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팅 앱 완전정복


 데이팅 완전정복

사랑 공식에도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by 김혜경

 

탕수육은 어떻게 먹는 게 진리일까? 

부먹파와 찍먹파가 진보와 보수만큼이나 치열하게 대립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점차 다양성을 존중하게 되면서 중립에 가까운 담먹(담가 먹기)파가 나타났고, 양쪽 진영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반반 그릇도 개발되었고, 최근 학계의 정설은 싸울 시간에 하나라도 더 ‘처먹’이 진리라는 것(!). 

연애도 마찬가지다. 

정말 연애가 고프다면,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배부른 소리부터 그만두자. 

앱 스토어에 ‘데이팅’을 검색하면 셀 수도 없는 만남의 창구가 당신을 기다린다. 

중간에 낀 주선자가 없으니 부담이 적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 추천은 고정관념이 있는 친구의 눈보다 정확할 수 있다. 

몇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어플 사용이 일반적이지 않았지만, 요즘은 어플로 만나 장기연애로 이어지는 케이스도 흔하다. 

물론 첫술에 배부르기가 쉽진 않을 거다.

이건 게임으로 따지면 맵이 바뀌는 상황이니까. 

새로운 맵을 빠르게 이해하는 자, 승기를 잡을지니.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내고 싶지 않다고?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크레이지자이언트가 준비한 튜토리얼은 읽고 가자.




Step 1. 본인의 스타일과 목적에 맞는 어플 선택하기

 


#글로벌하게 놀고 싶다면

#틴더


장점 

압도적인 이용자 수, 우리 집 멍멍이도 이해할 직관적인 UI/UX 디자인, 별도의 과금 없이 쉽게 인연을 찾을 수 있음

단점 

나에게는 ‘슈퍼라이크’인 그녀의 원오브뎀이 될 수 있음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대표적인 소셜 데이팅 앱. 

공식적으로는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관심사가 맞는 친구를 찾는 소셜 디스커버리 앱을 표방하고 있다. 

실제로 북미·유럽 쪽에서는 셀럽들도 애용하고, 안 해본 사람이 더 적을 정도로 대중화된 채널이다. (그래서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선수촌 주변에서 틴더를 켜면 난리가 났다.) 

그만큼 이용자 수가 절대적으로 많기에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해보면 알겠지만, 스와이프 화면을 띄워놓고 있으면 손가락이 알아서 움직인다.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으니 혹여나 아는 사람을 만나더라도 서로 민망함이 덜하다. 

이용자 수가 많다는 건 매칭 확률이 높다는 뜻도 되겠지?

외국인은 유학생 비중이 높은 편이고,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거나 업무상 방문한 모델들도 종종 보인다. 

유료 회원이 되면 패스포트라는 기술을 쓸 수 있게 되는데, 해외 어느 지역이든 우리 동네처럼 설정해서 사용할 수 있는 거다. 

그걸 어디에 쓰냐고? 여행지에서의 틴더는 색다른 즐거움이 된다. 

하지만 공항 도착해서 유심 바꾸고, 그제야 틴더 깔고 스와이프하기 시작하면 일정이 촉박하다. 

한국에서 미리 말을 터놓으면 가서 적어도 커피 한 잔은 하고 돌아오지 않겠어?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글램

장점 

편리한 등급제도, 신뢰도 높음

단점 

무료 유저일 경우 인내심이 조금 필요함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는 모 어플에 셀카를 등록해 가입 심사를 받고 점수를 인증하는 놀이가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탈락하면 탈락하는 대로 웃픈 이야깃거리가 되긴 했지만,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에서 아무나로 판정된 마음의 상처는 생각보다 오래갔을걸? 

그런 당신을 위해 ‘입뺀’ 걱정 없는 글램을 추천한다. 

현재 국내에 서비스되는 데이팅 어플 중에서 가장 활성화되어있으면서도 유저 풀이 넓은 앱 중 하나다. 

