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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산탄총 AA-12 - 쉼없이 불 뿜는 사나이의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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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IANT 작성일201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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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3월호

[MILITARY]

자동 산탄총 AA-12

쉼없이 불 뿜는 사나이의 로망

By 제로

 

그간 <남자의 무기>를연재하며 다양한 근현대 화기를 소개했는데,정작 가장 남성적인 총이라는 산탄총(Shotgun)을 제대로 다룬 적이 없다.한자로 보면 싸라기눈 산(),탄알 탄().문자 그대로 싸라기눈이 내리듯 수많은 작은 파편이 적을 작살내는 총이다.일반적으로 탄환은 아무리 대구경으로 쏴도 하나 이상의 바람 구멍을 내기 어렵지만 산탄은 거리만 가깝다면 단숨에 수십개의 영구 공동을 남긴다.그게 사람이든 동물이든 지근거리에서 적중했다면 순식간에 걸레짝이 된다는 소리다.만약 적이 근처에 몰려 있었다면 두세 명을 한 방에 쓰러트리는 것도 가능하다.사실상 조준이 무의미하므로 그냥 대충 들이대고 쏘면 되고, 그만큼 사거리가 짧으니 열심히 뛰어다닐 필요도 있다.단순히 절륜한 위력 외에도 이런 저돌적이고 대범한 운용법이야말로 남자라면 산탄총이라 일컫는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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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산탄총은 총기의 나라인 미국 가장들이 가장 애용하는 호신 도구기도 하다.우리가 게임에서 흔히 쓰는 소총은 민수용으로 구하기힘들뿐더러 초심자가 사용하기도 어렵다.권총은휴대하긴 용이하나 위력이영 시원찮고.반면 산탄총은 설령 총을 처음 쏘는사람이라도 마주한 적을 확실히 맞출 수 있으며저지력도우수하다.구조적으로 단순한지라 관리가 쉽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무시못할 장점.만약 독자 여러분 중에 누군가 미국인 아가씨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러 찾아갈 일이 있다면,그 집 가장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등 뒤로 산탄총 한 정을 넌지시 보여줄 것이다.대략,내 딸과 재미를 보시겠다?넌 정말 운 좋은 X자식이구나.네 물건이 얼마나 큰지는 모르겠다만여기 내가 거대한 물건도 보일 거다.저녁 식사 때까지 딸을 무사히 데려오지 않으면 이게 불을 뿜겠지.’라는 뜻이니 알아서 잘 처신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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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장전,사거리보다 더 큰 족쇄

 

하지만 이처럼 강력한 산탄총에도 무시못할 단점이 몇 가지 있다.일단 표적의 콧구멍 코털까지 확인하고 쏴야 맞는 짧은 사거리는 다들 알 것이고,그보다 더 큰 문제는 장탄수가 1~5발에 불과한데 재장전도 어렵다는 점이다.때문에 운 나쁘게 허공에 몇 발씩 난사하고 나면치명적인 화력 공백이 발생할수밖에 없다.괜히 장전술이야말로 산탄총 사격의 꽃이라 하는 것이 아니다.가끔 영화에서 보면 산탄총을 든 상남자가 대추알만한 산탄을 입에 물고 있다가 총신을 꺾어 직접 장전하고는 하는데, 어지간히 숙련된 사수가 아니라면 절대 따라하지 말자. 요즘은 그런 구형 중절식 산탄총은 찾아보기도 힘들뿐더러 총알을 담배마냥 질겅거리다 이빨 다 나가는 수가 있다.실제 교전 상황에서는 흥분과 긴장으로 손이 떨리고 집중력이흐려지기 때문에 삽탄하다 총알을 흘리는 불상사도 왕왕 발생한다.그걸 또 안경을 떨어뜨린 여고생처럼 하와와와~”거리며줍다가는 잘생긴 남학생이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대번에 머리가 날아갈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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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산탄총의 약점을 보완하려 개발된 장전 방식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것이 펌프액션이다.흔히 쓰이는 세로로 긴 탄창이 아니라 가로로 누운 관형 탄창을 총기 하단에 장착하고 그립을 전진 후퇴시켜 장전한다. 중절식보다 훨씬 신속하게 전투 채비를 갖출 수 있으며 총알 흘릴 걱정도 없어 요즘은 대부분 이쪽을 선호한다.대표적인 모델인 레밍턴M870과 모스버그 500은 영화나 게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그립을 당길 때의 찰진 손맛이 화면 너머까지 전해질 정도다. 혹은 미국 경찰들이 펌프액션 산탄총을 매우 사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거기서 사고를 치면 보기 싫어도 보게 될 것이다.여담이지만 이 기술 저 기술 돌려쓰는 총기의 세계에서 펌프액션은 사실상 산탄총에만 쓰이는 전매특허 장전 방식이기도 하다.별다른 이유는 없고, 뭉툭한 산탄과 달리 머리가 뾰족한 소총탄을 관형 탄창에 넣을 경우 서로의 뇌관을 찌르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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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화기로 다시 태어난 산탄총

