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천화백검–참(斬)

천화백검–참(斬)


새로운 게임은 아니다.

일본 본섭은 무려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년이나 지났고,

한섭 역시 얼마 전에 1주년 이벤트를 진행했을 정도로 안정기에 들어선 게임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홍보가 워낙 적어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고, 일본에서도 그다지 화제를 끈 게임은 아니다.

그 흔한 배너광고 한번 본 적 없는 소위 ‘듣보’게임이었을 정도로 해당 게임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

대체 어떻게 3년이나 살아남았는지 궁금해져서, 에디터가 한번 잡아보았다.

by 청익


보통 모바일게임이면 공식 위키 하나, 유저들이 만드는 비공식 위키 두어 개(wikiwiki나 wikiru 등)는 존재한다. 여기에 전문적으로 게임 공략을 올리는 Gamewith나 Appmedia 등을 합쳐서 7~10개 정도의 정보수집 채널이 있게 마련인데 이 게임은 달랐다. 카도카와/DeNA에서 3년이나 서비스해 왔는데 공식위키 하나, 유저위키 둘이 전부다. 뭔가 특장점이 있으니 3년이나 버텼겠지만,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선 막막했다. 리세마라는 필요한지, 어떤 캐릭터를 들고 시작해야 하는지, 플레이스타일은 어떤 것이 적합한지 어느 정도 밑조사를 하고 시작하는 스타일이기에 정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상황은 꽤나 당황스러웠다. 얼마 전에 캐릭터 평준화가 진행되었고, UR이건 SR이건 육성만 하면 결국 플레이어의 기량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는 글을 보고 과감히 리세마라 없이 시작했다.

시작한 건 좋은데, 튜토리얼이 매우 부족했다. 간단한 캐릭터 조작설명과 육성 방법을 설명하고, 육성에 필요한 재료를 어디서 얻는지, 무얼 해야 하는지, 각 캐릭터의 특성은 어떤지 등 아무런 정보가 주어지지 않고 5분 만에 튜토리얼이 끝났다. 심지어 나중에 알고 보니 각 캐릭터별로 숨겨진 특수행동이 있는데, 게임 내에서는 그에 대한 설명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이거 해도 너무한 거 아니요! 정말 놀랍게도 한 줄 설명이 다섯 번 나오고 튜토리얼이 끝난다. 어쩌면 리세마라하기는 좋겠다.

일단 손에 잡히는 대로 메인스토리를 진행하고, 진행 중인 이벤트를 따라가고, 공투 컨텐츠를 진행했다. 국내 커뮤니티 중에선 디씨 천화백검갤이 활성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기존 플레이어가 신규 유저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확히 잘 꽂아주는 편이었고, 일본 위키는 정보 자체를 찾아보기는 까다로웠지만 꽤 방대한 정보가 등록되어 있었고, 천화백검 스레드에는 생각 외로 깊이 있는 분석 내용도 있어 곧잘 따라잡을 수 있었다. 적응을 좀 하니, 이 게임의 장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공식의 이상과 실제는 다르다

제작사에서 개발한 플레이 스타일은 ‘5시간에 한번쯤, 10~20분 플레이’로 보인다. 과금 상품이 스태미나 회복과 뽑기를 제외하고는 존재하지 않으며, 스태미나 회복 상품의 과금효율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라 ‘웬만하면 돈 쓰지 말고 자연회복으로 느긋하게 플레이하세요’하는 제작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실제로도 초반 팁 화면에 잠깐 그런 대사가 보이기도 하고. 초반에는 회복 아이템 수급처도 없을뿐더러, 회복 아이템이 현재 최대 스태미나의 50%, 20% 등으로 최대 스태미나가 낮을수록 효율이 나빠지는 구조라 무턱대고 쓰자니 기분이 묘하다.

플레이어 레벨 100, 즉 스태미너 총량이 100이 되는 시점에서 게임이 완전히 바뀐다. 회복약으로 회복하는 양이 20/50이 되며, 캐릭터 호감도작으로 얻는 회복약 기대치가 소모량을 넘어서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 시점부터 갑자기 회복약이 몇십 개씩 쌓이기 시작하고, 게임 내 재화인 동전뽑기로 SR은 모두 뽑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캐릭터들만 호감도를 올려도 대략 회복약이 800~1200개 가량 쌓인다.