일정 시간 동안 이성에게 받는 프로필 평가를 기준으로 나의 티어가 정해지고, 동급인 사람들을 추천받게 된다. 

사진 몇 장 글 몇 줄로 나의 등급을 매긴다는 게 약간은 거부감이 들지만, 확실히 피로도가 덜하다. 

왜, 끼리끼리 만난다는 말도 있잖아. 

소개팅을 받을 때도 주선자가 속으로 나와 상대방의 끕(?)을 측정해서 어느 정도 비슷한 사람들끼리 짝지어주게 되어있다. 

그런 원리가 적용되었다고 보면 될 듯. 대화를 시작하려면 캐시가 필요한데, 5일에 한 번 무료 충전이 된다. 

말 한번 붙여보자고 돈을 쓰는 건 솔직히 부담스럽다. 

그래도 허위 계정과 매칭된 경우 100% 환불을 해주는 등 양심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 같으니, 느긋한 템포로 진짜 인연을 찾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좋을 듯!

 

#위피

장점 언제든지 인간과 따스한 정을 나눌 수 있음

단점 한정적인 연령대


신흥 강자 위피. 캐주얼한 동네 친구, 남사친·여사친을 만들 수 있는 앱으로 홍보를 해서인지 이용자들의 연령대가 여타 어플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은 감이 있다. 

가입을 하자마자 종교, 음주와 흡연 빈도, 성격, 취미, 이상형 등 질문 공세가 펼쳐진다. 

이건 뭐 100문 100답도 아니고 성가시긴 하지만, 그렇게 쌓인 데이터로 해주는 카테고리별 맞춤 추천이 나름대로 편리하다. 

국내 어플이 다 그렇듯 과금을 유도하는 면이 있기는 하나, 이성의 프로필을 심사하면 무료 캐시를 주는 방식이라 과금 없이도 일단 사용은 가능. 

위피의 핵심 기능은 심심할 때 이성과 가볍게 통화할 수 있는 보이스톡인데, 랜덤하게 연결이 되는 대신 무제한 무료다. 

통화가 끝나고 나면 상대방의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SNS처럼 이용할 수 있는 스토리, 실시간 단톡방 등 사람들과 소통하며 즐길 거리가 다채로운 편이다. 

타의 반 자의 반으로 술자리 올 출석하고 다니는 대학 새내기 바이브로 새로운 사람들과 알아가고 싶다면 추천.



Step 2. 매칭 확률을 높이는 프로필 작성법

 

이름

이름은 본명이나 영어 이름, 아니면 최소한 말이 되는 이름으로 설정하자. 프로필은 명함과도 같다. 심심해, 배고파, 구경 중... 이런 장난스러운 닉네임은 당신을 성의 없는 사람으로 각인시킬 수 있다.

 

사진

솔직히 제일 중요한 건 사진이다.

신원이 확인되는 사진이 한 장은 있어야겠지? 

우선 셀카 어플은 압수다. 

억울하면 진짜 ‘셀기꾼’이 되든가! 뜬금없이 발그레한 볼에 삐죽 내민 입술, 보정 때문에 시공간이 뒤틀리고 있는 셀카는 생기려던 호감도 소멸시킨다. 

과도한 생활감이 느껴지는 꽃무늬 벽지 배경 셀카는 제발 개인 소장하자. 

은은하게 컵라면 냄새가 풍겨오는 피씨방 배경도 마찬가지다.

 

요즘 대세는 남이 찍어준 사진. 

자연스러우면서도 본인의 매력 포인트가 드러나는 사진이 베스트다. 

정면이 자신 없다면 옆모습이나 뒷모습도 괜찮다. 

어필하고 싶은 부분이 돋보이는 사진을 첫 장으로 한다. 

가령 손이 예쁘면 셔츠 소매를 살짝 걷어 올린 모습이라든지. 단 얼굴을 너무 가리려고 하는 느낌이면 신뢰감이 떨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뒷모습만 계속 올리거나 선글라스를 쓴 사진만 몇 장씩 올리는 건 비추. 

