맥시스는 세상 만물을 다 ‘심 시리즈’로 만들 기세로 게임을 제작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심팜>, 말 그대로 농장 경영 시뮬레이션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시골에서 논, 밭 매는 농사가 아니라 미국식 초대형 농장을 경영하는 게임. 수십 대의 트랙터와 비행기를 이용한 농약 살포 등 한국인의 정서와는 다소 맞지 않다. 하지만 부동산, 농작물 시세, 토양, 기후, 세금 등 맥시스 다운 디테일함 덕분에 농장 ‘경영’은 확실히 맛볼 수 있다.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귀농 현장’
스타듀 밸리(Stardew Valley)
개발: ConcernedApe
출시: 2016
플랫폼: PS4, PS5, PSVITA, XBOX ONE, XBOX SEIRES, NS, PC 등
<목장 이야기>에 영향을 받아 제작된 1인 제작 인디 게임이다. 그때문인지 <목장 이야기> 초기작을 연상시키는 2D 도트 그래픽으로 제작됐으며 덕분에 최적화도 좋아 저사양 컴퓨터에서도 잘 돌아간다. 각박한 도시 생활에 지친 주인공이, 지치고 힘들 때 열어보라던 할아버지의 편지를 읽고 귀농을 하는 것으로 게임이 시작된다. 시스템이나 구성은 <목장 이야기>와 별다를 것이 없지만, <스타듀밸리>는 마을 NPC와 교류하는 비중이 더 크고 디테일하다. 농장 경영도 하면서 심즈나, 미연시처럼 타인과 소통하고 연애, 나아가 결혼해서 육아까지 하는 등의 일상을 살아가게 된다. 또한 도트 그래픽이 주는 특유의 노스탤지어가 농촌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덕분에 어느 정도 차별화에 성공해 독자적인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플레이한 만큼 거둔다’
파밍 시뮬레이터
개발: GIANTS Software
출시: 2008
플랫폼: PS4, PS5, XBOX ONE, NS, PC 등
이름처럼 게임보다 시뮬레이션에 가깝다. 농사를 짓는 행위뿐만 아니라 장비를 구매해 운용하고, 농작물을 수확해 판매하고, 품앗이를 하며 푼돈도 벌고, 빚도 상환하는 등 매우 사실적인 농장 경영을 체험할 수 있다. 고로 빡세다. 트랙터, 콤바인, 수확기, 예초기 등등 각종 농업 장비들을 직접 운전해 농사를 지어야 한다. 장비는 구매하거나 대여하는데 70개가 넘는 농기구 브랜드와 약 250개의 실제 장비들이 등장해 리얼함을 더한다. 관리를 하지 않으면 성능이 저하되거나 고장 나기도 해 지속적인 관리와 운용이 필요하다. 자동 파밍이나 순간 이동 기능 따위는 없이 실시간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한 만큼, 아니 플레이한 만큼 수확하고 돈을 벌 수 있다. 따라서 나도 모르게 열심히 하게 된다. 게임을 했을 뿐인데 하루를 열심히 산듯한 뿌듯함이 밀려온다. 물론 현타도 좀 오지만… 목가적인 풍경을 바탕으로 유유자적 일하며 농사의 참맛을 느껴보자.
‘힘들지만 실제로 느껴지는 수확의 맛’
레알팜
개발: 네오게임즈
출시: 2012
플랫폼: 모바일
네오게임즈에서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농장 운영 게임. 2013년 코리아 모바일 어워드 2013 베스트 앱 부분에서 최종 수상했다. IMF 때문에 토종 종자들이 다국적 종자 기업에 판매된 사건을 모티브로 실제 농촌 현실의 어려움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서울대학교 원예학과 교수의 검수를 받는 등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 썼다. 덕분에 심어만 놓으면 알아서 잘 자라는 다른 게임들과 달리 물, 양분, 기온, 병충해 등을 신경 쓰며 꾸준히 관리를 해줘야 작물을 수확할 수 있다. 비가 많이 오거나, 가뭄이 들면 어쩔 수 없는 부분까지도 훌륭히 재현됐다. 무엇보다 게임 내 쿠폰을 모아 실제 작물로 바꿀 수 있다. 수확의 기쁨을 직접 맛볼 수 있는 셈. 물론 쿠폰 모으기는 쉽지 않다. 그마저도 농업을 잘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열심히 게임해서 농업인의 현실도 겪어보고, 효도도 좀 하고 그러자.