매달 이벤트로 배포하는 회복약도 있어, 갑자기 ‘시간마다 플레이하는 게임’이 ‘시간 날 때 전력으로 달릴 수 있는 게임’이 된다. 이쯤 되면 캐릭터 육성 상황도 충분히 따라오고, 대략 1달쯤 시간이 지나 UR캐릭터 하나는 최대 단계의 한계돌파+육성을 끝마치게 되어 웬만한 컨텐츠는 모두 플레이할 수 있게 되어 30일간 고통 받으며 육성했던 기억은 먼 옛날이야기가 된다. 슬슬 육성이 끝나는 캐릭터들이 쌓이니 육성에 필요한 재화들도 여유가 생긴다. 이 시점부터 ‘키워야 할 캐릭터’가 아닌 ‘키워보고 싶던 캐릭터’를 만져볼 수 있게 되고, 하루 플레이시간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본 궤도에 오른다. 사실상 튜토리얼이 한 달인 셈이다.

플레이 가능한 시간이 늘어나긴 했어도 어딘가의 고전장 게임처럼 죽자고 붙들고 있지 않아도 된다. 매 이벤트는 물약 풀 러쉬로 달릴 경우 24시간 안에 이벤트 종료가 가능한 수준으로 설정되어 있고, 보통 이벤트 기간은 15일 정도로 시간도 매우 넉넉해서, 페이스 조절을 한다면 하루 물약 2~3개 정도면 기간 안에 모든 보상을 받을 수 있을 정도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40레벨 UR캐릭터+이벤트 배포UR장비 1~2개 정도면 풀 오토로 무난히 던전을 돌아대니 유저가 할 일도 별로 없어 보이지만, ‘일부 특수한 고난이도 컨텐츠’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몇몇 토벌전 지옥급 난이도, 공투 등은 손컨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며, 특히 토벌전 지옥급은 플레이할수록 난이도가 끝없이 증가하는 컨텐츠라 플레이어의 도전정신을 충족시켜 준다. 특별한 보상은 없지만 ‘지옥급 100층 도달’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면 칭호를 얻을 수 있으며, 일부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플레이어스킬 연마를 위해 200층, 300층씩 올라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뒷골목 노포에는 간판이 없다

홍보가 심각할 정도로 안 되어 있던 터라 사실 게임 시작 전에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대놓고 배너도배를 하고 TV광고를 하는 게임도 실상 잡아보면 한숨이 나오는 게임이 차고 넘치는 요즘 세상에 이정도로 자기 게임에 대한 PR이 없다는 건 불안요소가 되기에 충분한 것이다. 거기다 당시에는 꽤 흔했던 벨트스크롤 액션, 도검난무 이후로 부쩍 늘어난 일본도를 주제로 한 게임인 터라 뭐 하나 안심할 수 있는 소재가 없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괜히 3년간 버틴 게임이 아니다 싶었다.

현재 이 게임에 존재하는 캐릭터는 152명인데, 어느 캐릭터 하나 성우가 중복되는 캐릭터가 없다. 그렇다고 신입이나 무명 성우만 골라 쓰는 것도 아니고, 대다수가 웬만큼 경력이 있거나 한 성우들이다. 캐릭터가 워낙 많다 보니 캐릭터당 대사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지만, 캐릭터당 최소 20~30가지의 보이스가 달려 있는 터라 보이스 데이터만 2기가 가까이 된다. 캐릭터 레어리티가 SR/UR 두종류밖에 없으며, 육성의 난이도에 차이는 있지만 실 성능은 일부를 제외하면 스테이터스 적으로는 극적인 차이가 없으며, 일러스트에 들어간 힘도 UR과 SR이 그닥 차이가 없다. 개별 스토리 비중이나 메인/이벤트에서의 등장 빈도도 SR이라고 후달리는 게 아니다 보니 레어리티나 성능으로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조작성이나 애정으로 키우는 유저가 많다. 최종적으로는 장비 세팅만 끝나면 무슨 캐릭터를 굴리던 간에 비슷한 결과물이 나오다 보니 박탈감이 덜한 편이다.

액션 게임 치고 스토리의 볼륨도 상당한 편이고 각 캐릭터에 초점을 잘 맞춰 스토리의 질 또한 상당히 좋은 축에 속한다. 오로지 스토리만 보고 3년간 플레이하는 유저도 있을 정도다.