각도와 구도를 활용해 티 안 나게 단점을 보완하자. 

스타일과 전체적인 느낌을 알 수 있는 전신 샷도 좋다. 패션에 자신이 없다면 믿어볼 건 수트빨이다. 

수트 입은 남자는 일단 단정하기 때문에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거.

 

데이팅 앱 유저들은 라이프 스타일을 알 수 있는 사진을 선호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전시회, 서핑, 개 산책... 모두 좋은 소재다. 

특히 여자들은 사진에서 생각보다 많은 걸 읽어낸다. 

아무리 몸이 좋은 남자라도 빤스만 입은 사진을 프로필에 걸어두면 한없이 가벼워 보여 별로다. 

꼭 내가 나온 사진만 올릴 필요는 없다. 

취향과 관심사를 보여줄 수 있고, 이성에게 어필할 만한 사진이 있다면 무엇이든 좋다. 

키우는 강아지나 고양이 사진은 대화의 치트키!

 

자기소개

사진에서 느낌이 오면 그 후에 읽어보는 게 자기소개다. 

서류전형 통과하고 보는 면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면접에서 제일 중요한 건 뭐다? 자신감이다. 

TMI인 자기 자랑을 빼곡하게 늘어놓으라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구구절절 말만 많고 실속이 없으면 사람이 더 없어 보인다. 

직장이나 취미, 어플을 쓰는 목적 등을 밝히고 인사말 정도 쓰면 충분하다. 

성의는 있되 간결하게! SNS 계정을 연동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다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도 좋다.

 




Step 3. 채팅 시그널 파악하기

 

*그녀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비호감 시그널

 

“잠들었었어요ㅠㅠ” “이제 확인했네요ㅠㅠ” 디지털 디톡스 중인 그녀

어플 알림이 안 온다는 핑계를 설마 믿는 건가. 

할 일 다 하고 밀린 드라마 정주행까지 끝내고, 정말 심심할 때 한 번씩 답장해주는 게 당신인 것을. 

똑같은 사람들끼리 만나면 대화가 어떻게든 이어지긴 한다던데... 아이고, 의미 없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인 줄, 묻는 말에 대답만 착실히 돌려주는 그녀

당신에게 별로 관심이 없거나, 당신이 대화 상대로 매력이 없거나. 

대화 주제, 화법 등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매칭되어도 온라인상에서 대화를 이어가는 데에 영 자신이 없다면 어떻게든 오프라인 약속을 서둘러 잡아보는 것도 방법. 

만남이 성사될지는 미지수지만, 어차피 당신에게 끝내 흥미를 느끼지 못한 그녀는 매치 취소 버튼을 눌러 홀연히 사라져버릴 테니까.

 


*이거는 된다고 봅니다-호감 시그널

 

이제 뭐 해요? 주말에 뭐해요? 물었을 때 딱히 뭐 없다고 대답하는 그녀

옛말에 여자가 마음이 없으면 할 일이 없어도 있고, 마음이 있으면 시간이 없어도 있다 하였으니. 

만나자고 하면 오케이 할 가능성 90%인 그녀. 

여기서 아 그러시구나, 시간 있으시면 아껴 쓰세요~ 할 사람은 설마 없겠지? 

혹시 있다면… 데이팅 앱은 일찌감치 지우고 언어교환 어플로 넘어가 영어 공부라도 더 하는 게 앞으로의 인생에 이득이지 않을까.

 


유독 질문이 많은 그녀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남자 쪽에서 상대적으로 질문을 많이 하며 대화를 이끌어가는 게 보통이고 여자들도 여기에 익숙해져 있다. 

그런데 여자 쪽에서 질문이 쏟아진다면 분명 특별한 관심이 있는 거다.

 


산책이 취미라는 그녀

‘미소가 아름다운 그녀, 취미는 사랑이라 하네.’ 이런 노랫말이 떠오른다. 

산책이 취미라니 그것 참 첫 만남에 함께하기 좋은 취미잖아? 

보통 취미라고 하면 호불호가 갈리게 마련이다. 

