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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D, 드라구노프 저격소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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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IANT 작성일20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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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ITARY]


SVD, 드라구노프 저격소총


멀든 가깝든나의 조준경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by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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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를 해보자. FPS(1인칭 슈터)를 즐기는 게이머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소총을 들고 바삐 뛰어다니며 ‘적을 찾아가는자’와 저격총 조준경으로 전장을 훑으며 조용히‘적을 기다리는자’.글로벌 서버에 가보면 한국인은 대체로앞장서서 달려간다던데, 필자는 예나 지금이나 높은 곳에 누워 총구를 겨누고 있길 선호하는 편이다.단순히 실력이 달려서 숨어있는 것은 아니고(실력이 달리는 건 사실이지만), 어려서부터 저격수에 대한 로망이 있기 때문이다.까마득히 먼 곳에서 무방비 상태인표적을 조준하는 그 감각이 좋다.마치 나는 너와 동등한 맞상대가 아니라,네 생사여탈권을 쥔 우월한 존재라고 선언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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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적고 보니 살짝 변태 같다.물론 실제 저격수가 그런 우월감에 도취돼 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필자는 군 시절 저격수는커녕 사격 미달로 진급이 누락될 뻔했는데 뭘 알겠나.그래도 CNN 기자가 어느 저격수에게 “적을 사살할 때 무엇을 느낍니까?”라고 묻자 그저 짧게 “반동.”이라 답했다는 일화를 보면,멋스러움이 뭔지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 분명하다.여하간 그래서 오늘은 뭇 저격수에게 널리 사랑받는 저격총을 한 정 소개하고자 한다.현대전을 다룬 게임에서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스테디셀러,이름하야 드라구노프 저격소총이다.본인은 열혈 게이머인데 그런 이름은 못 들어봤다고?그렇다면 SVD는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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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소련이 배출한 또 하나의 명품 총기


 


흔히 알려진 SVD란 스나이뻬르스까야빈토브카드라구노바(СнайперскаявинтовкаДрагунова), 줄여서 СВД를 알파벳으로 치환한 것이다.뜻은 말 그대로 그라구노프 저격소총으로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 러시아제다.2차 세계대전 동안 소련은 모신나강에 망원 조준경만 덜렁 달아 저격수에게 지급했는데,그걸 또 바실리자이체프처럼날고 기는 이들이 그럭저럭 써먹기는 했다.하지만 당시 기준으로도 개발된 지 수십년은 된 구닥다리 볼트액션 소총을 언제까지고 고수할 수는 없는 노릇.그리하여 기계화된 현대 보병에게 걸맞은 더욱 가볍고 강력한 반자동 저격총으로 고안된 것이 바로 드라구노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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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설계 및 생산은 AK-47로 개발력을 입증한 이즈마쉬 조병창이 맡았으며 총알은모신나강과 동일한 7.62x54mmR을 10발들이 탄창에 넣었다.무게는 4.5kg 전후로 저격총 치고는 가벼운 편이라 보다 적극적인 기동이 가능했으며,그만큼 반동이 심하여 사수의 숙련을 요하기도 했다.일단 안정적인 사정권은800m 정도지만 소련-아프간 전쟁 당시 최장거리 저격으로 1350m까지 성공 기록이 남아있다.드라구노프는1963년 완성되어 실전 배치되기 시작했는데 그때까지도 볼트액션의 손맛을 못 잊은 일부 저격수들 때문에 모신나강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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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결과물에 만족한 소련은 드라구노프로 무장한 저격수를 소대당 두 명씩 배치하여 지원 사격을 맡겼다.전통적인 저격수는 관측병과 2인 1조로 활동하기 마련이지만,이들은 기동력을 중시한 소련군 방침에 따라 소대 내 여느 소총수와 다름없이 운용되었다.굳이 역할을 정의하자면 소총수와 저격수의 중간 형태에 가까웠는데,이것이 현대전에서 말하는 지정사수(Designated Marksman)와 정확히 일치하는지라 이 개념의 선두주자로 본다. 지정사수의 주요 임무는 분대와 함께 다니며 기관총사수와 같은 적의 주요 전력을 정밀 타격하는 것.따라서 지정사수소총 또한 사거리는 좀 떨어지더라도 가볍고 근거리교전까지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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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우리가 게임에서 보는 저격수란 실은 죄다 지정수사인 셈이다.정말로 나홀로 전장에서 외떨어져 고도로 위장한체 표적만 노리는게 아니라면전문 저격수가 아니라 지정사수로 봐야 맞다.물론 이러한 개념이 현대에 와서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고1차 세계대전 때도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병사가 있긴 했다.아니 어쩌면 활과 화살로 전쟁하던 시절에도 지정사수가 있었을지 모른다.이게 뭐 대단한 게 아니라 분대에서 총 좀 쏜다는 녀석에게 급한데로 저격수 노릇을 시키는 거니까.소련은 이를 아예 군편제로 공식화했다는 의의가 있으며 이들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드라구노프 또한 세계 최초의 지정사수소총으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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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있든 가까이 있든,전부 드라구노프의 사정권


