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꾼 우시지마

사채꾼 우시지마


허세부리지 마라. 욜로 인생 같은 것은 없다.

by 배두이


‘사채’ 私債

개인 사이의 금전 대차(貸借).


“나는 돈이 무섭다. 그리고 빌린 돈은 더 무섭다.” 

사람 위에 돈 있고 돈 아래 사람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할부, 저리, 빌린 돈, 언젠가 갚을 수 있다는 희망, 인생이 한 방이다. 그리고 사채…

돈을 빌려 행복을 살 수는 없다. 돈을 빌려 행복을 사는 것이 아니다. 지옥으로 가는 티켓을 사는 것이다.  한 방 인생을 산다는 것은 한 방에 나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 그것 또한 알았으면 좋겠다…


# 사채꾼 우시지마

일본에서 만들어 진 본격 사채 시뮬레이션 만화 사채꾼 우시지마는 참 뒤끝이 더러운 만화다. 그 여운이 지금껏 나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 만화를 볼 당시 나는 빚이 있었다. 지금도 빚이 있다. 충분히 감당 할 수 있는 빚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감당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만화가 나의 기억 속에 계속 남아 있는 것 같다.


작가는 마나베 쇼헤이. 내 기억으로 2004년부터 2019년까지 연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원씨아이에서 발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위가 높지는 않다. 하지만 19금이다. 내용 때문에 그런 듯 하다. 막장 인생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사채업자 그리고 그들과 엮이는 쓰레기들… 그리고 마약…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모두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많은 인간들이 나온다. 만화를 다 읽고 난 후 분명 당신은 자신을 돌아 보게 될 것이다. 아니면 당신 옆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던가… 내용은 제목 그대로다. 사채에 관련된 이야기다. 그 내용을 옴니버스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주인공은 우시지마다. 인생 한 방을 꿈꾸던 자들이 만나게 되는 끝판 주인공 사채꾼 우시지마… 15년이라는 기간동안 연재가 되었고 최근에 와서야 그 막을 내렸다. 


# 욜로인생 그리고 사채

사채를 쓰지 않고 행복한 인생을 사는 이는 많다. 그리고 무모한 인생을 사는 이도 많다. 그게 당신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물론, 아니겠지만… 만약 당신이 완벽하고 능력이 있는 멋진 직업을 가진 사람이면 당신은 사채와 만날 일이 없을 수도 있다. 뭐…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욕심을 자제하지 못하면 당신 또한 사채를 만날 확률은 크다. 세상에 매력적인 자동차, 집, 옷, 전자제품 그리고 여자들은 당신을 끊임없이 유혹하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이 당신을 그냥 두지 않는다

사채는 그런 욕심을 가진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언제든지… 당신도 사채꾼 우시지마의 채무자가 될 수 있다… 채무자… 그리고 사채…


# 만화와 현실

사채꾼 우시지마는 성인 만화다. 19금이라 해서 성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당신의 미스다. 다소 만화적 과장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현실적이다. 물론 사채꾼 우시지마가 인간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는 것은 비 현실적이다. 사채꾼은 만만하지 않다. 인간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공적 자금이겠지... 정부는 당신이 어떤 인간이던지 당신을 보호해줄 것이다. 하지만 사채는 당신에게 행복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런 만화적 과장이 있기는 하지만 사채꾼 우시지마는 12개월 할부로 명품을 구입하고 감당할 수 없는 차량을 구입하는 인간들에게 있어서는 과장이 아닐 것이다. 곧 현실이 될 것이다. 그런 인간들의 암울한 현실을 보여주기 위해 만화가 표현할 수 있는 범위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접근했다. 


그런 덕분에 독자가 받는 충격과 공포는 받아 들이기 힘들 정도로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 그래서 매력적인 만화일 수도 있다. 만화에서 다루고 있는 에피소드는 생각보다 충격적이다. 돈을 받기 위해 발생하는 육체적인 폭력, 채무 때문에 발생하는 지옥 같은 상황 그런 내용들을 겁나 어둡게 표현했다.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인간들을 위해서 조용히 간결명료하게 정리했다. "사채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을… 


# 허세, 탐욕, 지랄

현실적인 사람은 사채를 빌릴 일도 없다. 그래서 무너질 일도 없다. 하지만 허영으로 다져진 인간들은 곧 사채로 몰락할 것이다. 탐욕, 허영 같은 인간들을 중심으로 다룬 스토리는 월급 200에 벤츠를 몰고 있는 인간들의 미래 모습이다.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사채업자인 주인공 우시지마 카오루 같은 사람이다. 법망을 교묘히 피해 파놓은 함정으로 계획 없는 인생에 인생은 한 번이라며 자신의 능력 이상의 인생을 살고자 발버둥 치고 있는 인간들은 곧 악질 사채업자를 만나게 될 것이다. 왜냐고? 사람은 끼리끼리다. 은행이 돈을 빌려주는 사람과 사채업자가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다르다. 당신이 만약 은행직원을 만날 수 없고 사채업자를 만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양아치는 양아치끼리… 만나는 것이다. 주인공에게 사채를 빌리는 사람 중에 착한 채무자는 없다. 그 놈이 그 놈이다. 채무자와 사채업자 우시지마… 선과 악이 만나는 이분법 구도가 아니다. 그냥 악과 더 악한 놈이 만난 이야기다. 사채를 손댄 인간들…과 우시지마의 이야기일 뿐이다.


채무자를 괴롭히는 우시지마…  우시지마에게 돈을 빌린 채무자… 누가 더 나쁜 놈일까? 능력보다 허영을 노력보다 한 방을 솔직보다는 거짓으로 똘똘 뭉친 채무자들과 우시지마는 필연이지 않을까? 최소한의 노력도 없이 나라의 복지에 빨대 꽂고, 남에게 빨대 꽂고 이유없이 남을 비난하는 인간들… 술, 여자, 도박 그리고 카드 빚에 시달리는 인생들이다..

# 그리고 주인공 사채업자 

주인공 우시지마는 채무자에게 우월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자신보다 더 하류인생들을 통해 부를 축적하지만 삼류 악당은 아니다. 양아치들이 갖고 있는 감정팔이도 없다. 사채업은 범죄지만 주인공에게 있어 직업일 뿐이다. 불빛이 있으면 날아오는 그런 불나방들과 불빛일 뿐이다. 그냥 자신의 직업에 충실을 다하는 인간일 뿐이다. 자신을 쓰레기로 비웃는 쓰레기에게 너희가 있으니 내가 있을 뿐이라는 듯 응수만 할뿐…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할뿐인 사채업자 우시지마… 


한 방 인생을 꿈꾸는 자들의 욕망과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사채업자 우시지마는 어쩌면 무모한 삶을 꿈꾸고 있는 인간들이라면 언젠가는 만나게 될 인간군상일 것이다. 


쩐의 전쟁이라는 드라마를 예전에 본 적이 있다. 우시지마에 비해 감정을 가진 인간의 모습을 가진 그런 사채업자… 그것이 비현실적인 사채업자이고 우시지마는 현실에서 욜로 인생들이 만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모습을 갖추고 있는 사채업자이다. 막장 인생들의 그 끝에는 항상 사채업자가 저승사자보다 먼저 당신이 만나게 될 것이다. 인생은 욜로가 아니다. 부디 욜로를 꿈꾸는 자들에게 좋은 만화가 되었으면 한다…. 사채업자 되라는 말은 더욱 더 아니긴 한데… 그냥 이 참에 나도 사채업…자를… 꿈꾸는 것도 나쁘지 않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