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에 대한 21가지 사실

 버거에 대한

21가지 사실들


깊어가는 겨울 밤, 야식은 건강에 안 좋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몰라도 맛있지만 알면 더 맛있는 햄버거 이야기부터 파먹어보자!

by 이상주

 


1. 햄버거라는 이름이 독일의 도시 함부르크(Hamburg)에서 왔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함부르크 출신 미국 이주민의 요리 스타일에서 따왔다는 게 가장 흔한 설명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고기 패티의 빵 요리를 ‘버거’라고 부르는 것은 생각보다 부자연스럽다. 

독일어 지명 등에서 흔한 ‘burg’는 ’높은 곳‘이란 뜻의 단어에서 ’요새‘란 의미로 쓰였고, 이에서 함부르크라는 지명이 탄생했지만 우리는 이를 ‘햄(ham)’과‘버거(burger)’의 합성어처럼 생각한다. 

‘햄(ham)’은 식재료 햄을 지칭하는 것처럼, ‘버거(burger)’는 조리법을 지칭하는 것처럼 간주한다. 

그러나 버거에 들어가는 패티는 ‘햄’도 아니고(햄은 엄밀하게 말해서 돼지 뒷다리를 훈연한 음식이다), 버거는 조리법을 의미하지도 않았다!


2. 쇠고기 패티 같은 다짐육의 경우 익힘 정도가 매우 중요하다. 


고기가 크게 정형되어 나오는 스테이크는 오염에 비교적 강하지만, 패티 같은 다짐육은 공기에 닿는 표면적이 많고, 칼날에 의해 기타 세균들이 침투해서 번식할 가능이 높다. 

일반적인 고기 요리에선 표면에서만 번식하다가 조리 열에 의해 죽었을 균들도 칼날이 이곳저곳에 ‘묻혀’ 번식시킬 수 있다. 

가끔씩 뉴스에서 ‘햄버거병’으로 언급되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도 덜 익힌 패티에 번식한 균들로 생기는 문제다. 

스테이크 등의 덩이 고기는 세균이 표면에서만 번식하고 구울 때 조리열로 표면 세균들이 사멸하지만 다짐육 요리에선 이 과정이 녹록치 않은 셈이다. 

때문에 미국 농림부는 다짐육의 내부 온도를 섭씨 80도에 가깝게 익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니 식감이 불쾌할 정도로 패티가 덜 익어서 나오거나 찝찝하다면 언제든지 패티를 바짝 익혀달라고 주문하자. 

식도락을 위해서 건강을 거는 일은 없도록 하자.


3. 왜 프렌치프라이가 햄버거에 세트로 나오게 되었는지 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누가 가장 먼저 이 ‘세트’를 만들어냈는지는 알 수 있다. 


최초로 버거와 감자튀김을 같이 제공한 곳은 세계 최초의 패스트푸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프랜차이즈 음식점 ‘화이트캐슬(White Castle)’이다. 

화이트캐슬은 조리부터 유통에 이르기까지 현대 패스트푸드 체인점의 기본 구조를 만든 브랜드이다. 

이들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돌아온 군인들을 위해 프렌치프라이를 버거와 함께 제공했다.


4. 버거가 서빙되는 방식만 봐도,

그 음식점이 버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버거가 종이에 반쯤 싸여서 바로 손으로 쥐고 먹을 수 있게 나오는가? 

아니면 포크와 나이프랑 함께 접시 위에 예쁘게 올라와 있는가? 

전자는 ‘버거라는 건 손으로 쥐고 베어 물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자기네 버거를 좀 더 격식 있는 음식으로 대우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버거 재료를 하나하나 따로 먹어도 맛있다는 자신감의 표명일 수도 있다. 

혹은 버거의 내용물을 끝없이 쌓아서 나이프와 포크로 직접 해체해서 먹지 않으면 손도 댈 수 없는 경우도 왕왕 있다. 

어느 쪽이 옳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나는 역시 ‘버거는 손으로 잡고 크게 한입씩’ 먹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물론, 소개팅 식사자리로 가게 된다면 포크와 나이프로 서빙되는 가게에 가자. (그렇다고 소개팅 자리에서 햄버거를 먹으러 가자는 남자가 되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5. 종이에 둘둘 싸여 나오는 버거 체인점의 경우, 종이를 다 벗겨내지 않아도 쉽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먹기 편한 만큼만 버거를 잡고 종이가 마주 접히는 방향의 수직으로 찢어내는 것이다. 