 


이처럼 초창기 지정사수의 손에 들려진 드라구노프는 전천후로 맹활약하며 서방 세계까지 그 명성을 드높였다.이즈음 전장은 분대 단위 작전의 확대와 대규모 시가전으로 지정사수(라훗날 정립된 편제)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으나, 여전히 이들을 위한 전용 화기가드라구노프 외에 달리 없었기 때문이다.미국이 본격적으로 지정사수를 운용하기 시작한 것이 2001년 테러와의 전쟁부터니 이 분야에서 소련이 얼마나 앞섰는지 미루어 짐작할만하다.드라구포느에 장착된 4배율 PSO-1은 1960년대 기준으로 굉장히 진보된 광학조준장치라 표적과의 대략적인 거리를 알려줬으며,가늠쇠와 가늠자가 따로 붙어있어 필요하다면 일반 소총처럼 다룰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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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리와 장거리를 오가는 드라구노프의 사정권은 도심과 드넓은 동토가 어우러진 러시아에특히 적합했는데,이와 거의 동일한 조건이 바로 중동이다.기본적으로 국토 대부분이 광활한 산악지인데 시가지에서만 교전 거리가 극도로 짧아져양쪽을 모두 대응하기가 어렵다.덕분에 소련은 아프간 전쟁에서 드라구노프를 아주 요긴하게 써먹었고,미국도 같은 이유로 테러와의 전쟁 와중에 부랴부랴 지정사수를 육성하게 된 것이다.다만 이라크 침공 자체가 워낙 급하게 전개된 터라 일단은 M14 소총을 마개조하며 버텼고, 2007년에야 M110 SASS라는 신형으로 갈아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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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물론 중동에서 드라구노프를애용한 것이 소련군만은 아니다.그 시절 소련 무기가 대저 그러하듯 다른 나라에서도 엄청나게 찍어냈으니말이다.그나마 공식 라이선스면 다행이고 조잡하기 짝이 없는 인도나 중국산 짝퉁이 무기 시장에 범람한다는 모양.이런 저질 모조품의 성능이야 드라구노프가 지닌 명성에 훨씬 못 미치지만,어차피 제대로 된 장비를 기대하기 힘든 테러리스트 저격수들이 한 정씩 챙겨 다닌다고.이외에 일반인이 드라구노프를 만져볼수 있는 방법으로는 민수용 SVD로 설계된 타이거(Тигр)정도가 있겠다.

 
결론적으로 드라구노프(SVD)는 지정사수소총이란 새로운 총기 분류를 만들어내고 오랫동안 그 정점에 군림한 명품 중의 명품이다.그래도 어느덧 50년 넘게 전장을 구른 노익장인지라 현대 러시아군이 그대로 쓰지는 않고,여러 개량을 가한 후계기를 제식 채용하고 있다.이 계통의 가장 막내는 2017년작추카빈(SVCh).아울러 지정사수와 별개로 전통적인 저격수를 위한 볼트액션 소총도 부활하여 사정권이 2,000m에 달하는 오르시스T-5000를 병행 운용 중이다. 언젠가 드라구노프도 전장에서 완전히 퇴역하는 날이 오겠지만,그 상징성은 무기 역사에 영원히 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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