 

개인 방범이나 경찰 무장 정도라면 펌프액션 산탄총이 지닌 화력과 연사력으로 충분하다.그러나동네 깡패를 제압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군과 군이 격돌하는 전쟁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아쉬운 데로 펌프액션 산탄총이 군에 배치되기는 하지만 몰려드는 적들에게 쏘고 당기도 쏘고 당기도 하다가는 사수가 먼저 죽던가 팔만 보디빌더처럼 될 거다.전장이 무슨 헬스장도 아닌데팔 근육 열심히 단련해서 적을 때려잡을 것도 아니고.결국 산탄총도 군용 화기로 쓰이려면 자동화가 필수불가결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1972년 드디어 최초의 자동 산탄총 AA-12가 모습을 드러내기에 이른다.개발자는 맥스웰 애치슨으로AA라는 명칭 또한 애치슨 돌격 산탄총(Atchisson Assault Shotgun)을 줄인 것.이때만 해도 M16 부품을 재활용하여 대충 만들어본 물건이라 생김새도 이게 산탄총인지 돌격 소총인지 애매하고 성능도 못미더운 프로토타입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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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뻔한 AA-12가 제대로 빛을 본 것은 30년이나 더 지난 후였다. 2005년 경, AA-12의 잠재력을 알아본 밀리터리 폴리스 시스템은애치슨으로부터 설계 특허를 사들이며 겸사겸사 전면 리모델링까지 단행했다.자동 산탄총으로 기능하기 위한 핵심 부품 외에는 완전히 싹 갈아엎은 수준으로,기존의 M16 짝퉁스러운 외형에서 오늘날 잘 알려진 마초적인일체형 폴리머 총몸으로바뀐 것이 바로 이즈음이다.애치슨이 고안한 자동화 구조는 일반적인 돌격 소총과 별반 다르지 않아 격발 시 발생하는 에너지로 다음 탄약을 장전한다.덕분에별도의 재장전 없이도 방아쇠만 당기고 있으면 삽시간에 엄청난 화력을 쏟아부을 수 있는 것.이럴 경우 평범한 산탄총 장탄수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특별히 32발짜리 드럼 탄창을 껴서 쓰기도 한다.가뜩이나 우람한 총몸에 드럼 탄창까지 낀 AA-12의 위용은 아직 쏘지도 않았는데 적들이 지려버릴 지경이니 뭐.누구라도 이거 하나만 꼬나쥐면 전장의 람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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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압도적인 재원이 퍽 인상적이었는지 영화나 게임에서도 AA-12는 최종병기 취급을 받곤 한다.가령 왕년 액션 스타가 총출동하는 익스펜더블에서는 화기 전문가로 분한 테리 크루스가 이걸 애인삼아 들고 다니며 반군들에게 지옥을 선사한다. ‘프레데터스에서도 에이드리언브로디의 주무장으로 등장해 외계인한테도 통하는괴물 같은 화력을 다시금 입증했고. ‘콜 오브 듀티등 게임에 나왔다 하면 사기 소리를 듣는 건 덤이다.다만 게임의 경우 총기 라이선스 문제로 대부분 이름이 바뀌어 나오기 알아서 잘 찾아야 한다.다행히 겉모습이 워낙 특이해서 구분하기는 어렵지 않은 편. AA-12라고 만능은 아니고 무엇보다 자동화 구조 및 드럼 탄창으로 인해 끔찍하게 무거운 총인데,영화나 게임이나 주인공들 체력이 인간을 초월한 수준이라 별 신경 안 쓰이는모양이다.확실히 AA-12를 양손에 하나씩 들고 난사하는 모습은 사나이의 로망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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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12의 한국산 형제,USAS-12

