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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국도 뜨악할만한 낯 뜨거운 법령이 실제로 적용된 섬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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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IANT 작성일201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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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국도 뜨악할만한 낯 뜨거운 법령이 실제로 적용된 섬이 있다면?

포르빈유


아예 ‘멍청한 게임’이란 장르로 분류되지만, 실제 내용은 전혀 멍청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

이 자리를 빌어서 많은 미소녀 게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지만, 실은 거기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던 이야기가 있다. '미소녀가 등장하고, 남녀 관계를 주된 소재로 다룬 작품'을 미소녀 게임이라고 다뤄왔지만, 거기에는 그 남녀 관계를 무슨 시선으로 적었는가에 따라 수많은 스펙트럼이 존재한다는 이야기 말이다. 대부분 여기서 다루었던 것은 순수한 연애 이야기를 다룬 순애물이지만, 그 외에도 독자에게 과다한 단백질 분비를 유도하는 게 목적인 순수 포르노 같은 뽕빨물도 있는가 하면, 법은 물론 윤리에도 저촉되는 암흑의 관계를 다룬 장르들도 존재한다. 왜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그건 오늘 소개할 작품이 자기도 미소녀 게임이면서 이런 장르적 테이스트를 신나게 변주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름부터 멀쩡해 보이지 않는 오늘의 게임, '포르노 게임 같은 섬에 사는 빈유는 어째야 해요?' - 이하 포르빈유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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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밝은 분위기의 다른 키 비주얼을 쓰고 싶었지만, 그쪽은 수위가 무서웠다…>


 인디 시절부터 싹수가 보였던, 게임을 현실처럼 써먹는 신생 회사

다시 봐도 이름부터 임팩트가 강렬한 나머지 아무리 생각해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이 게임. 그래서 팬들도 ‘멍청 게임’이라고 분류하는 이 괴작을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해 소개해보면, 올해 만들어진 신생 회사 Qruppo라는 곳이다. 하지만 좀 더 알아보면 사실 이 회사는 '비둘기집식 제작소'란 인디팀의 상업 회사 명의이며, 이미 인디 미소녀 게임이라면 몇 번 발매한 적이 있으니 사실 초보라고 부르기엔 좀 뭐하다. 이들이 과거에 만든 여러 작품들 중엔 눈길을 끄는 게임이 하나 있는데, 간단하게 내용을 소개하면 ‘어딘가의 미소녀 게임에서 주인공의 친구 역할을 하도록 운명이 정해져 있던 조연 캐릭터가, 나도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으니 주인공 놈의 히로인을 강탈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단 이야기이다. 그렇다. 실제 미소녀 게임에서 단순한 기믹이나 플롯 전개 장치로만 존재하는 수많은 친구 캐릭터들의 비애를 ‘만약 그들이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인간이라면?’이란 시선으로 다룬 작품인 것이다.

 

그럼, '놓치기 쉬운 게임 내 조연'이란 보기 드문 소재를 다뤘던 게임을 만들었던 곳에서 왜 하필 '포르노 게임'이란 장르를 제목에 넣은 게임을 만들었을까? 흔히 농담조로 일본을 성진국이라고 부르는데, 일본의 AV를 비롯한 다양한 성인물 시장에선, 당연히 메이저라곤 할 수 없지만, 그걸 감안해도 정신줄을 놓다 못해 윤리와 상식을 시궁창에 던져버린 다양한 설정들이 존재하고 있다. 여기서 굳이 구체적인 예는 들지 않겠지만, 이 기사에서 '포르노 게임'이란 단어를 쓴 것이 최대한 순화한 결과라는 것만 적어두겠다. 이미 일본에 만연해있는, 대체 무슨 약을 했길래 이런 발상을 했는지 궁금한 이야기가 가득한 성인물 장르 - 그렇다. 포르빈유는, '그런 막장 설정이 정말로 존재하는 섬'을 배경으로 적혀진 이야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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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학생회장이 저런 복장으로 전교 연설을 하는 게 보통이라던가…>


 소돔과 고모라를 권장하는 법률이 정말로 벌어진 섬

여기까지 읽은 독자라면 이미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겠지만, 그래도 포르빈유의 내용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보도록 하자. 무대는 일본에 존재하는 청란도란 섬인데, 이곳은 현재 어느 국회의원이 발의한 '색골 조례'에 의해 프리섹스가 인정되는 것은 물론, 그것을 관광 상품으로 철저하게 홍보하고 있는 곳이다. 누디스트 비치는 물론 본격 성행위 테마파크까지 조성하고 대대적으로 홍보 영상까지 만든 덕분에, 아는 사람도 없이 망해가던 섬이었던 청란도가 이제는 일본 내에서 성의 천국으로 일컬어지며 많은 관광객을 확보하는 곳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섬사람들은 색골 조례를 지지하고 있으며, 섬 내부적으로 조례를 지키지 않는 사람을 색출하는 조직까지 편성되어 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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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소녀가 총을 들어야 할 정도로 내부에 많은 문제가 존재하긴 한다>