어쨌든 농사 짓는 게임
‘목장 이야기에 판타지를 심다’
룬 팩토리
<목장 이야기> 시리즈의 10주년 기념 프로젝트로 제작됐다. 시리즈의 첫 작품의 부제가 ‘신목장 이야기’인 것도 그 때문. 원작과 다른 점이라면 역시 RPG 요소를 추가했다는 점이다. 판타지 세계가 배경인 만큼 전투, 마법, 몬스터 등의 요소가 추가됐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농장 경영보다는 RPG 요소가 더 부각되어 완전히 독자적인 노선을 구축했다.
‘드래곤 퀘스트에 농사를 첨가하다’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드래곤 퀘스트>의 세계관과 스토리에 샌드박스를 구현해 훌륭한 평가와 함께 흥행에도 성공했다. 전투와 수집, 건물 짓기가 주요 틀이지만 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 농사 기술도 배우게 된다. 농기구를 직접 만들고, 땅을 경작해 수로를 만들고, 작물의 씨앗을 수집해 심고, 물을 주며 길러 농작물을 수확해 요리 재료나 음식, 혹은 기타 재료로 쓸 수 있다. 소소한 요소이지만 농사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다.
‘샌드박스 농사는 내가 먼저다!’
마인크래프트
샌드박스의 대표 게임인 <마인크래프트>에서도 당연히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일반적인 흙 블록에 괭이질을 해서 경작을 해 작물을 심고, 물이 없으면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등 많은 부분에서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시리즈에 영향을 줬다. 수확할 수 있는 농작물의 수와 제작 가능한 농기구, 그리고 농사법이 오리지널답게 훨씬 더 다양하다. 자유도가 높은 만큼 수많은 용자들이 거대한 자동 농장을 제작하기도 한다.
‘지구가 멸망해도 뮤트푸르트를 심겠다’
폴아웃 4
폴아웃 4에서 화제를 모았던 빌리징 시스템, 즉 마을을 꾸미고 발전시키는 활동 중에는 식량(농작물)을 직접 재배할 수 있는 농업도 포함되어 있다. 옥수수, 테이토, 당근, 호박, 수박, 뮤트푸르트 등을 직접 심어 키우고 재배해 식량으로 사용할 수 있다. NPC를 활용한 경작도 가능하다.
‘텃밭 농사라도?’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 허스파이어
스카이림의 하우징 DLC인 허스파이어 DLC를 통해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다. 농사라기보다 텃밭에 농작물을 심으면 어느 순간 자라고, 그것을 수확하기만 하면 된다. 현실의 텃밭보다도 난이도가 훨씬 낮고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그냥 심고, 수확한다는 점에서 농사라 쳐주기로 하자.
*크레이지 자이언트 21년 11월호에 실린 기사 내용입니다.
본격 농사짓는 게임들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빼빼로 주면서 꽁냥 거릴 시간에 농사나 짓자.
여자는 몰라도 땀은 절대 우릴 배신하지 않으니까.
by karao kim
‘내가 원조다’
목장 이야기(Harvest Moon)
개발: 마벨러스
출시: 1996
플랫폼: SFC, GB, N64, PS, PS2, NDS, PSP, Wii, 3DS, NS, PC 등
농사짓는 게임의 대부 격인 작품이다. 1996년 슈퍼패미컴으로 첫 발매된 후 다양한 기종을 거치며 지금까지도 시리즈 발매가 이어지는 중이다. 제목 그대로 목장을 운영한다. 황무지를 개간하고, 농작물이나 가축을 길러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시간이 흐르고, 사계절이 존재하기 때문에 때에 맞춰 농사를 지어야 한다. 가내수공업으로 부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 마을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각종 기념일이나 축제에 참여하는 등 실제 농촌 생활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여캐와 결혼해 자식 농사도 지을 수 있다. 귀여운 캐릭터들,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구성이 농촌의 훈훈함을 더욱 증가시키며 도심 속 플레이어들을 힐링 시켜준다. 현실에서 이루기 어려운 귀농과 결혼의 꿈을 <목장 이야기>를 통해 이뤄보자.