영화 보기가 온 국민의 취미라지만 극장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듯이 말이다. 

하지만 걸어 다니기는 이족보행이 가능한 이상 우리가 늘 하는 일상적인 일이다. 어려운 일도 아니고 산책이 취미라는데, 마땅히 함께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취미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일종의 시그널일 수 있다는 걸 명심하자. 

당신은 어디서 함께 걸을지만 제안해주면 된다.

 




*착각하기 쉽지만 호감 시그널이 아닌 것

 

아 정말요? 진짜요? 와~ 오~ 그렇구나~ 대단해요 멋져요 (feat. 각종 이모지)

상대방의 말에 공감하고 맞장구치는 게 습관인 여자들 꽤 있다. 

실제 만남이라면 진심인지 아닌지를 표정이나 몸짓으로 대충 파악할 수 있지만, 채팅에서는 불가능하다. 

유독 좋은 리액션으로 설레게 하는 그녀, 현실은 무표정으로 배 긁으며 채팅 중이니까 너무 설레지 말길.

 


Step 4. 오프라인 만남으로 연결되는 필승 대화법

 

조심스럽게 얘기할래요

어떻게 대화를 시작하면 좋을까? 

데이팅 앱 특성상 성비가 균등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여자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이라도 된 것처럼 까다롭게 프로필을 넘기고 있을 때 남자들은 무조건 별 다섯 개를 주고 무조건 좋아요를 날린다. 

여자 입장에서 보면, 예쁘다 섹시하다 하며 외모 칭찬으로 말을 건네는 남자는 차고 넘친다. 

그런 상황이니 당신의 멘트에는 차별성이 없다. 여자들은 늘 듣는 칭찬이 아닌 새로운 무언가를 기다린다. 

재벌 2세가 모두 자신을 돈으로만 본다며 슬퍼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다고 무리해서 이상한 개그를 치거나, 사진에 보이지도 않는 내면을 투시하려 애쓸 필요는 없다. 

칭찬할 건 칭찬하되 프로필에서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을 잘 캐치해서 말을 건네보자.

 혹은 영어식으로 안부를 묻는 인사말도 괜찮다.

 “오늘 어떻게 보냈어요?” “주말 어떻게 지냈어요?” “환절기 잘 나고 있어요?” 단답형이 아닌 서술형으로 대답할 수 있도록 운을 띄워주는 것이다.

 


웃음을 참는 사람들

소개팅 자리의 그 어색하고 긴장되는 분위기를 떠올려보자. 

지금 쓴 ㅋ의 개수만큼 소리 내어 웃을 수 있겠는가. 

괜히 어렵게 대할 필요는 없지만, 초면엔 선을 지키는 느낌을 주는 게 오히려 매력적이다. 

오버스러운 칭찬과 호감 표시는 자칫 누구에게나 그런다는 오해를 사기 쉽다. 

조심스럽게 표현하고, ㅋ와 ㅎ를 남발하기보다는 적재적소에 센스 있는 이모지를 써주자.

 


애교는 부모님께

끝에 이응이 붙는 말투 좋아하는가. 

남자들은 취향이 갈리겠지만, 여자들은 대부분 그런 말투 쓰는 남자를 싫어한다. 

합법적으로 애교를 부릴 수 있는 사이가 되기 전엔 일단 넣어두자.



헌법 위에 맞춤법 있다

“빨리 낳으세요” “눈을 부랄이는 거예요” “웃다가 살해 걸렸어요” 

이런 대참사까지는 아니더라도, 돼/되 같은 기본적인 맞춤법을 틀리는 사람과는 굳이 채팅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여자들의 솔직한 심정. 

원래 알던 사이도 아닌데 그 거슬림을 참아가며 대화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반대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만 잘 지켜도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관우 아세요?

진짜 이러진 말자. 음악, 영화, 철학, 그 어떤 분야든 간에! 

진짜 전문가는 자기가 아는 것을 티 내고 싶어 안달하지 않는 법이다. 