이런 분위기는 섬 내의 학교 역시 마찬가지인데, 단순히 성에 개방적인 것을 넘어서 아예 다양한 조기 성행위 교육을 하는 것은 물론, 학생회를 통해 학생들이 성행위를 주기적으로 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동안 청란도를 떠나있다가, 집안의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다시 이런 학교로 돌아오게 된 주인공 타치바나 쥰노스케와 여동생 아사네. 그들은 제각각의 이유로 색골 조례를 거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섬을 떠날 방법도 딱히 없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 섬에서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은 그들만이 아니었고, 우연히 ‘코토요세 후미노란 소녀를 찾으면 이 조례를 타파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듣게 된다. 단순히 학교 내에서 도망다니는 것만으론 한계를 느끼던 주인공은, 이 이야기를 계기로 결심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이 색골 조례를 박살내 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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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실 이 게임은 제목과 달리 도주/복수극이 중심이 되어 진행된다>


 소수자, 동조압력, 그리고 복수에 대한 이야기

포르빈유의 영어명은 다음과 같다 - 'Is the island Utopia or Dystopia?'. 그거야 물론 자유로은 성생활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섬이 유토피아겠지만, 이 게임의 주인공 일행은 다양한 이유로 이 섬이 지옥 같다. 어렸을 때 집단 괴롭힘을 당하던 자신을 감싸준 사람들을 색골 조례 때문에 잃어버린 주인공 쥰노스케. 혈연인 오빠 이외의 모든 남성에게 거부반응을 보이는 레즈비언 아사네. 유아 체형이라 아무도 상대를 안 해줘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범법자가 된 와타리 히나미. 외모 때문에 양아치로 오해받아 어쩔 수 없이 그런 삶을 연기하면서 살아왔을 뿐인 카타기리 나나세. 자신의 통통한 체형을 남에게 보이는 게 죽기보다 싫은 호토리 미사키. 제각각의 타당해 보이는 이유로 색골 조례를 두려워하는 이들은, 하지만 청란도 내에서는 조례를 지지하는 핵심 지지층들과 섬 전체의 동조 압력에 그대로 복종하고 있는 다수들에게 탄압당하고 규제받는 소수자에 지나지 않는다. 게임 제목에 있는 '빈유' - 작은 가슴은 그 상징물인 셈.


하지만 이 게임은 주인공들의 반항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들이 반항하는 대상 - 청란도의 사람들이나 색골 조례 관련 조직들의 내부를 그려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색골 조례가 없던 시절의 청란도는 내세울 것도 없는 망한 섬이었다. 달리 말해, 이게 없어지면 다시금 청란도는 그 시절로 되돌아간단 의미다. 사람들은 대부분 실업자가 될 것이고, 지금까지 섬에서 색골 조례를 당연하게 교육받아 왔던 학생들은 곧바로 불순사상을 지닌 위험분자들이 되어버린다. 지금까지는 동조 압력에 굴복해 변태 같은 삶과 다수의 권리를 누려온 사람들이지만, 사실 일본 전체로 보면 청란도야말로 '소수자'니까. 쥰노스케가 정말 색골 조례를 박살내면서 스스로의 복수를 달성한다고 해도, 그건 그저 단순히 칼자루와 칼날의 위치를 바꾸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면 그 복수는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멍청하기 그지없는 색골 조례 같은 설정을 바탕으로, 포르빈유는 그렇게 절대 멍청할 수 없는 이야기를 담담히 써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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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에 따라선 조례가 없어질 경우, 마을 사람들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익숙한 소재를 절묘하게 비틀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놓치지 않기

사실 제목도 그렇고, 색골 조례 같은 소재를 봐도 그렇지만, 포르빈유의 초중반 분위기는 매우 멍청하다. 진지하게 생각하면 막장인데, 멍청하게 텐션이 높거나 이곳저곳에서 개그가 터진다. 예를 들면 주인공 일행이 도망 다니기 위해 쓰는 도구들은 전부 성인용품을 개조한 물건들인데, 전투용 나이프 대신 딜도, 연막탄 대신 오나홀, 기만용 더미 대신 더치 와이프 등등... 그리고 위에서는 주인공 일행을 매우 심각하게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어딘가 나사가 빠진 성격들이라 정조가 걸린 위기 상황에서의 코미디도 많고, 그 외에도 게임이나 애니 등의 서브컬처는 물론 SF 소설들까지 아는 사람은 알아보는 패러디들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전부 서브컬처 계열에선 이미 제법 친숙한 소재라는 걸 감안하면, 정말 자신의 장르적 특성을 유감없이 활용하고 있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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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래서 실제로 작중에서 이렇게 던집니다. 연막탄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그토록 딱딱하게 이 게임을 설명한 이유는, 포르빈유가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는 충분히 진지하기 때문이다. 비록 색골 조례란 극단적인 소재를 가져오긴 했지만, 그렇다고 포르빈유의 이야기를 단순한 판타지로 치부할 수는 없다. 사실 섬이라는 닫힌 공동체 내에서의 동조 압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우리는 이미 뉴스에서 충분히 본 적이 있으니까. 그리고 사회 어디에서나 다수와 다른 취향을 가진 소수자가 차별받는 건 언제나 있어왔던 일이니까. 언젠가 했던 이야기지만, 미소녀 게임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이런 무거운 이야기를 진지하게 서술하는 매체로서는 부적합하다. 하지만 포르빈유처럼 때로는 자기 자신이 속한 장르조차도 비꼬면서 유쾌하게 화두를 던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게임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게시물은 GIANT님에 의해 2019-11-14 16:47:57 ENTERTAINMENT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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