그러면 포장지에 싸여 있는 부분을 잡고 종이가 찢겨 나간 부분만 먹을 수 있다. 

포장지가 내용물이 새는 걸 막아줘서 손에 소스나 기름이 묻을 일도 적고, 재료가 흐트러질 일도 방지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버거킹과 롯데리아에선 거의 통하나, 맥도날드처럼 포장지가 질긴 곳에서는 쓰기 힘들 수도 있다는 사실은 말해두어야겠다.


6. 미국에서는 치킨버거를 버거라고 부르지 않는다. 

버거는 거의 쇠고기 패티를 활용한 음식에만 쓰이고, 생긴 게 거의 비슷하더라도 치킨 패티를 쓰면 버거가 아닌 샌드위치라고 불린다. 


KFC 미국 사이트를 들어가면 버거란 말은 코빼기도 안 보이고, 샌드위치라는 말만 쓴다.


7. 버거와 음료, 프라이 등이 함께 나올 때 쓰는 말인 ‘세트’는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주로 쓰는 표현이다. 

미국에서 단품은 ‘버거’ 혹은 ‘샌드위치’라고만 쓰이고, 음료나 프라이를 함께 제공할 때는 ‘콤보(combo)’ 혹은 ‘밀(meal)’이라고 표현한다. 

그래도 영어는 한국인 입장에서 이해하기에 쉬운 편. 

불어권에서 세트를 ‘메뉴(menu)’라고 한다. 

종업원이 계속 ‘메뉴?’라고만 물어볼 때 이를 모른다면 한국인은 계속 무슨 버거를 선택했는지만 반복해서 대답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8. 버거의 이모티콘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

대기업부터 시작해서 사용자들까지 온갖 신경전과 설전이 벌어진 적이 있다. 


이는 이모티콘에서 표현된 버거의 모양 때문에 그렇다. 

버거의 재료를 어떻게 쌓는가는 예전부터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달랐고 이게 핸드폰 회사의 디자이너들에 의해 ‘제멋대로(?)’ 그려져서 싸움이 일어났다. 

아래빵이 고기에서 나온 육즙과 기름에 의해 젖지 않도록 맨 밑에는 양상추를 한 장 깔고, 패티 위에는 치즈가 올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구글의 이모티콘은 치즈가 맨 밑층에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는 양상추가 맨 위에 있어서 논란이 생겼다. 

심지어 삼성은 빵과 치즈 사이에 양상추를 그려 넣어서 더 큰 ‘논란거리(?)’가 됐다. 

당시 출시한 핸드폰의 발열과 폭발 논란 때문에 ‘치즈가 폭발하지 않도록’ 가운데 양상추를 넣었다는 농담이 생겼을 정도. 

빵 – 패티 – 치즈 – 토마토가 순서대로 들어간 애플의 이모티콘이 정석인 것 같은데... 음... 자신은 없다.


9. 햄버거에 대한 가장 큰 미신은 ‘썩지 않는 햄버거’에 관한 것이다. 


다들 한 번쯤 ‘햄버거는 무슨무슨 보존제 때문에 한 달을 둬도 안 썩는대’라는 얘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당연히, 햄버거도 썩는다. 

가끔 부패하지 않고 건조되기만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은 모든 식재료에 해당하는 얘기다. 

고온건조한 환경에서는 세균이 번식하기 힘들어 수분 증발이 세균 번식보다 빨리 일어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이러한 경우를 제외하면 햄버거도 당연히 썩는다. 

햄버거라고 해서 특별한 보존제나 방부제가 사용되지는 않는다.


10. 의외로 햄버거는 ‘완전식품’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음식들 중 하나이다. 


물론 패스트푸드 버거의 경우 소스와 과한 간으로 인해 나트륨과 설탕 함량이 높아 건강식품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소스를 최소화하고 적당량의 소금 정도로만 간을 한다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과 동시에 일정량의 채소를 통해 섬유질과 무기질 또한 섭취할 수 있다. 

