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MOVIE]농염한 대사, 감질나는 표정

쏴~라있네! 

농염한 대사, 
감질나는 표정

<넷플릭스_영화소개>



달콤 쌉싸름한
청불 로맨틱 코미디  

넷플릭스를 잘 찾아보면 달달한 청불 로코들이 꽤 많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사실 이런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기보단 휴대전화 화면으로 보는 게 딱이다. 넓고 트인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보는 것보다는 개인적인 공간에서 혼자 낄낄대면서 보는 게 대사에 대한 집중이 잘 되고, 영상에 대한 몰입도도 더 좋다. 개봉했을 땐 시큰둥했지만 막상 보면 의외로 꿀잼을 선사하는 넷플릭스 18금 로맨스 코미디 영화들을 모았다.


감각적 로코의 정석

<나의 PS 파트너>

감독 변성현 | 주연 지성, 김아중, 신소율 | 러닝타임 114분 


현실감있고 트렌디한 연애담, 섹스에 대한 솔직하고 발칙한 접근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19금 폰스캔들이라는 자칫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설정이지만 위트 있는 연출과 유쾌한 연기로 묘한 설득력과 재미를 이끌어낸다. 네티즌들이 기대 이상의 로맨틱 코미디라며 제목 때문에 손해 본 영화로 꼽을 정도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지극히 현실적인 연애세태를 그려내면서도 차별화된 볼거리와 찰진 대사를 선사한다는 것. 여기에 지성과 김아중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커플 연기까지 더해졌다. 지성은 떠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다 충격적인 전화 한 통에 무장 해제되는 남자 현승 역을 맡아 사랑스러움과 섹시함을 동시에 선보인다. 김아중 역시 귀엽고 사랑스러운 연기는 물론, 남자의 로망을 자극하는 흰색 와이셔츠 차림에 하의실종 패션을 선보이는 등 아찔하고 섹시한 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는 시들해진 연인과의 관계회복을 위해 발칙한 이벤트를 준비한 윤정이 애인이 아닌 낯선 남자 현승에게 전화를 걸어버리면서 엮여버린 두 남녀의 솔직하고 대담한 19금 러브토크를 담는다. 수화기를 통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쉴 새 없이 오가는 현승과 윤정의 농도 짙은 대화는 듣는 이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고, 현승과 윤정의 친구들이 쏟아내는 연애와 섹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는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비속어를 남발하는 거친 독설과 본능에 충실한 돌직구 조언이 오가는 대사도 현실적이고 맛깔스럽다. 
특히 사이즈에 집착하는 남녀의 오묘한 심리와 콤플렉스, 오래 만날수록 줄어드는 성관계 횟수에 대한 분노, 새 것에 끌리는 남자와 비싼 것에 끌리는 여자의 숨길 수 없는 본능 등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차마 큰소리로 말하지 못했던 남녀의 진짜 심리를 알고 싶다면 이 영화를 꼭 보길. '이래서 사람들이 로코를 보는구나' 하게 될 거다.



TIP_넷플릭스에서 찾아본
지성 주연 영화

<명당>

천재 지관 박재상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지성은 몰락한 왕족 ‘흥선’으로 분해 진정성 있는 연기를 펼친다.


<좋은 친구들>

우발적인 사건으로 의리와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세 남자를 그린 범죄 드라마다.
 진실을 쫓는 남자 ‘현태’ 역을 맡은 지성은 급격한 심리 변화를 무게감있게 표현했다.



<혈의 누> 

외딴 섬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연쇄 살인 사건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 시대극이다. 
지성은 비밀을 품고 있는 캐릭터 ‘두호’역을 맡아 극의 반전을 주도한다.


찰진 말맛을 살린 어른 코미디

<바람 바람 바람>

감독 이병헌 | 
주연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 | 러닝타임 100분 


<극한직업>과 <스물>의 감독,  <과속스캔들>과 <써니> 각색자였던 이병헌 감독 특유의 찰진 말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성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능글맞은 대사가 현실 웃음을 유발한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도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다. 제목과 잘 어울리는 로케이션이 아닐 수 없다.  
스토리는 이렇다.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이성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신하균),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송지효)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이엘)가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상황이 꼬이게 된다는 것.  이병헌 감독은 사랑을 해도, 결혼을 해도 외로운 철부지 어른들의 이야기를 재치 넘치는 대사와 연출력으로 코믹하면서도 공감되도록 그려냈다. 이병헌 감독은 “인물들의 감정에 집중하며 영화를 만들었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관객들이 어떻게 느낄지 많은 고민을 하며 캐릭터의 관계를 만들어나갔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이병헌 감독은 뛰어난 스토리텔링은 물론이고 과감하고 새로운 연출력으로 캐릭터를 잘 잡는 연출자로 인정받아 왔다. 특히 단순한 웃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웃음 속에 현실적인 공감을 담는 코미디의 세계를 구축했다.
물론 <바람 바람 바람>은 덜 자란 청춘의 성장담을 유쾌하게 담아낸 작품인 <스물>처럼 그저 달달하기만 한 코미디는 아니다. 어른들을 위한 코미를 표방한 것이니 만큼 진한 여운을 담은 인생의 쓴맛이 좀 더 들어갔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모든 장르를 섭렵해 온 이성민이 새로운 연기 변신으로 재미와 여운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성민은 특유의 탁월한 연기력으로 능청스러운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다. 베테랑 배우 신하균의 새로운 연기를 보는 것도 재미 포인트다. 사실 이 영화는 큰 기대 없이 보는 게 오히려 낫다. 그저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 한다는 생각이 보길 권한다. 이병헌 감독의 영화는 그렇게 보는 게 정석이다.