3년쯤 되다 보니 복각 이벤트/월간 이벤트가 누적이 되어 하루라도 이벤트가 빠지는 날이 없다. 육성 방향은 이벤트를 쭉 따라가고, 메인스토리 소모 스태미나가 절반인 기간에 바짝 메인을 미는 식으로 플레이하면 가장 효율이 좋으며, 초반에는 이벤트 장비가 소중하다보니 이벤트만 쭉 따라가다 보면 어느 정도 기반이 갖추어진다. 이후에는 앵화석(다른 게임의 쥬얼에 해당한다)을 꾸준히 모아 뽑기로 장비나 캐릭터 풀을 늘리다보면 끝난다. 리세마라가 필요치는 않지만, 굳이 한다면 특정 장비를 일정 수 이상 확보하고 플레이하면 더할 나위가 없다.

이벤트의 종류는 5가지 정도가 있고, 복각과 신규 이벤트가 쉴 새 없이 몰아치니 신규 유입 유저는 사실상 이벤트만 따라가다 보면 튜토리얼이 끝난다)

이래저래 이상할 정도로 유저친화적인 게임 같지만, 가장 중요한 위치에 서 있는 뽑기의 확률이 발목을 잡는다. 캐릭터와 장비가 동시에 배출되다 보니 확률이 바닥을 치고, 특히나 픽업이 없는 경우 원하는 캐릭터를 노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그나마 매달 말에 확률업이 돌아온다고는 하지만, 비확업시 UR확률 캐릭터 3% 장비 7%, 캐릭터 확업시 캐릭터 4.35% 장비 7%다 보니 전체 UR율은 높아보여도 캐릭터도 장비도 UR 수가 많다 보니 원하는 픽을 뽑기가 절망적으로 힘들다.

뽑기 가격은 11연 3천 엔으로 여타 게임과 비슷한지라 스텝업/확정픽업을 제외하면 효율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니, 주는 대로 키운다는 스탠스로 플레이하는 쪽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이다. 다만 매달 한번 1,800엔 정도를 과금하면 UR캐릭터 한계돌파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어 육성에 큰 도움이 되긴 하니, 헤비하게 과금하기엔 그다지 매력적이진 못해도 소과금으로 플레이하기엔 좋은 편이다.


오래 장사하는 집은 다 이유가 있다

사실 비주얼이나 조작성 등 그렇게 특출 난 게임은 아니라 첫인상으로 승부하는 게임은 아니었다. 요즘 시대에 2D 벨트스크롤이라니, 이미 음양사네 뭐네 하고 웨이브는 다 지나간 시장이고, 조작성의 한계로 새로운 게임성을 도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니 사실 죽은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에는 흔한 미디어믹스 목적으로 개발되어 크게 힘을 들이지 않은 게임이 아닌가 싶었는데, 플레이하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육성곡선이나 스토리, 음성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에 과할 정도로 충실하다 보니 일단 유저가 적응하고 난 뒤엔 벗어나기 힘든 매력을 느끼게 된다. 다만 오래 플레이하다보면 동기부여가 힘든 구조라 3년쯤 플레이한 유저는 대체로 지치는 경우가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게임 개발 측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긴 한데... 장수하는 게임은 다들 안고 있는 문제다 보니 어떻게 해결할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개발 측에서 적극적으로 프로듀서 레터 등을 이용하여 유저의 의견을 수용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게임 UI를 통째로 갈아엎을 정도로 여전히 개발의욕이 충만한 상태이다 보니 잘 풀리리라 본다.

사실 3년이라는 서비스 기간이 그다지 긴 편은 아니지만 6개월, 1년, 짧게는 30일만에도 서비스 종료하는 경우가 잦은 시장인데도 불구하고 별다른 홍보도 없이 조용히 3년을 서비스한다는 건 어려운 이야기다. 그 어려운 걸 해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손질 – 야릇해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도검의 손질 장면이다, 음, 도검이 되고 싶다.

호감도를 올리면 단계별로 캐릭터 일러스트가 변화한다. 아주 미미하게.


호감도를 올리면 단계별로 캐릭터 일러스트가 변화한다. 아주 미미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