‘내가 진짜 원조다!’
심팜(Sim Farm): 심시티의 시골 사촌
개발: 맥시스
출시: 1993
<심시티>로 재미를 본 맥시스는 세상 만물을 다 ‘심 시리즈’로 만들 기세로 게임을 제작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심팜>, 말 그대로 농장 경영 시뮬레이션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시골에서 논, 밭 매는 농사가 아니라 미국식 초대형 농장을 경영하는 게임. 수십 대의 트랙터와 비행기를 이용한 농약 살포 등 한국인의 정서와는 다소 맞지 않다. 하지만 부동산, 농작물 시세, 토양, 기후, 세금 등 맥시스 다운 디테일함 덕분에 농장 ‘경영’은 확실히 맛볼 수 있다.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귀농 현장’
스타듀 밸리(Stardew Valley)
개발: ConcernedApe
출시: 2016
플랫폼: PS4, PS5, PSVITA, XBOX ONE, XBOX SEIRES, NS, PC 등
<목장 이야기>에 영향을 받아 제작된 1인 제작 인디 게임이다. 그때문인지 <목장 이야기> 초기작을 연상시키는 2D 도트 그래픽으로 제작됐으며 덕분에 최적화도 좋아 저사양 컴퓨터에서도 잘 돌아간다. 각박한 도시 생활에 지친 주인공이, 지치고 힘들 때 열어보라던 할아버지의 편지를 읽고 귀농을 하는 것으로 게임이 시작된다. 시스템이나 구성은 <목장 이야기>와 별다를 것이 없지만, <스타듀밸리>는 마을 NPC와 교류하는 비중이 더 크고 디테일하다. 농장 경영도 하면서 심즈나, 미연시처럼 타인과 소통하고 연애, 나아가 결혼해서 육아까지 하는 등의 일상을 살아가게 된다. 또한 도트 그래픽이 주는 특유의 노스탤지어가 농촌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덕분에 어느 정도 차별화에 성공해 독자적인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플레이한 만큼 거둔다’
파밍 시뮬레이터
개발: GIANTS Software
출시: 2008
플랫폼: PS4, PS5, XBOX ONE, NS, PC 등
이름처럼 게임보다 시뮬레이션에 가깝다. 농사를 짓는 행위뿐만 아니라 장비를 구매해 운용하고, 농작물을 수확해 판매하고, 품앗이를 하며 푼돈도 벌고, 빚도 상환하는 등 매우 사실적인 농장 경영을 체험할 수 있다. 고로 빡세다. 트랙터, 콤바인, 수확기, 예초기 등등 각종 농업 장비들을 직접 운전해 농사를 지어야 한다. 장비는 구매하거나 대여하는데 70개가 넘는 농기구 브랜드와 약 250개의 실제 장비들이 등장해 리얼함을 더한다. 관리를 하지 않으면 성능이 저하되거나 고장 나기도 해 지속적인 관리와 운용이 필요하다. 자동 파밍이나 순간 이동 기능 따위는 없이 실시간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한 만큼, 아니 플레이한 만큼 수확하고 돈을 벌 수 있다. 따라서 나도 모르게 열심히 하게 된다. 게임을 했을 뿐인데 하루를 열심히 산듯한 뿌듯함이 밀려온다. 물론 현타도 좀 오지만… 목가적인 풍경을 바탕으로 유유자적 일하며 농사의 참맛을 느껴보자.