TIP_ 넷플릭스에서 찾아본
이병헌 감독의 말맛 영화 

<극한직업>

많은 설명이 필요 없는 천만영화. 이병헌 감독의 전매특허 말맛 코미디다. 
이병헌 감독 특유의 촌철살인 대사에 마약치킨 위장창업 수사라는 기발한 소재와 설정까지 더한 코믹 수사극.


<스물> 

이병헌 감독의 입봉작. <스물> 시나리오는 제작 전부터 높은 완성도와 재치 넘치는 대사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 동갑내기인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의 연기와 호흡도 최상급.

<써니> 

이병헌 감독은 이 영화에서 각색을 맡아 맛깔나는 이야기를 선보였다. 
1980년대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면서 음악, 의상 등에 대한 복고 붐을 일으켰던 영화다. 



도발적이고 신선한 결혼 이야기

<아내가 결혼했다>

감독 정윤수 | 주연 손예진, 김주혁, 주상욱 | 러닝타임 119분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화제의 베스트셀러 <아내가 결혼했다>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박현욱 작가의 원작 자체가 오늘날 결혼제도의 통념에 문제를 제기하는 신선한 내용으로 발간 당시부터 숱한 논란과 이슈를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소설은 진정 일부일처제가 결혼제도의 완성이고,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평생을 거쳐 살아가야 한다는 우리의 통념이 옳은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이처럼 기존의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소재와 문제적 메시지를 유머러스하고 유쾌하게 풀어낸 소설 원작에, 세련된 영상미와 김주혁과 손예진의 연기 앙상블이 더해져 영화적 재미를 배가시킨다. 
<싱글즈>, <광식이 동생 광태> 등 로맨스 장르에서 평범함 속에 숨겨진 특별한 매력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해온 배우 김주혁은 또 다른 주인공 덕훈으로 분해 순정적이지만 소심하지 않고, 남성적이지만 결코 마초적이지 않은 연기로 현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보통남자의 현실적인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그의 도시적 세련미를 갖춘 로맨티스트 연기를 더 이상 볼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 영화에서 남편을 두고 또 한 번 결혼을 하겠다고 선언한 주인공 인아 역의 손예진은 그간 꾸준히 지녀왔던 청순가련의 이미지를 벗어나 도발적인 매력으로 연기를 확장시켰다. 그녀는 여성과 남성의 성역할과 성지위가 달라지고, 일부일처제의 고정관념이 흔들리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대표하는 인아라는 캐릭터를 특유의 팔색조 연기로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한편 이 영화는 축구 영화로 소개되기도 한다. 원작 소설에서 축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축구 소설로 불리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영화에서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진행을 위해서 비중이 많이 줄었다. 물론 영화에서도 축구는 남녀 주인공 덕훈과 인아의 어긋난 감정과 상황을 반전시키고 다시 이어지게 하는 역할로 충분히 활용된다. 축구광이라면 꼭 봐야할 소설과 영화다.




TIP_ 넷플릭스에서 찾아본
김주혁 주연 영화 

<비밀은 없다>

김주혁과 손예진이 <아내가 결혼했다> 이후 다시 호흡을 맞춘 영화.
선거를 보름 앞둔 정치인 부부에게 딸의 실종이라는 엄청난 사건이 벌어진다. 잔잔한 스릴과 반전이 포인트.


<방자전> 

은근한 에로티시즘, 유머 코드로 사극의 고루함을 과감히 탈피한 시대극의 수작.
첫 사극 연기에 도전한 김주혁의 의뭉스러우면서 재기 넘치는 연기가 압권이다. 


<공조>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남북 최초로 공조수사를 펼친다는 내용. 
북한 범죄 조직의 리더인 차기성역으로 분한 김주혁은 강렬한 악역 연기를 선보인다.



 *크레이지 자이언트 2021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