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는여자 _ 안정미


 책쓰는여자, 
안정미

<독서의 계절, 읽지만 말고 써보기도 하자고>

by 김현석 photograph 김희제 model  안정미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고? 


뜨거웠던 기온이 떨어지고, 낙엽까지  떨어지기 시작하면 언론에서는 독서의 

계절이 왔다고 떠들어댄다. 덕분에 가을이 가장 책을 많이 읽는 계절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독서량이 가장 적은 계절이 바로 가을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 해를 시작하는 1월 도서 대출량이 가장 많았다.


여름 방학 시즌인 8월과 7월이 그 뒤를 잇고, 3~5월까지가 그다음으로 도서 

대출량이 많다. 그다음은 12월, 6월, 2월 순이며 가장 도서 대출량이 적은 달은 

10월, 11월, 그리고 9월이다. 가을에 사람들이 책을 안 읽기 때문에 책 좀 

읽으라고 일부러 가을을 독서의 계절로 둔갑시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배신당한 기분이라고? 그래도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할 

명분은 충분히 있다. 뭐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긴 하지만…



가을은 책이 만들어지던 계절


종이가 발명되기 전, 중국에서는 대나무 죽간을 이용해 문자를 기록해 왔다. 이것을 엮어 하나의 

문서, 책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죽간이란 게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도 아니고, 봄에 심은 죽순을 

애지중지 키워 가을에 대나무를 수확을 해야 만들 수 있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책을 만들려면 

가을까지 기다려야 했던 거다. 1년에 책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계절이 가을이었으니 그만큼 특별할 

수밖에. 크레이지 자이언트를 비롯한 잡지와 책들이 매년 가을에만 발행된다고 생각해 보자. 그보다 

슬픈 일이 어디 있겠는가! 물론 요즘에는 365일 책이 나오는 세상이고, 글 읽기 보다 영상 보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지만…







일단 날씨가 죽이잖아!


가을이 독서의 계절인 이유 중 가장 보편적이고 친숙한 이유일 것이다. 

책 읽기 딱 좋은 날씨라는 것이다. 사실 가을에는 뭘 해도 좋을 날씨다. 

특히 야외 활동하기에는 더 좋다. 오히려 시원한 에어컨과 따뜻한 

히터로 무장할 수 있는 여름과 겨울이 실내에서 책 읽기 더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그 옛날 전기가 없고, 학문만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유일하고 고귀한 일인 시절 가을은 독서하기에 안성맞춤인 계절이었을 

것이다. 당나라의 대문호인 한유(768~824)는 아들에게 독서를 

권장하기 위해 ‘부독서성남’이라는 시를 지었는데 이런 구절이 나온다.





바야흐로 가을, 장마도 걷히고 

마을과 들판에 서늘한 바람 

이제 등불을 가까이할 수 있으니 

책을 펴 보는 것도 좋으리









크레이지 자이언트 

22년 11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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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호

#책쓰는여자 #안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