게다가 요새는 패스트푸드점에서도 채소를 추가하고 소스를 빼는 등의 옵션 선택이 꽤나 자유로워진 편이니, 이를 잘 활용한다면 햄버거로 빠르고 간편한 건강식을 즐길 수도 있다. 

물론 그 경우 프렌치프라이즈 등의 튀김류의 사이드메뉴를 샐러드 등으로 바꾸고, 음료는 그냥 물이나 제로콜라로 바꿔야 한다. 

기실, 요새는 햄버거보다 햄버거와 같이 먹게 되는 음료와 사이드 때문에 섭취 당분과 지방질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는 것을 잊지 말자.


11. 인터넷 검색만으로 버거집의 퀄리티와 가성비를 짐작하는 법 


우선 번의 색깔과 윤기를 이미지로 보고, 가능하다면 번을 어떻게 공수하는지도 확인하자. 

적절한 양의 버터와 계란, 설탕이 들어가서 잘 구워진 빵은 표면에 윤기가 강하고 색깔도 보기 좋은 짙은 갈색을 띤다. 

버거 가격이 평균 8,000원 정도인데 윤기 없이 모양만 그럴싸한 빵을 쓰는 곳은 가지 말자. 

아무리 패티가 좋더라도 빵이 너무 뻣뻣하거나 맛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12. 맥도날드 버거를 먹는 걸 걸려서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고 본국으로 송환된 국가대표 선수들이 있다.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때 인도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라힘 카말과 스노보드 선수 아마딥 거프릿은 맥도날드 버거를 사서 숙소에 왔다. 

그러나 인도는 소를 신성시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쇠고기 패티로 만든 버거는 이들에게 당연히 금기였다. 

두 선수는 남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화장실에서 몰래 버거를 먹었지만 결국 코치가 맥도날드 포장지를 발견해버렸다. 

코치는 이를 인도 총리에게 보고했고, 두 선수는 결국 올림픽 도중 본국으로 송환되었다.


13. 인터넷 검색만으로 버거집의 퀄리티와 가성비를 짐작하는 법 


들어가는 녹색잎 채소의 종류를 확인하자. 

무조건 로메인어야한다는 게 아니다. 

당연히 양상추일 수도 있다. 

그러나 11번과 마찬가지로, 가격대가 평균 8,000원선을 넘나드는 버거라면 억세고 허연 양상추가 볼륨을 가득 차지하는 게 그리 바람직해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맛과 향의 차이도 명확하다.


14. 근 50년 간 3만 개 이상의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사람이 존재한다. 


미국 위스콘신에 살고 있는 도널드 고스키는 2016년에 46년 동안 3만개의 맥도날드의 빅맥을 먹은것으로 1인 최다 빅맥 소비 기록을 갱신했다. 

그는 빅맥을 처음 먹기 시작하고부터 1년간 1,000개를 먹은 기록을 세웠고, 그 뒤로 식사의 대부분을 빅맥으로 해결해왔다. 

개수를 평균내보면 하루에 두 개씩은 꼬박꼬박 먹은 셈이다. 

그가 식습관을 갑자기 바꿨다는 얘기는 보이지 않았으니, 고스키 씨는 오늘도 빅맥을 먹었을 것 같다.


15. 롯데리아에서는 라이스버거와 라면버거를 만든 적이 있다. 


라이스버거는 버거번이 볶음밥으로, 라면버거는 번이 라면사리로 만들어졌었다. 

요새도 밥버거 프랜차이즈는 꽤 많이 있지만, 밥버거들이 삼각김밥의 바리에이션처럼 그냥 밥 사이에 반찬을 끼워 먹는 느낌이라면, 라이스버거와 라면버거는 밥번, 라면번 사이에 패티와 채소, 버거 소스가 들어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두 종 모두 사라졌다는 걸 보면, 그리 아쉬워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 것이다.


16. 버거를 집에서 만들기로 했다면 패티 이외의 부가적 재료에 너무 힘과 비용을 많이 쏟지 말자. 


이는 곧 서울 대학가 근처의 몇몇 버거집이 하고 있는 실수이기도 하다. 