‘힘들지만 실제로 느껴지는 수확의 맛’
레알팜
개발: 네오게임즈
출시: 2012
플랫폼: 모바일
네오게임즈에서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농장 운영 게임. 2013년 코리아 모바일 어워드 2013 베스트 앱 부분에서 최종 수상했다. IMF 때문에 토종 종자들이 다국적 종자 기업에 판매된 사건을 모티브로 실제 농촌 현실의 어려움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서울대학교 원예학과 교수의 검수를 받는 등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 썼다. 덕분에 심어만 놓으면 알아서 잘 자라는 다른 게임들과 달리 물, 양분, 기온, 병충해 등을 신경 쓰며 꾸준히 관리를 해줘야 작물을 수확할 수 있다. 비가 많이 오거나, 가뭄이 들면 어쩔 수 없는 부분까지도 훌륭히 재현됐다. 무엇보다 게임 내 쿠폰을 모아 실제 작물로 바꿀 수 있다. 수확의 기쁨을 직접 맛볼 수 있는 셈. 물론 쿠폰 모으기는 쉽지 않다. 그마저도 농업을 잘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열심히 게임해서 농업인의 현실도 겪어보고, 효도도 좀 하고 그러자.
어쨌든 농사 짓는 게임
‘목장 이야기에 판타지를 심다’
룬 팩토리
<목장 이야기> 시리즈의 10주년 기념 프로젝트로 제작됐다. 시리즈의 첫 작품의 부제가 ‘신목장 이야기’인 것도 그 때문. 원작과 다른 점이라면 역시 RPG 요소를 추가했다는 점이다. 판타지 세계가 배경인 만큼 전투, 마법, 몬스터 등의 요소가 추가됐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농장 경영보다는 RPG 요소가 더 부각되어 완전히 독자적인 노선을 구축했다.
‘드래곤 퀘스트에 농사를 첨가하다’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드래곤 퀘스트>의 세계관과 스토리에 샌드박스를 구현해 훌륭한 평가와 함께 흥행에도 성공했다. 전투와 수집, 건물 짓기가 주요 틀이지만 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 농사 기술도 배우게 된다. 농기구를 직접 만들고, 땅을 경작해 수로를 만들고, 작물의 씨앗을 수집해 심고, 물을 주며 길러 농작물을 수확해 요리 재료나 음식, 혹은 기타 재료로 쓸 수 있다. 소소한 요소이지만 농사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다.
‘샌드박스 농사는 내가 먼저다!’
마인크래프트
샌드박스의 대표 게임인 <마인크래프트>에서도 당연히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일반적인 흙 블록에 괭이질을 해서 경작을 해 작물을 심고, 물이 없으면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등 많은 부분에서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시리즈에 영향을 줬다. 수확할 수 있는 농작물의 수와 제작 가능한 농기구, 그리고 농사법이 오리지널답게 훨씬 더 다양하다. 자유도가 높은 만큼 수많은 용자들이 거대한 자동 농장을 제작하기도 한다.
‘지구가 멸망해도 뮤트푸르트를 심겠다’
폴아웃 4
폴아웃 4에서 화제를 모았던 빌리징 시스템, 즉 마을을 꾸미고 발전시키는 활동 중에는 식량(농작물)을 직접 재배할 수 있는 농업도 포함되어 있다. 옥수수, 테이토, 당근, 호박, 수박, 뮤트푸르트 등을 직접 심어 키우고 재배해 식량으로 사용할 수 있다. NPC를 활용한 경작도 가능하다.
‘텃밭 농사라도?’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 허스파이어
스카이림의 하우징 DLC인 허스파이어 DLC를 통해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다. 농사라기보다 텃밭에 농작물을 심으면 어느 순간 자라고, 그것을 수확하기만 하면 된다. 현실의 텃밭보다도 난이도가 훨씬 낮고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그냥 심고, 수확한다는 점에서 농사라 쳐주기로 하자.
*크레이지 자이언트 21년 11월호에 실린 기사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