세종대왕이 백성들보고 “한자 아세요?ㅋ” 했으면 우리의 위대한 한글은 태어나지 못했을 거다. 

삼국지 관우를 아는 게 뭐 그렇게 뽐낼만한 일도 아니지 않은가. 

당신은 어쩌면 이걸 그냥 하나의 밈으로 생각하겠지만, 지금도 어디에선가는 관우 아세요가 자행되고 있을 것이다. 

세상은 그렇게 무섭고 잔혹한 곳이다. 

여자가 당황한 나머지 “네? 삼국지 관우요?” 하는 식으로 되물으면 “아시는구나 역시” 하며 여자의 손에 쥐어지는 합격 목걸이. 

미안하지만 이쪽은 다음 라운드에 함께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요.

 


기승전 내 얘기는 금물

나라는 사람에 대해 억지로 손 붙잡고 알려주려 하지 말 것.

회원가입 할 때 제발 읽어달라고 성가시게 구는 이용약관 정독해본 사람? 

말을 쓸데없이 많이 하지 않는다. 

대화 몇 마디 해봤는데 벌써 다 알겠는 사람보다는 궁금해지고 안달 나는 사람이 매력 있잖아?

 


스몰토크의 힘

무턱대고 호구조사를 퍼붓는 건 대화가 아니다. 

그렇다고 데이터로만 존재하는 그녀와 시사 문제로 백 분 토론을 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이 모든 과정은 실제 만남을 기약하기 위해서니 벌써 무거운 주제로 힘을 뺄 필요는 없다.

 데이팅 앱에서의 대화란 스몰토크가 8할이다.


일상적이고 소소한 대화를 뜻하는 스몰토크. 별 의미는 없지만 서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말들이다. 

따라서 명절날 친척 어른이 “취직은” “결혼은” “아기는” 하며 누구보다 우리를 궁금해 하는 건 스몰토크라고 할 수 없다. 

그런 분들께는 전혀 친밀감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스몰토크의 미덕은 사적인 영역을 과도하게 침범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할 얘기가 없다면 날씨 얘기라도 하자. 

하지만 날씨 얘기는 두세 마디면 고갈되니 아이스 브레이킹 용도로만 쓰는 게 좋다. 

그녀의 프로필을 참고해 취미, 일상 속 에피소드, 이것저것 하나가 걸릴 때까지 던져보자. 

일단 교집합을 찾게 되면 그다음은 말이 말을 불러오게 되어있으니 말이다. 세부적인 사항까지는 일치하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여행을 좋아한다는 공감대만 형성되면, 가본 여행지가 한 곳도 겹치지 않더라도 사진을 보여줘 가며 한참 신나게 떠들 거리가 생긴다. 

동물도 좋은 소재다. 반려동물이 없어도 할 얘기는 많다. 길고양이를 만났다든가 강형욱이 개에 대해서 뭐라고 했다든가 혀에 기름칠을 해라. 

중요한 건 이야기가 물 흐르듯 흘러가게 처음 물꼬를 트는 작업이다. 

떠올리면 즐거워지는 소재들로 내내 수다를 떨고 나면 그녀는 당신을 떠올릴 때도 그렇게 즐거워질 테고, 왠지 모르게 당신을 꼭 한번 만나보고 싶어질 거다.


#맞팔 #소통 #데이트 #성공적

아직 얼굴을 본 사이도 아닌데, 소중한 개인정보인 번호를 교환하자고 하는 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연락처보다는 카카오톡을 묻는 게 낫고, 요즘은 거기서 또 나아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교환하는 게 일반적.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면 괜히 어플 잘 안 보는 척하며 슬슬 디엠으로 넘어가자는 제안을 던져보자. 

SNS 계정을 알면 굳이 계속 대화하지 않아도 연결감을 느낄 수 있고, 급만남을 조성하기도 훨씬 쉬워진다. 

혹시나 연애적인 관계로 발전하지 않더라도 서로의 소중한 팔로워 한 명으로 남아줄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아름다운 이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