좋은 번과 패티를 씀에도 불구하고 다른 채소들에도 너무 힘을 줘서 고기의 맛이 묻히기도 한다. 

종종 패티와 치즈 한 장만 들어간 버거보다 2,000~3,,000원이 비싼 풍성한 메뉴가 더 심심하게 느껴지는 건 이 때문이다. 

거의 모든 요리에서, 동물성 재료는 가장 소중히, 돋보이게 다뤄져야 한다. 

양파와 상추로 몇 겹을 쌓아버리면 아무리 좋은 한우 패티를 쓰더라도 특별하게 보이기 힘들다.


17. 버거용 패티는 계란을 넣어서도 반복적으로 치대서도 안 된다. 


패티에서 계란과 치댐의 역할은 다짐육을 한 덩어리로 뭉쳐주는 것이라서, 함박 스테이크용 패티에서 활용하면 고기가 다 바스러지는 것을 막아준다. 

그러나 계란을 넣고 익히면 패티가 훨씬 단단하고 드라이해지기 때문에 소스가 듬뿍 끼얹어지지 않는 버거에서는 식감을 망치기 쉽다. 

패티를 뒤집기 불편하다고 계란을 더하거나 반복적으로 치대는 일은 없도록 하자.


18. 이슬람 문화권의 맥도날드에서는 제품을 무슬림의 전통 식품위생법이라고 할 수 있는

‘할랄’ 방식으로 만들고 인도에서는 소고기 패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이것은 맥도날드의 세계화 전략 중 하나로, 각국 문화권과 식습관에 맞게 자신들의 메뉴를 개편하는 것이다.

인도에서는 소고기를 다를 수 없고,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무슬림과 채식주의자 또한 많아서 치킨 버거와 비건 메뉴들을 주로 다룬다고 한다.


19. 비건 버거는 꽤 흔한 채식 메뉴이다. 


버거는 재료 선택의 폭이 매우 넓기 때문. 

개인적으로 맛있는 비건 버거를 만들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패티’의 모양을 너무 무리해서 얻으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패티의 외형만을 너무 추구하다보면 뭉친 콩고기나 간 뿌리 채소 등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면 모양은 그럴듯해도 식감과 향을 모두 놓치기 십상이다. 

얇은 버섯류를 수분을 대부분 날릴 때까지 볶아서 향과 식감을 극대화하고 상추 위에 올려 흐트러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 최상의 형태 중 하나가 아닐까?


20. 가장 기억에 남는 버거 프랜차이즈의 마케팅 중 하나는,

버거킹의 “Whopper Sacrifice”다. 

지난 2009년, 버거킹은 페이스북에서 친구 열 명을 삭제하면 와퍼 하나를 주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와퍼 하나와 열 명의 SNS 친구를 저울질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이벤트앱을 활용하여 친구를 삭제하면 그 친구에게 페이스북에서 “당신은 버거 하나를 위해 희생되었습니다”라는 알림까지 전달되었다. 

본 기획은 페이스북의 반발과 그로 인한 연동 앱 삭제로 10일 만에 끝났지만, 8만 명이 23만 명의 친구를 삭제하는 ‘마케팅적 대성공(?)’을 이끌어내었다.


21. 마지막 하나, 버거를 집에서 만들어 먹어야겠다고 다짐했으면,

패티용 고기를 고를 때 그냥 다짐육보다는

지방이 많은 부위와 단백질 조직이 치밀한 부위를 섞어서 사자. 


정육점에서 살 때는 두 부위를 같이 갈아달라고 하는 것도 잊지 말고. 지방이 많은 부위만을 쓰면 패티가 쉽게 헤질뿐더러 느끼하기 쉽고, 육향이 강하고 근육이 치밀한 부위만 쓰면 너무 퍽퍽하기 십상이다. 

패티에 있어서 이상적인 단백질과 지방 비율은 8:2 정도라고 한다. 

부위에 대한 이해가 없어 고르기 힘들다면 정육점 사장님께 먹을 수 있는 비계를 조금 같이 갈아달라고 하는 것도 한 방법. 

본인 취향에 맞는다면 오리나 양 등 다른 고기를 섞어서 패티를 만들어보는 것도 특별한 맛의 비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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