 

재미있게도 미국에서 태어난 AA-12에게는 USAS-12라는 국적조차 다른 배다른 형제가 하나 있다.USAS-12는 국내에서 유독 잘 알려져 있는데다름아닌 대우정밀( S&T 모티브)에서 개발한 국산 총기이기 때문이다.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하니, 애치슨이밀리터리 폴리스 시스템에 AA-12 설계 특허를 넘기기 한참 전에자동 산탄총 작동 원리만을 따로 팔아버렸던 것.다만 이 구조를 배워온 미국 길버트 이큅먼트는총기를 대량 생산할 여력이 없었던지라 한국의 대우정밀과 협력 개발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당시 대우정밀은 국군 제식 소총인 K2를 한창 찍어내던 시기이므로 총기 설계 기술 및 설비에 부족함이 없었다.그렇게 양사가 힘을 합쳐 세상에 내놓은 국산 자동 산탄총 USAS-12는 투박한 디자인이야 어쨌든 AA-12에 꿀리지 않는, 아니 아주 살짝 꿀리는 꽤 괜찮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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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K2와 함께 몇 안되는 국산 총기다 보니 무언가 한국 플레이어를 위한 특전을 내주고픈 게임사에서 USAS-12를채택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이때는 비교 대상이 아무래도 그 AA-12인지라 USAS-12도 덩달아 사기스러운 성능으로 묘사되기도.하지만 인터넷에서의 비상한 관심과 달리 실제USAS-12의 취급은 그리 좋지 못하다.일단 가장 큰 문제는 국군에서 산탄총을 쓸 일이 거의 없다는 것.당장 주위 군필들을 수소문해봐도 USAS-12은커녕 평범한 산탄총을 쥐어 본 사람도 가뭄에 콩 나듯 하는게 현실이다.산탄총은 사거리부터 돌격소총의 상대가 안되기 때문에 K2의 자리를 넘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미군이 산탄총을 동원하는 경우는 대부분 구조물에 잠복한 적을 소탕하는 이른바 도어 브리칭(Door Breaching)’인데,국군이 이라크에서 알 카에다랑 싸우는 것도 아니니 그런 상황 자체가 별로 안 생긴다.그렇다고 한국 경찰이 산탄총을 들고 다닐 것도 아니고.결국 만들어만놓았지 써먹을 데가 없는 애매한 총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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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자동 산탄총의 제한된 사용처는 비단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시가전에 특화된 특수부대라면 모를까 일반적인 군경은 이정도의 고화력이 필요치 않다. 자동화 구조를 넣으면 필연적으로 중량이 더 나가기도 하고.자동화 기술이 있음에도 여전히 펌프액션이 가장 대중적인 장전 방식인 것은 다 이유가 있는 셈. 때문에 자동 산탄총은 세계적으로도 한 손에 꼽을 정도밖에 없어서,오늘 소개한 AA-12USAS-12 외에 몇 종이 더 있을 뿐이다.아마도 언젠가 자동 산탄총이 각광받는순간이 온다면 그건 파워레인저가면라이더처럼 평범한 무기가 통하지 않는 괴인이 출몰할 때 아닐까? 실제로 국내 인기 소설 가운데 USAS-12로 흡혈귀를 퇴치하는월야환담이라는 작품도 있다.혹여 뱀파이어 헌터를 꿈꾸는 독자라면 자동 산탄총을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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